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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아리다 Oct 17. 2023

GOAT 말고 G.O.A.T

Emotions 27. 분노 indigmatio


분노 (indignatio)는 
타인에게 해약을 끼친 어떤 사람에 대한 미움이다.

<에티카> 스피노자


<분노> 수치심이 잔인한 행동이 될 때까지

라스콜리니코프의 개인적인 원한을 공적인 분노로 승화시키기에 나름 설득력 있는 논리처럼 들린다. 그렇지만 사실 라스콜리니코프는 자신의 수치심으로 눈이 멀어 있었을 뿐이다. 

<강신주의 감정수업> p292


� 도서

<죄와 벌> 도스토옙스키

<정의란 무엇인가> 마이클 샌델


� 음악 & 뮤직비디오

My City_H Herbo, 24KGoldn, Kane Brown (분노의 질주 OST)

Fact Check(불가사의; 不可思議)_NCT 127

You and Me_JENNIE (of BLACKPINK)





'분노하여 몹시 성을 냄. 또는 그렇게 내는 성'이라고 국어사전에 정의된 분노. 라틴어 indignatio 또한 화냄, 성냄, 노여워함 등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화'의 범주다. 화가 나는 거야 감정의 영역이니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화나 분노를 표출할 때는 이성적인 태도가 필요하다.



현대 사회의 인간 관계가 복잡해질수록 간헐적 폭발성 장애라고 하는 분노조절장애가 문제가 된다. 감정을 지나치게 억누르고 참았거나 스트레스 강도가 높은 경우, 적절하게 해소하지 못하는 환경일 때 나타난다. 마음챙김이나 호흡 훈련으로 일시적으로나마 가라앉힐 순 있겠지만, 문제 해결이 되지는 않는다. 그럴 땐 참는 것보다 상담과 조치로 빠르게 평정심을 되찾는 것이 대인 관계면에서도, 스스로에게도 좋을 듯 하다.



때론 분노라는 감정이 강자일 때보다 약자일 때 올라오기도 한다. 너무 어리거나 나약한 존재라서 어찌할 수 없는 상황, 억울함에서 오는 경우 등은 개인의 감정에만 원인을 돌리기 보다 더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해 보인다. 쉽지 않겠지만 상대가 '반감'을 갖지 않는 선에서 부당하거나 분노를 일으키는 원인에 대해 알려 주는 것이 합당하다. 상대 또한 그런 의사를 묵살하지 않고, 입장을 이해하려 노력하는 것이 관계 개선을 위해 필요한 절차가 아닐까. '참을 인'을 되새김질하는 것만이 미덕은 아니다. 안타깝게도 아직은 솔직하게 자신의 심경을 표현하는 것이 서툰 사회다. 서로서로 노력이 필요하다.



분노의 질주 OST인 'My City'는 약자라고 생각하는 이들을 위한 노래다. This one goes out to the ones that feel like an underdog(이 노래는 약자라고 생각되는 사람들을 위한 거야)라는 가사처럼. 누군가 틀렸다고 한다면 옳다는 걸 증명하고, 무례하게 대한다면, 정중하게 대우받을 때까지 강해지자. 분노라는 연료를 태워서라도 말이다.



My City_H Herbo, 24KGoldn, Kane Brown (분노의 질주 OST)



분노는 타당한 것이었지만, 자신에게는 한 인간을 단죄할 수 있는 권능이 없다는 것을 자각한 것이다. 마침내 라스콜리니코프의 분노는 강한 죄의식으로 탈바꿈하고 만다. 하지만 너무 때늦은 반성, 혹은 너무 무기력한 반성 아닌가.

<강신주의 감정수업> p295



 <죄와 벌>은 어두운 사회 이면에 머릿니같은 존재로 생각된 전당포 노파를 죽인 (실수로 목격자였던 리자베따까지) 라스꼴리니꼬프(=로쟈)의 내면과 불안 심리, 내적 갈등, 양심의 가책, 법과 윤리 문제를 다루는 소설이다. <강신주의 감정수업>에서는 분노를 설명하기 위해 바로 이 소설,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을 예로 들었다.



정의로운 마음이었지만, 죄의식을 느끼게 되는 로쟈의 감정에 집중한 것이다. 즉, 로쟈가 개인적인 원한을 공적인 분노로 승화시켰다는 것은 바로 스스로 정의로운 행동이었다고 생각했으나 분노를 잘못 표출한 것이었고, 수치심과 죄의식으로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된 인물로 보았다.



그 작은 범죄 하나가 수천가지의 선한 일로 보상될 수는 없는 걸까? 한 사람의 생명 덕분에 수천 명의 삶이 파멸과 분열로부터 구원을 얻게 되고, 한 사람의 죽음과 수백 명의 생명이 교환되는 셈인데, 이건 간단한 계산 아닌가! 그 허약하고 어리석고 사악한 노파의 삶이 사회 전체의 무게에 비해 얼마만큼의 가치를 지닐 수 있을까?(...) 그 노파는 다른 사람의 인생을 갉아 먹고 있잖아.

죄와 벌 (상), 도스토옙스키 p101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배경으로 극심한 빈곤 속에 법대생 로쟈 역시 빈곤했으나 스스로를 '미래의 나폴레옹'처럼 생각했고 정의로운 대의를 위해 누군가의 희생을 치를 권리를 지녔다고 여겼다.



다만 우리가 그 의무와 양심에 대해 어떻게 이해하느냐 하는 문제를 말하는 거지

<죄와 벌 (상)> 도스토옙스키 p101


<죄와 벌(하)> p613의 내용을 인용하면 '스스로 견고하고 강한 사람, 주권자가 되고 옳은 일을 하고 입법자가 되며 용기 내어 권력을 갖고 불합리한 세상을 헤쳐나가고자 했던' 로쟈는 소냐라는 인물을 통해 스스로를 성찰하고 돌아보게 된다.



어떻게 그런 일이 내 결정에 따라 이루어질 수 있지요? 누구는 살아야 하고, 누구는 죽어야 한다고 심판할 권리를 누가 내게 주었나요? 나는 용서를 빈 겁니다. 소냐.

<죄와 벌(하)> 도스토옙스키 p600



결국 그는 깊이 압박받고 있던 마음의 족쇄에서 풀려난 듯 완전히 새롭고 충만한 감정 속으로 뛰어 들어 감동이 북받쳐 오르는 경험을 하게 된다. 눈물을 쏟아 내며 참회하듯 땅에 엎드렸다.



분노는 아무나 가질 수 있는 감정이 아니다. 최소한의 연대 의식, 혹은 유대감이 있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감정이다. (...) 우리라는 의식이 없다면, 해악을 끼치는 강자에 대한 분노도 발생할 수 없다는 사실을.

<강신주의 감정수업. p298



분노라는 감정을 마냥 부적절한 감정으로 치부하기도, 그렇다고 정당한 감정으로 보기도 어렵다. 분노가 연대했을 때 일어나는 거대한 파도와 분노를 억눌렀을 때 나타나는 부작용을 생각하면, 정말 잘 다뤄야 하는 감정이 아닌가 한다. 



그래서 불가사의하기도 하고, 팩트 체크를 제대로 해서 원인을 잘 해소하거나 태우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누구나 무하마드 알리처럼 G.O.A.T (Greateast Of All Time)가 될 수 없지만, 그렇게 되도록 노력한다면 분노를 연료로 사용하는 법도 터득할 수 있지 않을까.



Fact Check(불가사의; 不可思議)_NCT 127

That’s in the vibe

Hold up Yeah

Iconic move my motion

늘 뭔가 색다른 옷 전시해

Soul, emotion

Bad kid with a strong ego

깎아내려 봐도

(Glow)

싹 다 보란 듯이 G.O.A.T

(G.O.A.T)

That’s my check,

Full with the facts

접어 의심 그냥 보고

Fact Check

(Fact Check)

띄워 Question question question

marks in everywhere

How u do that?

아마 그건 DNA

Monalisa never cry don't you see

Tap tap u tappin' all day

내 패는 Stand, black jack (ah!)

Check the facts go check that

Check the facts go check that

Check the stats go check that

Check that check that

Check the facts go check that

Check the facts go check that

Check the stats go check that

Check that check that

Ooooh 난 불가사의

Check that check that

Go ask the world and check that

Check that check that

I’m fine 그냥 제패

난 프레임을 깨 Like Banksy

또 한 번 저질러

Get back, get back

걸어둬 날 루브르에

Next to the Lisa, touché

이 시간이

살아 숨 쉬게 영원히

띄워 Question question question

marks in everywhere

I don't answer,

와서 직접 보게 해

어떻게 봐도

늘 빛나는 Gem

깎아내려 봐

더 정교해질 뿐야 Babe

Check the facts go check that

Check the facts go check that

Check the stats go check that

Check that check that

Check the facts go check that

Check the facts go check that

Check the stats go check that

Check that check that

Ooooh 난 불가사의

Check that check that

Go ask the world and check that

Ooooh 난 불가사의

Check that check that

Go ask the world and check that

한계 따위 없어 난

날 끝없이 새겨

새롭게 피워내

Something different

모든 틀은 깨져

모든 시간 속에

우릴 숨 쉬게 할 테니까

그리 놀랍지도 않게

내가 태우던 밤

내가 발화점

Paint like Gogh

나를 담아낼 수 있게

더 뭐든 갈았지

No fake show

Ready or not

(ready or not)

Do or we die

We bout’ to fly (woah)

나를 믿어봐 더

Take it slow

Come and check it

작품은 나

Check the facts go check that

Check the facts go check that

Check the stats go check that

Check that check that

Check the facts go check that

Check the facts go check that

Check the stats go check that

Check that check that

Ooooh 난 불가사의

Check that check that

Go ask the world and check that

Ooooh 난 불가사의

Check that check that

Go ask the world and check that



<정의란 무엇인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그리고 <공정하다는 착각>의 저자인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는 승자와 패자를 능력주의적 돈의 가치로 나누는 오만한 사회분위기에 대해 비판한다. 생각해 보면, 서열과 계층으로 나뉘어짐으로써 발생하는 감정이 분노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완벽하게 평등할 수 있다는 전제 또한 오류와 부작용이 있기에 원인을 세심하게 분석하고 심도있게 고민함으로써 더 나은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 가도록 함께 노력해야 하리라 생각한다. 사회나 국가라는 범주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까지 생각하기에는 그릇이 그리 크지 않은 탓에 내가 제안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소소한 것 뿐이지만 말이다.



무엇보다 개개인이 가까운 사람들과 좋은 관계로 연결되고 그 관계를 잘 유지하는 것이 건강한 사회를 이루는 초석이 아닐까 싶다.



정의로운 사회는 단순히 공리를 극대화하거나 선택의 자유를 확보하는 것만으로는 만들 수 없다. 좋은 삶의 의미를 함께 고민하고, 으레 생기기 마련인 이견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문화를 가꾸어야 한다.

<정의란 무엇인가> 마이클 샌델



You and Me_Jennie





스피노자의 48가지 감정 카테고리
(감정의 포스팅 순서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 땅의 속삭임
1. 비루함(낙담)  2.자긍심  3. 경탄  4. 경쟁심  5. 야심 6. 사랑 
 7. 대담함  8. 탐욕  9. 반감  10. 박애 11. 연민  12. 회한

� 물의 노래 
 13. 당황 14. 경멸 15. 잔혹함 16. 욕망  17. 동경  18. 멸시 
19. 절망  20. 음주욕 21. 과대평가  22. 호의  23. 환희  24. 영광

� 불꽃처럼
25. 감사 26. 겸손 27. 분노 28. 질투 29. 적의 30. 조롱
31. 욕정  32. 탐식 33. 두려움 34. 동정  35. 공손 36. 미움 

� 바람의 흔적
37. 후회  38. 끌림  39. 치욕  40. 겁 41. 확신  42. 희망 
 43. 오만  44. 소심함 45. 쾌감 46. 슬픔 47. 수치심 48. 복수심

48가지 감정은 스피노자의 에티카를 바탕으로 한 <강신주의 감정수업>의 목차를 따랐으며,
감정에 관한 포스팅은 도서 내용과 별개로 헤아리다가 선정한 음악과 이야기로 진행됩니다.




✅ 이전 포스팅


48가지 감정 위로 음악은 흐르고

48 Emotions <Prologue>


� 땅의 속삭임

Emotions 01.비루함, 낙담(adjectio) 자존감을 회복할 때

Emotions 02. 자긍심 acquiescentia in se ipso '당당히 할 수 있다'는 단단한 믿음

Emotions 03. 경탄 admiratio 익숙하면서도 낯설게

Emotions 04. 경쟁심 aemulatio '권투 말고 건투를 빌며' 

Emotions 05. 야심 ambitio 야생의 생명력으로 야심차게

Emotions 06. 사랑 amor  마주 잡은 은유의 기쁨

Emotions 07. 대담함 audacia 무모한 질문에 대한 무한한 대답 

Emotions 08. 탐욕 avaritia 갈망할수록 갈증나는

Emotions 09. 반감 aversio 'Make it better'

Emotions 10. 박애 benevolentia 'We are so beautiful'

Emotions 11. 연민 commiseratio 사랑이라 믿었던 연민

Emotions 12. 회한 conscientioe 오지 않은 슬픈 나날의 두려움


� 물의 노래

Emotions 13. 당황 consternatio 연습은 실전처럼 실전은 연습처럼

Emotions 14. 경멸 contemptus 꽃 향기만 남기고

Emotions 15. 잔혹함 crudelitas 진심으로 빌게

Emotions 16. 욕망 cupiditas 욕망한다 고로 존재한다

Emotions 17. 동경 desiderium 희망의 세기를 향해

Emotions 18. 멸시 despectus 본질 속 카프카적 진주처럼

Emotions 19. 절망 desperatio You Raise Me Up

Emotions 20. 음주욕 ebrietas 디오니소스와 예술 한 잔

Emotions 21. 과대평가 existimtio 이미 내 안에 모든 것이

Emotions 22. 호의 favor 호의는 권리인가 호감인가

Emotions 23. 환희 graudium 가슴이 소리치는 환호

Emotions 24. 영광 gloria 명예의 전당과 영광의 멍에


 불꽃처럼

Emotions 25. 감사 gratia 흔해도, 흘러 넘쳐도 좋은

Emotions 26. 겸손 humilitas 존엄성을 짓는 중용의 겸손




✅ 지난 포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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