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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필립일세 Mar 28. 2019

소주는 전래주

증류를 시작한 고려

소주의 전래와 활용


여러 부족으로 나뉘어 유목민의 삶을 살던 몽고족이 테무진에 의해 통일이 되면서 세계역사는 요동치게 된다. 이러한 역사의 흐름은 인접해 있던 당시의 고려왕조도 벗어날 수 없었다. 칭키즈칸에게서 칸을 이어받은 오고타이의 명령을 받아 살리타는 1231년 압록강을 건너게 된다. 살리타의 말발굽으로 시작된 침략은 1259년까지 9차례에 걸쳐 28년간 이어지게 된다. 이 과정에서 문화재가 유실되고 국토는 피폐해졌지만 복구보다는 일본원정을 준비하던 몽고군의 의지대로 모든 자원이 쓰여졌다. 





 쿠데타로 칸의 자리를 차지한 쿠빌라이는 1차 원정이후 2차 일본원정을 준비하기 위해 고려의 서울인 개경과 지금의 마산인 합포에 몽고군의 대본영인 정동행성(征東行省)을 세웠다. 삼별초를 토벌하고서 제주에는 원의 직할령인 탐라총관부를 설치했는데 이곳들의 공통점은 소주로 유명한 명소라는 것이다. 몽고군들은 아바스 왕조를 통해 얻은 기술로 증류주를 만들어 마셨다. 일본원정을 위해 고려로 온 1만여 명의 몽고군은 원정을 대비하면서 곳곳에 주둔해 있었는데 그곳에서 자신들이 먹을 소주를 빚게 되면서 개성, 제주지역에 소주의 제조법이 자연스럽게 전해진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는 농사로 얻은 수확물로 술을 빚어 마셨는데 쌀이나 밀 같은 곡류로 빚는 술과 과일과 쌀로 같이 넣어 빚는 과실주들이 전해져 오고 있었다. 발효주의 특성상 알코올 도수가 20도를 넘지 않는다.

 이럴 때 증류기술이 들어와 소주를 만들어 마시기 시작하면서 탁주와 청주, 소주의 구성이 확립되었다. 그 당시에는 불이 붙는다고 해서 화주, 한 방울씩 떨어지는 모습이 이슬처럼 보인다 해서 노주, 한주로 불렸고 기주라고도 불렸다. 아랍에서는 증류나 땀을 의미하는 ‘아라크’라고 불렸다. 이것을 한자로 옮긴 것이 ‘아자길’인데 우리는 평양쪽에서는 ‘아랑’이라 불렀고 개성쪽에서는 ‘아락’이라 불렀다고 한다. 증류주를 만들기 위해 솥에 들어간 탁주의 양보다 나오는 소주의 양이 적어 값이 비쌌다. 새로운 기술로 만들어졌던 거라 어떻게 보면 지금의 양주였던 셈이다. 문종의 장례를 치르면서 쓰러진 단종에게 소주를 먹여 기운을 차리게 했다는 내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예전에는 단순한 술이라기보다는 약의 기능을 담당했던 것을 알 수 있다. 일반서민들도 소주는 약으로 사용하며 귀하게 다루었다. 증류에 사용되는 도구와 기술의 발달로 왕실이나 특권층이 즐기는 사치품에서 가마솥과 소줏고리를 활용한 증류가 일반화되면서 점차 일반백성들까지 소주를 빚어 마시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소주를 마시다 보니 먹는 곡식이 부족해져서 술 빚는 것을 막고자 금주령이 내려지게 되기도 했다. 이때 약으로 쓰이는 술은 예외로 하여 술을 마시는 게 아니라 몸이 좋지 않아 ‘약주’를 마시는 것이라는 핑계가 생기기 시작했다고 한다.  






 증류는 물과 알코올의 끓는점의 차이를 이용한다. 두 가지 방법이 사용되는데 먼저 일반적인 1기압일 때 물은 100도에서 끓지만 소주의 주성분인 에탄올은 78도에서 끓는다. 그래서 물이 나오기 전에 나오는 액체를 받으면 되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을 상압증류라고 한다. 또 한 가지는 산에서 밥을 하면 물이 낮은 온도에서 끓어 밥이 설익는 것과 같이 기압이 낮으면 끓는점도 낮아지는 것을 증류기에 적용해 낮은 온도에서 끓어오르는 알코올을 증류하는 방식인 감압증류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일반적으로 판매되는 소주들은 95%의 주정에 물과 감미료를 섞어 알코올의 도수를 낮춰서 판매되는 게 대부분이다. 높은 도수의 증류식 소주를 만드는 주조장에서는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은 비용의 절감을 이유로 전통방식인 상압증류보다는 일본에서 들어온 감압증류로 소주를 만들고 있는데 이러한감압소주가 '전통소주'라는 이름을 달고 판매되는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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