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겠지요
30일 글쓰기 2기가 오늘로써 끝난다. 11월 1일부터 쉼 없이 한 달을 달려왔다. 갤럭시 버즈로 폴 킴의 노래를 들으며, 따뜻한 차를 옆에 두고 한 달 동안 글을 썼다. 60여 명의 사람들이 3그룹으로 나뉘어서 톡방에서 각자의 글을 인증하면서 우리는 새로운 이웃이 되어가며 서로의 글을 읽었다. 생각보다 높은 인증률을 달성하며 60여 명의 글쓰기 여행이 끝이 나고 이제 오늘 귀국하는 것이다.
뭔가를 몇 번 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런데 5일, 7일, 10일, 그 이상 지속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말로는 뭔들 못하겠는가. 글의 퀄리티를 운운하고, 글의 짧기를 운운하며 '그까짓꺼'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일단 해보세요"라고 말하고 싶다. 아무리 짧은 글이라도, 아무리 아무 말 대잔치라고 할지라도 나는 지금까지 달려온 60여 명의 여행자들을 칭찬해주고 싶다. 혼자였으면 몇 번이고 그만두었을 고비가 있었을 것이다. 나도 예외가 아니다. 지금도 시험공부를 해야 하는데 글을 쓰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 우리는 함께였기에 가능했다. 가끔 글이고 뭐고 다 귀찮은 날도 있고, 쓰려고 하는데도 써지지 않은 날도 있고, 썼지만 정말 맘에 들지 않아서 업로드하기 싫은 날도 있다. 그럴 때마다 서로가 서로를 위로해주는데 그게 그렇게 위로가 된다. 우리가 이 프로젝트를 한다고 해서 돈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누가 상장을 주는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내적으로 분명히 성장했으리라고 본다.
독서는 인풋인 반면에 글쓰기는 아풋이기에 나도 미쳐 알지 못했던 나를 알게 되고, 좀 더 솔직하게 나의 자아와 만나게 되기도 한다. 물론 얼마큼 오픈을 했는지, 얼마큼 솔직하게 썼는지 여부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그것 또한 그 사람에게 맞는 정도의 속도가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 나 자신과 그렇게 친해지지 않았고 이런 글쓰기가 처음이라면 좀 천천히 다가가도 좋을 것이고, 이런 작업이 조금 지속된 사람들은 한발 더 쓰윽 들이밀 수도 있는 것이다.
혼자 하면 지치기도 쉽고, 포기할 확률이 높을 수도 있다. (물론 그렇지 않은 성향도 분명 있지만 대체적으로는 그렇다) 그런데 일단 공동체에 들어오면 그 힘에 밀려서 나도 모르게 하게 된다. 또 내가 성장하면 누군가를 응원하기도 하고, 누군가가 지쳐있을 때 등을 살짝 밀어줄 여유가 생길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단체로 마라톤을 하듯이 누군가는 앞에서 바람을 막아줬고, 누군가는 계속해서 할 수 있다! 를 외치며 응원을 해줬고, 또 누군가는 뒤쳐지는 사람이 있는지 여부를 살피며 도태되지 않도록, 포기하지 않도록 격려하고 용기를 북돋아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혼자 잘 안된다고 머리를 쥐어뜯기보다는 이런 환경설정으로 나 자신을 밀어 넣어서 함께 해보면 분명 혼자 할 때와는 다른 시너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말고, 함께 쓰는 곳에 용기를 내어서 들어오기를 적극 추천드린다.
오늘은 타이머에 13분이라는 시간이 찍혔다. 다소 짧은 시간 안에 쓴 글이지만 이 글을 마지막으로 나는 귀국을 하고, 기말고사를 준비하러 서둘러 가야겠다. 그동안 즐거웠습니다!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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