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otions 30. 조롱 irrisio
조롱 (irrisio)이란
우리가 경멸하는 것이
우리가 미워하는 사물 안에 있다고 생각할 때
발생하는 기쁨이다.
<에티카> 스피노자
<조롱> 냉소와 연민 사이에서
조롱은 묘한 감정이다. 그것은 미움과 기쁨이 교차하는 감정이기 때문이다. 모든 동물들이 미워하는 인간 속에서 그들의 불합리와 위선을 발견하니, 어떻게 기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강신주의 감정수업> p324
� 도서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나쓰메 소세키
평론가 신형철 칼럼
� 음악 & 뮤직비디오
묘_Colde
CAT_선우정아 (feat.아이유)
Dance Monkey_Tones and I
후디에 반바지_이효리
'비웃거나 깔보면서 놀림'이라는 의미의 '조롱'. irrisio 역시 '비웃음, 조소, 경멸' 등을 뜻한다. 조롱은 말의 내용과 달리 말투나 표정에서 드러나기도 한다. 조롱에 관해서는 신형철 평론가의 '해도 되는 조롱은 없다고 했다.'라는 칼럼의 한 문단이 이를 잘 설명하고 있다.
비판은 언제나 가능하다. 풍자는 특정한 경우에 가능하다. 그러나 조롱은 언제나 불가능하다. 타인을 조롱하면서 느끼는 쾌감은 인간이 누릴 수 있는 가장 저급한 쾌감이며 거기에 굴복하는 것은 내 안에 있는 가장 저열한 존재와의 싸움에서 패배하는 일이다. (타인의 조롱 때문에 많은 고통을 받은 이들이 그에 대한 반발로 타인을 조롱하는 데 몰두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해 못할 일이 아니지만, 그것이 결국 자신이 지키고자 하는 평등과 정의의 가치를 훼손하는 일이며 궁극적으로 자기 자신에 대한 모독이라는 점은 엄연하다.) 이 세상에 해도 되는 조롱은 없다.
신형철 평론가 (2016. 2.11 칼럼 중에서)
<강신주의 감정수업>에서는 이 조롱을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는데, 화자인 고양이를 나쓰메 소세키와 동일 인물로 보았다.
나는 고양이, 아직 이름은 없다. 어디서 태어났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어디선가 어두컴컴하고 축축한 곳에서 야옹야옹 울던 기억만 남아있다. 나는 그곳에서 처음으로 사람이라는 동물을 보았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나쓰메 소세키
바로 이 고양이, 다시 말해 나쓰메 소세키의 탁월함이 있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 중심주의(anthropcentricism)에 대한 신랄한 조롱도 이 정도면 압권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동물들은 아무도 인정하지 않는 것을 스스로 주장하니 정말 가소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더군다나 인간의 지적인 허위의식이란 정말 눈뜨고 못 봐줄 일이다.
<강신주의 감정수업> p323
그들 인간의 눈은 평면에 나란히 두 개가 있어 좌우를 동시에 볼 수가 없으며 사물의 반쪽 면 밖에 못보는 것은 가련한 일이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나쓰메 소세키
다시 생각해봐
이게 우리 최선은 아닐 거잖아
왜 애써 네 맘을 숨겨 자 나를 봐
이렇게 금방 낚이는 시선
좀 더 가까이 그렇게 말고
이렇게 포근하게
작은 내 심장 소리에 감동하게
함께 좀 더 있자
네가 나타나기 전까지
난 외로웠 아니 심심했어
어차피 넌 늦었어 분명 후회할 걸
뒤돌아 선 순간부터
넌 날 그리워하게 될 거야
넌 날 그리워하게 될 거야
한 번 빠지면 답이 없지
어쩔 수 없어 태생인 걸
가까이 삭막한 네 하루에
마법을 걸게
나도 그 이유는 잘 모르겠는데
다 난리 나던데
너 가버린대도 괜찮아
나 좋다는 인간들이 널렸음
아쉬울 게 뭐 있어 너만 손해인 걸
뒤돌아 선 순간부터
넌 날 그리워하게 될 거야
넌 날 그리워하게 될 거야
눈 마주치면 게임 끝이지
어쩔 수 없어 태생인 걸
넌 날 그리워하게 될 거야
넌 날 그리워하게 될 거야
넌 날 그리워하게 될 거야
넌 날 그리워하게 될 거야
한 번 빠지면 답이 없지
답이 없지
어쩔 수 없어 태생인 걸
그럼그럼 그럼그럼
다시 생각해봐
다시 생각해봐
주인이 이 문장을 높이 평가하는 유일한 이유는 도교에서 <도덕경>을 존경하고 유교에서 <역경>을 존경하고, 선불교에서 <임제록>을 존경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 뜻을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나쓰메 소세키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조롱이라기보다 고양이의 눈으로 인간을 바라본 풍자적 시선에 가깝다. 안면 구조상 사물의 반쪽면 밖에 볼 수 없다는 인간. 전능하다고 할 수 있으나 무능하다고도 평할 수 있다는 일침이 따끔한 소설이기도 하다.
사실이라는 것은 기억하지 못해도 존재할 수 있다. 세상에는 나쁜 짓을 하면서 자신은 끝내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자기한테 죄가 없다고 믿기 때문이니 순진하여 좋기는 하나, 남에게 폐를 끼친 사실은 아무리 순진해도 없어지지 않는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나쓰메 소세키
금방이라도 잠길 듯 yeah
반쯤 감긴 눈 너무 시크해
아무 관심 없는 듯한
네 무표정 그 눈빛 baby
I'm addicted baby
내게 다가와
손을 내밀어
춤을 춰줄래
발을 맞춘 채
너의 뒤를 따라서 걸을게
다가올 듯 다가오지 않는
걸음의 끝에서
도망치지 말고
그냥 내게로 와주면 돼
묘 (meow)
묘해
너의 실루엣
말투와 그 분위기
신비로운 향기까지 다
myo oh oh
묘해
넌 너무 위험해
난 빠져나갈 수 없는
덫에 걸린 채
why don't you like me
자꾸만 나를 밀어내는 네가 미워
there's no one like me
내게로 와 좀 더 다가와
It doesn't look like me
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I dont know baby
yeah If you like me
너를 안고 여길 떠날래
너는 나의 meow
I feel like a picasso
넌 나의 맘을 헤집고서
모른 척 또 떠났죠
너의 주식은 내 카톡
everyday 읽씹하죠
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여서
온몸에 다 상처가 범벅
아무래도 더 이상은
참을 수 없겠어
계속해서 매섭게 쏘겠어
서투른 내 표현을
솜처럼 뭉친 뒤에
넌 할퀴네 yeah
you’re so baddest myo
미워죽겠어
근데 어떡해
이뻐죽겠어
다른 놈들은
시시하게 둬
너무 도도해
너는 내게
묘 (meow)
묘해
너의 실루엣
말투와 그 분위기
신비로운 향기까지 다
myo oh oh
묘해
넌 너무 위험해
난 빠져나갈 수 없는
덫에 걸린 채
why don't you like me
자꾸만 나를 밀어내는 네가 미워
there's no one like me
내게로 와 좀 더 다가와
It doesn't look like me
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I don't know baby
yeah If you like me
너를 안고 여길 떠날래
묘 oh oh oh oh
우리 사이
묘 oh oh oh oh
알고 싶어
더 uh uh uh uh
gimme love
I can't let you go girl
myo oh oh oh oh
너는 내게
myo oh oh oh oh
알고 싶어
더 uh uh uh uh
너는 나의 맘을 할퀴네
평소에 일을 못 한다고 자신을 갈구는 직장 상사가 사장에게서 무능하다는 질책을 당하는 것을 목격하게 되면 우리는 속으로 쾌재를 부른다. 혹은 똑똑한 척하는 얄미운 후배가 웬만한 사람도 하지 않는 중대한 실수를 저지를 때도 우리는 속으로 웃음을 참기도 한다. 아니면 성인군자인 것처럼 군림하면서 밥맛 떨어지게 행동했던 어느 지식인이 치명적인 스캔들에 빠질 때, 우리의 마음은 로또에 당첨된 것처럼 흥분되기까지 한다. 이것이 바로 조롱이라는 감정이다. 이렇게 자신이 미워하는 사람이 우스꽝스러운 실수를 할 때, 우리는 잠시 기쁨의 감정에 빠져들게 된다.
<강신주의 감정수업> p328
Tones and I의 Dance Monkey는 실제 버스킹 중에 조롱을 당한 경험을 녹여 만든 곡이라고 한다. 오피셜 뮤직비디오도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키지만, 영화 '조커'를 편집한 영상이 조롱으로 인한 상처의 감정을 절묘하게 극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Dance Monkey_Tones and I (Official Video)
Dance Monkey_Tones and I (조커 영상_기몽초 유튜브 채널)
정당한 비판은 수용하고 개선함으로써 극복할 수 있다. 그러나 저급한 조롱이나 근거없는 비난은 아무리 강심장이라 할지라도 상처가 남는다. 무시하거나 괜찮은 척 할 순 있지만 이런 감정을 아무렇지 않게 겪어 낼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상황을 극복해 내야 할때가 있다. 이효리의 <후디에 반바지>처럼 쌀쌀맞은 기분을 느끼더라도 나만의 장단으로 당당하게, 내 입맛대로 Runway.
후줄근한 건 후디에 반바지 차림이 아니라 인성이 후진 인간이다. 조롱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정정당당하게 롱런하자! :)
낮엔 아직 더워
꽉 막힌 너 땜에
밤엔 아직 추워
쌀쌀맞은 기분
너네 장단에
안 맞춰 My way
답은 간단해
내 입맛대로 Runway
되려 고맙네
다 바빠 보이길래
난 더 우아 우아하게
(오늘도 난 걸쳐)
후디에 반바지
(오늘 같은 날씨엔)
후디에 반바지
입고 당당하게 걸어
나를 보면 다 얼음
나를 담아 네 맘에
난 매일 밤이
레드 카펫 위
더는 없어 후회도
저건 아무 의미도
겉모습만 Beauty
그게 전부면 너네끼리
놀아봐 놀아봐 놀아봐
(Umm umm umm umm)
All about all about all about me
(Umm umm umm umm)
난 춥지도 덥지도 않게
적당한 밸런스 느낌을 알지
(So every day)
우아 우아하게
(오늘도 난 걸쳐)
후디에 반바지
(오늘 같은 날씨엔)
후디에 반바지
입고 당당하게 걸어
나를 보면 다 얼음
나를 담아 네 맘에
난 매일 밤이
레드 카펫 위
(1 2 3 4)
(오늘도 난 멋져)
후디에 반바지
(Styling은 natural)
후디에 반바지
입고 당당하게 걸어
나를 보면 다 얼음
나를 담아 네 맘에
난 매일 밤이
레드 카펫 위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입고 당당하게 걸어
나를 보면 다 얼음
나를 담아 네 맘에
난 매일 밤이
레드 카펫 위
스피노자의 48가지 감정 카테고리
(감정의 포스팅 순서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 땅의 속삭임
1. 비루함(낙담) 2.자긍심 3. 경탄 4. 경쟁심 5. 야심 6. 사랑
7. 대담함 8. 탐욕 9. 반감 10. 박애 11. 연민 12. 회한
� 물의 노래
13. 당황 14. 경멸 15. 잔혹함 16. 욕망 17. 동경 18. 멸시
19. 절망 20. 음주욕 21. 과대평가 22. 호의 23. 환희 24. 영광
� 불꽃처럼
25. 감사 26. 겸손 27. 분노 28. 질투 29. 적의 30. 조롱
31. 욕정 32. 탐식 33. 두려움 34. 동정 35. 공손 36. 미움
� 바람의 흔적
37. 후회 38. 끌림 39. 치욕 40. 겁 41. 확신 42. 희망
43. 오만 44. 소심함 45. 쾌감 46. 슬픔 47. 수치심 48. 복수심
48가지 감정은 스피노자의 에티카를 바탕으로 한 <강신주의 감정수업>의 목차를 따랐으며,
감정에 관한 포스팅은 도서 내용과 별개로 헤아리다가 선정한 음악과 이야기로 진행됩니다.
✅ 이전 포스팅
� 땅의 속삭임
Emotions 01.비루함, 낙담(adjectio) 자존감을 회복할 때
Emotions 02. 자긍심 acquiescentia in se ipso '당당히 할 수 있다'는 단단한 믿음
Emotions 03. 경탄 admiratio 익숙하면서도 낯설게
Emotions 04. 경쟁심 aemulatio '권투 말고 건투를 빌며'
Emotions 05. 야심 ambitio 야생의 생명력으로 야심차게
Emotions 06. 사랑 amor 마주 잡은 은유의 기쁨
Emotions 07. 대담함 audacia 무모한 질문에 대한 무한한 대답
Emotions 08. 탐욕 avaritia 갈망할수록 갈증나는
Emotions 09. 반감 aversio 'Make it better'
Emotions 10. 박애 benevolentia 'We are so beautiful'
Emotions 11. 연민 commiseratio 사랑이라 믿었던 연민
Emotions 12. 회한 conscientioe 오지 않은 슬픈 나날의 두려움
� 물의 노래
Emotions 13. 당황 consternatio 연습은 실전처럼 실전은 연습처럼
Emotions 14. 경멸 contemptus 꽃 향기만 남기고
Emotions 15. 잔혹함 crudelitas 진심으로 빌게
Emotions 16. 욕망 cupiditas 욕망한다 고로 존재한다
Emotions 17. 동경 desiderium 희망의 세기를 향해
Emotions 18. 멸시 despectus 본질 속 카프카적 진주처럼
Emotions 19. 절망 desperatio You Raise Me Up
Emotions 20. 음주욕 ebrietas 디오니소스와 예술 한 잔
Emotions 21. 과대평가 existimtio 이미 내 안에 모든 것이
Emotions 22. 호의 favor 호의는 권리인가 호감인가
Emotions 23. 환희 graudium 가슴이 소리치는 환호
Emotions 24. 영광 gloria 명예의 전당과 영광의 멍에
� 불꽃처럼
Emotions 25. 감사 gratia 흔해도, 흘러 넘쳐도 좋은
Emotions 26. 겸손 humilitas 존엄성을 짓는 중용의 겸손
Emotions 27. 분노 indigmatio GOAT 말고 G.O.A.T
Emotipns 28. 질투 invidia 사랑 심은 곳에 질투난다
Emotions 29. 적의 ira 정의 아닌 적의 없는 용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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