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영회 습작 Dec 07. 2022

잠시 뜻대로 되지 않아도, 더러는 게임처럼

시골농부의 깨달음과 나의 깨달음 28

인스타에서 추천으로 반복해서 바라본 카드 이미지가 있다.[1]

쳐다볼 때마다 서로 모순된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글을 쓰며 생각을 풀어본다.


동영상뿐만 아니라 스틸 사진으로도 살아야 한다

가장 먼저 <동영상뿐만 아니라 스틸 사진으로도 살아야 함> 편에 쓴 시골 농부님의 메시지가 떠올랐다.

요즘 드러커를 공부하는 탓에 경영은 예상할 수 없는 혼란을 다스리는 일이란 점을 배운다. 많은 사람들이 세상을 인과관계로 설명하기를 즐기지만, 그건 그저 이야기일 뿐이다. 경영에서 의사결정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모든 것이 인과관계로 설명되지 않기 때문에 책임을 지고 결정해야 한다. 조직의 경영이 아니라 개인에게 투영해도 본질은 비슷할 듯하다.


다시 인용문으로 돌아가 '동영상이 아닌 스틸 사진' 은유의 효용성을 느낀 순간이 있었다. 무거운 고민으로 길을 걷다가 하늘을 보았는데 구름이 걷히고 푸른 하늘이 펼쳐지고 있었다. 내 마음도 그렇게 흐려졌다가 맑아졌다 하는 자연의 일부란 믿음이 들어 금세 희망이 생겼다.


직선으로 그려지지 않는 이유

요즘 아이와 보내는 시간을 기록하면서 점과 선에 대해 배운 내용을 응용하고 있다. 그런데, 아이와 밀당이 존재하기도 하고, 계획과 실행이라는 별개의 차원도 있어 직선으로 그리는 일이 어렵구나 느낀 일이 있다.

의사결정 트리라는 표현이 떠오른다. <계획은 개나 주자> 편이 뒤따라 연상된다.


계획은 개나 주라며?

한편, '게임처럼'이라는 이미지는 2016년 신념으로 삼았던 나의 구호 <계획은 개나 주자>에 의문을 제기했다. 경영은 미래의 행동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일인데, 계획을 개나 주고 할 수 있느냐?


7개월 전에 나는 비슷한 고민을 했다. 기억은 잊었지만, 기록이 남아 있다. 계획에서 세운 가정과 현실의 혼란은 무관한 일이라 불일치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그에 맞춰 길을 찾아가고 살아가는 과정에서 Strategic이라는 행동 양식이 필요하다.

정원 관리 그리고 스토리를 만들어가기

나는 기술 부채 관련 발표를 준비하면서 스토리텔러가 되어 보려고 몇 가지 조언을 따르고 일부 모방을 시도했다. 그런데 뜻밖의 경험을 했다. 발표하는 자리에서 내가 스토리텔러가 되기를 기대했는데, 그보다는 기술 부채 문제에 대한 이해도가 깊어지면서 내 삶의 방향 자체가 조정되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어쩌면 사후적으로 내 행동이 스토리를 만들어낼 듯한 느낌이 들었다.


독서의 효용성을 높이기 위해 TODO 리스트 관련하던 노하우를 책장에 접목하던 때가 있었다. 돌아보니 책에 있는 다른 사람의 지식을 내 머릿속으로 옮겨와서 어떻게 활용하느냐를 정리하던 순간이었다. 독서에도 경제성을 적용한 것이고 동시에 개발자 시절부터 중요성을 느낀 리팩토링을, 개발을 그만둔 이후에도 도처에서 적용하고 있었다.


리팩토링은 피드백이라는 말로 대신해도 된다. 도덕경에서 다루는 동적 평형에서 적절함을 찾는 반성(회고)의 시간만 갖는다면 우리는 단절에 대해 두려움을 가질 필요가 없다.


연재를 마치며

지난 4월 <시골농부의 깨달음과 나의 깨달음> 편부터 시작한 연재를 끝냈다. 아직 <시골 농부의 깨달음 수업>을 다 소화했다고 할 수 없다. 책 한번 읽는 것으로는 어렵지만, 그래도 기록을 남기는 시간과 노력이 소화에 도움을 주었으리라. 때가 되면 <시골 농부의 깨달음 수업>을 다시 펼치기로 하고 마친다.


주석

[1] 아쉽게도 미처 출처를 기록하지 못했다.


지난 시골농부의 깨달음과 나의 깨달음 연재

1. 시골농부의 깨달음과 나의 깨달음

2. 무의식 변화 인식과 자기 언어 개발

3. 아주 간단한 깨달음 수행법과 믿음

4. 깨달음과 깨달은 사람

5. 깨달음은 무엇이고, 현실을 어떻게 볼 것인가?

6. 생각에 끌려가지 말고, 생각을 다스리기

7. 동정일여 그리고 몇 주간의 배움

8. 문제삼을 일과 사라지게 둘 해프닝

9. 사고의 틀과 대의적 소프트웨어 설계 방안

10. 주체와 객체 그리고 아기발걸음

11. 홀로서기와 따로 또 같이

12. 깨달음을 전하는 일은 이웃사랑 실천

13. 생각의 노예가 아닌 주인 되기

14. 사고지능의 한계와 자연의 특징

15. 쪽인 나와 무아론

16. 진리의 인식과 존재에 대한 주목

17. '나'와 무아無我의 공존

18. 감정을 바라보고 생각을 환기하기

19. 동영상뿐만 아니라 스틸 사진으로도 살아야 함

20. 무아는 어떻게 알 수가 있는가?

21. 깨달음이 찾아올 때까지 생각 걷어차기

22. 의도된 훈련과 아기 발걸음으로 감을 잡자

23. 불필요한 생각 걷어차는 정성을 반복하자

24. 생각 걷어차기와 과학적 태도

25. 사회 문제, 야생 학습 그리고 공유 경제

26. 분수에 맞게 잘 살기 위해 멈추기

27. 고통스러움과 두려움 없는 삶

keyword
작가의 이전글 고통스러움과 두려움 없는 삶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