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브런치 글을 습작하다가 미완성본을 그만 발행 버튼을 누르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1시간 후 삭제하는 이른바 참사가 벌어졌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그때 댓글을 달아 주시고 라이킷 해주신 작가님들께 감사와 송구한 말씀을 드립니다. 늘 뭉클함을 남겨주시는 감동의 원천이신 작가님들, 독자분들께 이 에피소드를 전합니다.
어제 아침 근무시간이 시작할 무렵, 그분 곧 글감에 대한 영감 내지는 필이 오셨다.동시에 오전에 회사 미팅이 잡혀 있었기에 마음 또한 분주했다.
그날 아침 천재와 나눈 카톡 내용에 혼자 키득거리다가, 문득 작가님들에게도 나중에 이 카톡 내용을 글로서 공유하면 재밌어하시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래 평소처럼 브런치에 스피드하게 글을 습작해 두었다. 나는 영감이 오거나 아이디어가 생기면, 내용을 막 타이핑해서 메모한 뒤 브런치 <작가의 서랍>에 저장해 두곤 한다. 어제는 사진 캡처까지 손 빠르게 편집해서, 언제 시간 날 때 완성된 글로 공유해 보자는 야심찬 생각에 이르렀다. 다음 업무가 있으니 그야말로 스피드한 타법으로 말이다.
그런데
빨리 저장해서 <작가의 서랍> 안에 모셔 두려고 <저장> 버튼을 누른다는 것이 <발행> 버튼을 누르고 말았다. 아니 어쩜 발행 버튼을 누르고 발행 카테고리가 뜰 때 멈출 수 있었는데, 뭐에 홀리듯 클릭 클릭을 누르고 말았다. 작년에도 한번 이런 실수를 한 적이 있었다. 아차 싶었지만, 이번엔 스피드하게 오탈자 다듬고 내용 빨리 편집하면 되리라 생각되어, 당황했지만 이내 발행 후 몇십 분 동안 맞춤법 검사를 하고 퇴고를 했다.
하지만 급조한 글은 기승전결이 엉성했고 왠지 쑥스러운 내용들이 담긴 것 같았다. 쑥스러운 대목을 다 지우자니 이미 읽은 독자분들이 혹여 다시 읽을 때 갸우뚱하실 것 같았다. 게다가 1시간 남짓동안 라이킷이 66개가 달리고 두 분 작가님이 이미 댓글을 달아주셨던 것이다.
그냥 두자니 마음이 영 석연찮고 이내 식은 땀이 났다. 이대로 두면 안 될 것 같았다. 그리고 약속된 비즈니스 미팅시간은 다가오며, 시간이 흐르면 라이킷과 댓글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날 것 같았다.
우선, 해당 내용을 빨리 복사해서 작가서랍에 다시 저장해 두고, 쓰레기통 버튼을 눌렀다. 이게 삭제 버튼인지, 취소 버튼인지 전에도 여러 번 헷갈렸기 때문에 대비를 해둔 것인데, 역시나 삭제 버튼이었다.그리곤 시간이 임박해서 바로 미팅에 들어갔다. 이미 라이킷 한 분들과 댓글을 달아주신 작가님께 죄송해서 공지글을 올리자니 이 또한 2번째라 어찌 석고대죄해야 하나 막막한 마음이었다.
그러고 나서
그날 미팅 후, 바로 글 삭제 사유를 어떻게 알려야 하나 끙끙 고민하다 하루가 쑥 지나갔다. 댓글을 남겨주신 작가들님 중에는 눈이 아프신데도 긴 댓글을 남겨 주신 작가님도 계셨고, 공교롭게도 마음을 울리는 글을 올려주셔 용기를 주신 작가님도 계셨다. 다행히 전부터 눈에 익은 작가님들이시라 필명이 외워졌다. 우선 오늘 댓글로 자초지종을 살포시 지나가듯 남겨 놓긴 했으나, 라이킷 해주신 66명의 작가님과 독자분들께는 어찌 전달해야 하나 마음이 애달파졌다. 왜냐하면 급하게 일어난 일이라, 라이킷 해주신 작가분들은 다 외우질 못 했던 것이다.
그래서
이 지면을 빌어 어제 영감과 필에 꽂혀, 작가님들을 웃게 해드리려다, 난리 법석이었던 저의 정신없는 하루를 고해성사하는 마음으로 한 편의 글을 만들어 올립니다(_ _)(^^;)
특히 댓글 달아 주신창창한 날들 작가님과 Adela 작가님께 깊은 감사과 뭉클한 감동을 전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