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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은미 May 09. 2023

아빠와 함께 캠핑 고!

미야툰-51




















제주 여행 두 달이 지난 어느 저녁에 언니네 커플과 호프를 마시다 즉흥적으로 아빠와 캠핑계획을 잡았다. 여행과는 다른 맛이 있는 캠핑의 참맛을 보여드리자며 의기 투합했다. 가족 캠핑은, 그것도 울산의 아빠를 모시고 가는 것은 매우 부산스러운 계획이었지만 멀리 사는 아빠 얼굴을 보려면 이제 자식들이 움직여야 했다  아빠는  감사하게도 지병이 없으시지만 기력이 많이 떨어지셨다. 거동이 힘들면 함께 하고 싶어도 여행은 꿈도 꿀 수 없다. 돌아가신 시어머니는 내가 결혼할 때 이미 몸이 불편해서 함께 여행을 간 적이 없는데 남편은 그게 가장 아쉽다고 했다.  건강한 부모와 여행을 하거나 함께하는 시간은 생각보다 더 짧을지도 모른다. 


아빠를 김포공항에서 픽업해 집으로 모셔온 후 아이들 학교가 끝난 금요일 오후 캠핑장으로 출발했다. 캠핑을 한 번 시작하면 장비 욕심이 점점 커져 업그레이드된다는 캠핑의 세계, 아빠와 함께 캠핑장에 도착하니 몇 시간 먼저 도착한 언니네는 텐트 세팅을 막 끝낸 참이었다. 화려한 캠핑 장비에 아빠 눈이 동그래졌다. 언니 커플도 소소하게 시작한 캠핑이 점점 럭셔리해졌다.  아빠에겐 신세계였을 것이다. 가족 캠핑은 특히, 부모와 함께 하는 캠핑은 내가 즐기고 쉬려는 목적은 잠시 접어두어야 한다. 우리는 2박 3일 동안 열심히 음식을 만들고 먹고 치우고 또 만들며 분주하게 움직였다.  그리고 아빠 손 잡고 시골 동네 산책을 했다. 아빠는 딸들이 손을 잡으면 빼지 않고 천천히 걸었다. 


부모와 소통을 하지 않으면 만나도 할 이야기가 없다. 하물며 평소 말도 없으시고 연중행사로  얼굴을 보는 아빠와는 말해서 무엇하랴. 아파트 경비를  하실 때는 하루 건너 일을 하셔서 서울에 오셔도 당일 오전에 왔다가 저녁 비행기를 타고 돌아가시기 바빴다. 솔직한 마음은 아쉬우면서도 내심 딱 그 정도 시간이 편했다. 그냥 쉬기도 뻘쭘하고 계속 둘러앉아 이야기를 하기에도 어색한 관계. 아빠와 관계가 딱 그랬다. 그런데 아빠와 여행을 두 번 한 후  아빠한테 평소보다 안부전화가 자주 왔다. 신기했다. 관계는 양방향이라 내가 불편함을 느끼면 상대도 그렇다.  관계를 맺는 만큼 할 말이 많아지고 가까워진다. 


부모와 여행은  부산하고 피곤한 것도 사실이지만 잘 놀고 보내드리고 나면 마음이 좋다.  아빠를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나를 위해서이기도 하다. 할 수 있는 노력을 여러 이유를 들어 하지 않아서 훗날 후회하고 싶지 않으니까. 





캠핑의 낮과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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