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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아리다 Oct 31. 2023

티파니에서 동병상련

Emotions 34. 동정 misericordia

동정 (misericordia)이란
타인의 행복을 기뻐하고 또 반대로 타인의 불행을 슬퍼하도록 
인간을 자극하는 한에서의 사랑이다.

<에티카> 스피노자


동정> 비참함이 비참함에 바치는 애잔한 헌사

그러니까 나나 너나 똑같은 비극에 빠졌다는 일종의 공동 운명체라는 생각이 바로 동정이라는 감정의 실체다. 그러니 충고를 할 때 나와 같은 수준에 있다고 생각되지 않는 사람에게는 동정의 감정을 표현해서는 안될 것이다. 

<강신주의 감정수업> p366


 도서

<티파니에서 아침을> 트루먼 커포티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

동감(Ditto)


 음악 & 뮤직비디오

Moon River_오드리햅번 (티파니에서 아침을 OST)

동병상련_델리스파이스

오르막길_윤종신 (feat. 정인)

고백_츄 Chuu (동감 OST)

너를 위해_임재범 (동감OST)




동정이란 '남의 어려운 처지를 자기 일처럼 딱하고 가엾게 여김', '남의 어려운 사정을 이해하고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 도움을 베풂'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갖고 있다. misericordia 역시 '동정, 자비'의 뜻이다.



동정은 연민과 비슷하지만, 다른 감정이다. '연민'에서도 언급한 적이 있는데, 둘다 불쌍하게 여기는 마음은 같으나 '연민'은 자부심과 우월감이 깔려 있고, '동정'은 동등한 위치에서 공감하는 감정'이므로 연민과 달리 긍정적인 감정이다.




홀리에게서 '티파니'가 안전한 곳이었던 것처럼, '나'에게도 베스트셀러 작품이 안전한 곳이었으니까 말이다. 결국 내가 위기에 빠진 홀리를 돕기 위해 물심양면으로 노력하는 것도 다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동병상련! '나'는 홀리에게 동정심을 품고 있었던 것이다.

<강신주의 감정수업> p363



<강신주의 감정수업>에서는 오드리 햅번이 주연한 영화이자 트루먼 커포티의 원작 소설 <티파니에서 아침을 Breakfast at Tiffany's>을 예로 들어 설명하고 있다. 폴과 홀리가 동정심에 의한 동병상련의 관계라는 것이다. 그러나 홀리는 그렇게 나약하지도 않다. 분별있고 주체적인 여성이기도 하다. 



내가 어느 맑은 날 아침 '티파니'에서 아침을 먹는다고 해도 여전히 나이고 싶어요.

<티파니에서 아침을> 트루먼 커포티



Moon River_오드리 햅번 (티파니에서 아침을 OST)


스토리야 어찌 되었건 영화 속에서 오드리 햅번은 사랑스럽다. 영화 속에서 뿐만 아니라 그녀의 여생도 많은 이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그녀의 명언들이 회자되는 이유다.



아름다운 눈을 갖고 싶으면 다른 사람들에게서 좋은 점을 보아라.
아름다운 입술을 갖고 싶으면 친절한 말을 하라. 
또한 아름다운 자세를 갖고 싶으면 
결코 너 자신이 혼자 걷고있지 않음을 명심해서 걸어라.

For beautiful eyes, look for the good in others; for beautiful lips, speak only words of kindness; and for poise, walk with the knowledge that you are never alone.

_오드리 햅번



델리스파이스의 '동병상련'은 같은 마음으로 서로의 어려움을 터놓고 서로를 응원하던 친구가 떠나간 이야기를 담고 있다. 허를 찌른 느낌이다. 하지만 그럴 수 있겠다. 연인 때문에 방황하던 친구가 새로운 연인이 생겼다거나, 취준생 시절을 지나 좋은 직업을 갖게 되었다거나. 어느 한 쪽이 같은 고민을 먼저 해결을 해버렸다면 표면적으로도 동등한 관계가 될 수 없다. 



물론 끈끈한 관계라면, 축하도 해주고 더 돈독하게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짓누르는 무게를 함께 나누며 내어준 어깨가 허전할 수는 있다. 혹은 홀연히 떠나갈 수도 있다. 떠나가는 친구도 알고 있다. 둘은 이제 공동운명체가 아니기에 서로에게 위로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러니 아무나 동정하지 말지니! 충분히 우리와 동질감을 느끼는 사람에게만 동정을 표현해야 한다. 선의의 동정이 잘못됐다가는 이처럼 예상치 못한 반발을 초래할 수도 있으니까.

<강신주의 감정수업> p366



동병상련_델리스파이스

언제까지나 내 곁에 함께 있어줄 것만 같았던 나의 친구

우리는 서로가 같은 병을 앓아서 함께 아픔 나눌거라 믿었지

이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을거라 굳게 믿었던

그 친구 하루는 이렇게 말했지

이젠 그 병이 다 나았노라고

밤새워 얘기하고 음악도 나눠 듣고

때로는 맘에 안드는 모든 것들 비웃어 줬는데

삶에 지쳐 덧없이 죽어간 연어들 처럼

그것은 한 순간의 빛, 그것은 젊은 날의 빛

험한 세상 파도에 피지도 못하고 진 dream

그것은 한 순간의 빛, 그것은 어린 날의 꽃

언제까지나 내 곁에 함께 있어줄 것만 같았던 나의 친구

이제는 그렇게 어른이 된거니

세상 속으로 나가는 거니

밤새워 얘기하고 음악도 나눠듣고

때로는 맘에 안드는 모든 것들 비웃어줬는데

삶에 지쳐 덧없이 죽어간 연어들처럼

그것은 한 순간의 빛, 그것은 젊은 날의 빛

험한 세상 파도에 피지도 못하고 진 dream

그것은 한 순간의 빛, 그것은 어린 날의 꽃



부부는 일심동체라고 한다. 같은 마음으로 인생이라는 오르막길을 함께 오르며 동행하는 관계다. 쇼윈도 부부가 아닌 이상 결혼 생활이 항상 행복하고 달콤하기만 할 수 없다. 같이 짊어진 삶의 무게를 양쪽에서 받쳐들고 희노애락을 나누는 인생의 동반자. 동정이라는 감정이 동등한 관계에서 일어나는 것이라면, 부부 역시 사랑이 깔린 동정의 마음 또한 교집합처럼 필요하지 않을까. 부부유별이면서, 일심동체의 균형이 유지될 때 결혼은 아름다운 동행이 된다.


동정에는 묘한 동일시를 전제로 한다. 그러니까 동정하는 사람과 동정 받는 사람은 비슷한 신분이나 지위에 있어야만 하는 것이다.

<강신주의 감정수업> p366



오르막길_윤종신 (feat. 정인)


이제부터 웃음기 사라질거야

가파른 이 길을 좀 봐

그래 오르기 전에

미소를 기억해두자

오랫동안 못 볼 지 몰라

완만했던 우리가 지나온 길엔

달콤한 사랑의 향기

이제 끈적이는 땀

거칠게 내쉬는 숨이

우리 유일한 대화일지 몰라

한걸음 이제 한걸음일 뿐 아득한

저 끝은 보지마 평온했던 길처럼

계속 나를 바라봐줘

그러면 견디겠어

사랑해 이 길 함께 가는 그대

굳이 고된 나를 택한 그대여

가끔 바람이 불 때만 저 먼 풍경을

바라봐 올라온 만큼

아름다운 우리 길

기억해 혹시 우리 손 놓쳐도

절대 당황하고 헤매지 마요

더 이상 오를 곳 없는 그 곳은

넓지 않아서 우린 결국엔 만나

오른다면

한 걸음 이제 한걸음일 뿐

아득한 저 끝은 보지마

평온했던 길처럼

계속 나를 바라봐줘

그러면 난 견디겠어

사랑해 이 길 함께 가는 그대여

굳이 고된 나를 택한 그대여

가끔 바람이 불 때만 저 먼 풍경을

바라봐 올라온 만큼

아름다운 우리 길

기억해 혹시 우리 손 놓쳐도

절대 당황하고 헤매지 마요

더 이상 오를 곳 없는 그 곳은

넓지 않아서 우린 결국엔 만나

크게 소리 쳐 사랑해요 저 끝까지



'어떤 견해나 의견에 같은 생각을 가짐. 또는 그 생각'이라는 의미의 '동감'. '동정'하는 마음이 안쓰러움을 내포한다면, '동감'은 더 다양한 상황에서 갖는 같은 생각과 같은 마음이다. 



문득 영화 '동감(Ditto)'이 떠오른다. 서로 다른 시간 속에서 같은 사랑을 꿈꾸는 이야기. 동정에서 동감까지 좀 멀리 온 것 같지만, 원작과 리메이크 버전의 OST '너를 위해 sung by 임재범'와 '고백 sung by 츄' 두 곡이 시간 여행을 하는 것 같다.  



고백_츄 Chuu (동감 OST)



너를 위해_임재범 (동감 OST)

어쩜우린 복잡한 인연에 서로 엉켜있는 사람인가봐

나는 매일 네게 갚지도 못할만큼 많은 빚을 지고있어

연인처럼 때론 남남처럼 계속 살아가도 괜찮은 걸까

그렇게도 많은 잘못과 잦은 이별에도 항상 거기있는 너

날 세상에서 제대로 살게해 줄 유일한 사람이 너란걸 알아

나 후회없이 살아가기 위해 너를 붙잡아야 할테지만

내 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과 그걸 지켜보는 너

그건 아마도 전쟁같은 사랑 난 위험하니까 사랑하니까

너에게서 떠나줄꺼야

날 세상에서 제대로 살게해 줄 유일한 사람이 너란걸 알아

나 후회없이 살아가기 위해 너를 붙잡아야 할테지만

내 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과 그걸 지켜보는 너

그건 아마도 전쟁같은 사랑 난 위험하니까 사랑하니까

너에게서 떠나줄꺼야 너를위해 떠날거야


스피노자의 48가지 감정 카테고리
(감정의 포스팅 순서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 땅의 속삭임
1. 비루함(낙담)  2.자긍심  3. 경탄  4. 경쟁심  5. 야심 6. 사랑 
 7. 대담함  8. 탐욕  9. 반감  10. 박애 11. 연민  12. 회한

� 물의 노래 
 13. 당황 14. 경멸 15. 잔혹함 16. 욕망  17. 동경  18. 멸시 
19. 절망  20. 음주욕 21. 과대평가  22. 호의  23. 환희  24. 영광

� 불꽃처럼
25. 감사 26. 겸손 27. 분노 28. 질투 29. 적의 30. 조롱
31. 욕정  32. 탐식 33. 두려움 34. 동정  35. 공손 36. 미움 

� 바람의 흔적
37. 후회  38. 끌림  39. 치욕  40. 겁 41. 확신  42. 희망 
 43. 오만  44. 소심함 45. 쾌감 46. 슬픔 47. 수치심 48. 복수심

48가지 감정은 스피노자의 에티카를 바탕으로 한 <강신주의 감정수업>의 목차를 따랐으며,
감정에 관한 포스팅은 도서 내용과 별개로 헤아리다가 선정한 음악과 이야기로 진행됩니다.




✅ 이전 포스팅


48가지 감정 위로 음악은 흐르고

48 Emotions <Prologue>


� 땅의 속삭임

Emotions 01.비루함, 낙담(adjectio) 자존감을 회복할 때

Emotions 02. 자긍심 acquiescentia in se ipso '당당히 할 수 있다'는 단단한 믿음

Emotions 03. 경탄 admiratio 익숙하면서도 낯설게

Emotions 04. 경쟁심 aemulatio '권투 말고 건투를 빌며' 

Emotions 05. 야심 ambitio 야생의 생명력으로 야심차게

Emotions 06. 사랑 amor  마주 잡은 은유의 기쁨

Emotions 07. 대담함 audacia 무모한 질문에 대한 무한한 대답 

Emotions 08. 탐욕 avaritia 갈망할수록 갈증나는

Emotions 09. 반감 aversio 'Make it better'

Emotions 10. 박애 benevolentia 'We are so beautiful'

Emotions 11. 연민 commiseratio 사랑이라 믿었던 연민

Emotions 12. 회한 conscientioe 오지 않은 슬픈 나날의 두려움


� 물의 노래

Emotions 13. 당황 consternatio 연습은 실전처럼 실전은 연습처럼

Emotions 14. 경멸 contemptus 꽃 향기만 남기고

Emotions 15. 잔혹함 crudelitas 진심으로 빌게

Emotions 16. 욕망 cupiditas 욕망한다 고로 존재한다

Emotions 17. 동경 desiderium 희망의 세기를 향해

Emotions 18. 멸시 despectus 본질 속 카프카적 진주처럼

Emotions 19. 절망 desperatio You Raise Me Up

Emotions 20. 음주욕 ebrietas 디오니소스와 예술 한 잔

Emotions 21. 과대평가 existimtio 이미 내 안에 모든 것이

Emotions 22. 호의 favor 호의는 권리인가 호감인가

Emotions 23. 환희 graudium 가슴이 소리치는 환호

Emotions 24. 영광 gloria 명예의 전당과 영광의 멍에


 불꽃처럼

Emotions 25. 감사 gratia 흔해도, 흘러 넘쳐도 좋은

Emotions 26. 겸손 humilitas 존엄성을 짓는 중용의 겸손

Emotions 27. 분노 indigmatio GOAT 말고 G.O.A.T

Emotipns 28. 질투 invidia 사랑 심은 곳에 질투난다

Emotions 29. 적의 ira 정의 아닌 적의 없는 용서

Emotions 30. 조롱 irrisio 정정당당하게 롱런

Emotions 31. 욕정 libido 사랑과 감사의 배당금으로

Emotions 32. 탐식 luxuria 마음의 입맛을 돋우다

Emotions 33. 두려움 metus 쉼표와 음표가 공명하는 설렘



✅ 지난 포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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