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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아리다 Nov 02. 2023

타인은 공손이다 feat.구용구사

Emotions 35. 공손 humanitas

공손함 (humanitas)이나 온건함 (modestia)은 
사람들의 마음에 드는 일은 하고 
그렇지 않은 일은 하지 않으려는 욕망이다. 

<에티카> 스피노자



<공손> 무서운 타자에게 보내는 친절

스피노자의 말대로 공손함이나 온건함은 "사람의 마음에 드는 일은 하고 그렇지 앟은 일은 하지 않으려고 할 때'의 감정이다. 표면적으로 타인을 배려하는 공동체 의식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타인들, 혹은 공동체에 대한 공포가 드리우고 있는 짙은 그늘을 보아야만 한다. 

<강신주의 감정수업> p372-373


 도서

<인간 실격> 다자이 오사무

<다산의 마지막 공부> 조윤제

<존엄하게 산다는 것> 게랄트 휘터



 음악 & 뮤직비디오

Ruin_홍이삭 (타인은 지옥이다 OST)

Hellelujah_Jeff Buckley (인간실격 OST 메인테마곡)

오늘도 빛나는 너에게_마크툽 (MAKTUB  feat. 이라온)





공손함은 '말이나 행동이 겸손하고 예의바름'을 의미한다. humanitas는'human'을 품고 있는만큼 '인간성, 인간다움, 인간애, 예의바름' 등을 뜻한다.


 

다산 정약용은 '예의란 다가갈 때와 물러날 때를 아는 것'이라고 했다. 요즘 말로 하면 눈치있고 센스있는 태도다. 공손함이란 그러한 태도인 것이다. 그러나 스피노자와 <강신주의 감정 수업>에서 말하는 공손은 그러한 예의를 갖추지 못하고 그저 남의 눈치만 보는 경우다. 



폐인이 되어버린 요조에 대해서 여전히 주변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알던 요조는, 정말이지 순수하고, 자상하고, 술만 마시지 않는다면, 아니 마셔도... 하나님처럼 좋은 사람이었어요." 하나님도 모른다, 부처님도 모른다, 우리 요조의 공포와 외로움을.

<강신주의 감정수업> p373



좋은 사람 혹은 착한 사람 콤플렉스가 있다. 착한 아이 증후군이라고도 한다. '남의 말을 잘 들으면 착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강박관념이 되어 버린 증상'이다. 이것이 눈치만 보는 공손함의 댓가다. 이는 타인들이 자신을 지배하고 있는 상태다. 사르트르의 말처럼 타인은 지옥이 되는 것이다. 



사르트르는 '타인은 지옥'이라고 말했던 적이 있다. 그러니까 타인은 자신이 어찌할 수 없는 자유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강신주의 감정수업> p369



Ruin_홍이삭 (타인은 지옥이다 OST)



순종적이기만한 공손은 이렇듯 다가갈 때와 물러날 때를 알지 못해 타인의 지옥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 부끄럼 많은 생애를 살았다는 요조는 모든 것이 타인의 기준에 맞춰져 있었고, 자신의 욕망은 부끄러운 것이었다. 마음을 다해 정성을 들인 공손이 아니라 타인만 존재하는 공손이었던 셈이다.


나를 지킨다는 것은 외부의 모든 자극을 막고자 스스로를 비우는 고립이 아니다. 
내부를 좋은 것으로 채워나가는 것이다.

<다산의 마지막 공부> 조윤제



퇴계 이황이 평생 새벽마다 탐독했던 책이자, 다산 정약용이 생의 마지막에 붙들었던 책이 바로 <심경>이었다고 한다. 조선 최고의 학자들도 도달하고자 했으나 통달하지 못한 분야가 바로 '마음'이었던 모양이다. 


심경에는 '인간의 마음은 늘 휘청거리니 그 중심을 단단히 붙잡아야 한다'라는 말이 있다. 인간에게는 중심이 있어야 한다는 말은 의로움, 인자함, 치우치지 않음, 바름을 의미하는 '도심'과 고요하고 평온한 마음으로 세상의 근본 도리를 지키는 '중용'이 있다. 시대를 대표하는 독일의 지성인이라 꼽는 게랄트 휘터도 <존엄하게 산다는 것>에서 '자신의 존엄성을 인식하게 된 인간은 결코 현혹되지 않는다'고 했는데, 존엄이란 곧 인간이 붙잡아야 하는 자신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다. 



만약 행복도 불행도 없이 살아온 요조가 자신의 존엄을 인지했더라면 어땠을까 생각해 본다. 모든 것은 지나가더라도, 순간 순간을 소중하게 살아갈 수 있지 않았을까. 타인이 천국까지는 아니더라도 타인과 함께 살아가는 기쁨을 조금이라도 누릴 수 있었을지 모른다.



모든 것은 지나간다는 것.
제가 지금까지 아비규환으로 살아온 소위 '인간'의 세계에서 단 한가지 진리처럼 느껴지는 것은 그것뿐입니다.

<인간 실격> 다자이 오사무




Hellelujah_Jeff Buckley (인간실격 OST 메인테마곡)



공손하되, 남의 말을 따르는 것이 아닌 나의 마음이 스스로 행하는 공손함은 필요하다. 예기와 논어에 나오는 '구용구사'에도 손가짐과 모습에 공손함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구용구사의 내용에 마음을 담아서 공손하게 마무리해 봅니다! :)




구용구사 (九容九思)


구용 九容

족용중 (足容重) : 걸음걸이를 무겁게 하라. 

수용공 (手容恭) : 손가짐을 공손히 하라. 

목용단 (目容端) : 눈가짐은 단정히 하라

구용지 (口容止) : 입은 조용히 가지라

성용정 (聲容靜) : 말소리는 조용히 하라

두용직 (頭容直) : 머리 가짐을 항상 곧게 하라

기용숙 (氣容肅) : 숨쉬기를 정숙히 하라

입용덕 (立容德) : 설 때는 덕스럽게 하라

색용장 (色容莊) : 얼굴 모습은 장엄하게 하라


구사 九思

사사명 (視思明) : 보는 데는 밝게 할 것 (편견없이 보라는 의미)

청사총 (聽思聰) : 듣는 데는 총명스럽게 할 것

색사온 (色思溫) : 안색은 온화하게 할 것

모사공 (貌思恭) : 모습은 공손히 할 것 (단정하게 하라는 의미)

언사충 (言思忠) : 말하는 데는 충을 생각할 것

사사경 (事思敬) : 일하는 데는 경건을 생각할 것

의사문 (疑思問) : 의문이 있을 때는 물을 것

분사난 (忿思難) : 성나는 것은 참을 것

견의사득 (見得思義) : 이득은 의로운 것을 먼저 생각할 것 




오늘도 빛나는 너에게_마크툽 (MAKTUB  feat. 이라온)


별빛이 내린 밤

그 풍경 속 너와 나

날 새롭게 하는

따뜻하게 만드는

니 눈빛 니 미소

영원히 담아둘게

너로 가득한 맘

널 닮아가는 나

날 위한 선물

꿈보다 더 아름다운

서로의 품에서

끝 없는 밤을 걷자

나의 모든 날들을 다 주고싶어

내 이 맘을 모두 전하고 싶어

잠들지 못한

푸른 바람들

이렇게 밝게 이 밤을 비춰

너와 작은 일상을 함께 하는게

내 가장 큰 기쁨인걸 넌 알까

내 세상 속에

넌 빛이 되어

지금 모습 그대로 내 곁에만

행복이 짙은 날

어둠이 없는 밤

같은 맘 속에

같은 꿈이 피어난 건

우리의 정해진

운명이 맞닿은거야

나의 모든 날들을 다 주고싶어

내 이 맘을 모두 전하고 싶어

잠들지 못한

푸른 바람들

이렇게 밝게 이 밤을 비춰

너와 작은 일상을 함께 하는게

내 가장 큰 기쁨인걸 넌 알까

내 세상 속에

넌 빛이 되어

지금 모습 그대로 내 곁에만

내게 온 너란 빛이 눈 부셔도

네 앞에서 한 순간도 눈 감지 않아

다가올 시간도

계절의 바람도

널 데려가지 못하게

내가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

더 아름답게 널 안을 수 있게

잠들지 못한

잠들 수 없는

바람들이 널 부르고 있어

언제까지나 너와 함께 할거야

내 마지막 숨결도 너일거야

내 세상 속에

넌 빛이 되어

지금 모습 그대로 내 곁에만



스피노자의 48가지 감정 카테고리
(감정의 포스팅 순서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 땅의 속삭임
1. 비루함(낙담)  2.자긍심  3. 경탄  4. 경쟁심  5. 야심 6. 사랑 
 7. 대담함  8. 탐욕  9. 반감  10. 박애 11. 연민  12. 회한

� 물의 노래 
 13. 당황 14. 경멸 15. 잔혹함 16. 욕망  17. 동경  18. 멸시 
19. 절망  20. 음주욕 21. 과대평가  22. 호의  23. 환희  24. 영광

� 불꽃처럼
25. 감사 26. 겸손 27. 분노 28. 질투 29. 적의 30. 조롱
31. 욕정  32. 탐식 33. 두려움 34. 동정  35. 공손 36. 미움 

� 바람의 흔적
37. 후회  38. 끌림  39. 치욕  40. 겁 41. 확신  42. 희망 
 43. 오만  44. 소심함 45. 쾌감 46. 슬픔 47. 수치심 48. 복수심

48가지 감정은 스피노자의 에티카를 바탕으로 한 <강신주의 감정수업>의 목차를 따랐으며,
감정에 관한 포스팅은 도서 내용과 별개로 헤아리다가 선정한 음악과 이야기로 진행됩니다.




✅ 이전 포스팅


48가지 감정 위로 음악은 흐르고

48 Emotions <Prologue>


� 땅의 속삭임

Emotions 01.비루함, 낙담(adjectio) 자존감을 회복할 때

Emotions 02. 자긍심 acquiescentia in se ipso '당당히 할 수 있다'는 단단한 믿음

Emotions 03. 경탄 admiratio 익숙하면서도 낯설게

Emotions 04. 경쟁심 aemulatio '권투 말고 건투를 빌며' 

Emotions 05. 야심 ambitio 야생의 생명력으로 야심차게

Emotions 06. 사랑 amor  마주 잡은 은유의 기쁨

Emotions 07. 대담함 audacia 무모한 질문에 대한 무한한 대답 

Emotions 08. 탐욕 avaritia 갈망할수록 갈증나는

Emotions 09. 반감 aversio 'Make it better'

Emotions 10. 박애 benevolentia 'We are so beautiful'

Emotions 11. 연민 commiseratio 사랑이라 믿었던 연민

Emotions 12. 회한 conscientioe 오지 않은 슬픈 나날의 두려움


� 물의 노래

Emotions 13. 당황 consternatio 연습은 실전처럼 실전은 연습처럼

Emotions 14. 경멸 contemptus 꽃 향기만 남기고

Emotions 15. 잔혹함 crudelitas 진심으로 빌게

Emotions 16. 욕망 cupiditas 욕망한다 고로 존재한다

Emotions 17. 동경 desiderium 희망의 세기를 향해

Emotions 18. 멸시 despectus 본질 속 카프카적 진주처럼

Emotions 19. 절망 desperatio You Raise Me Up

Emotions 20. 음주욕 ebrietas 디오니소스와 예술 한 잔

Emotions 21. 과대평가 existimtio 이미 내 안에 모든 것이

Emotions 22. 호의 favor 호의는 권리인가 호감인가

Emotions 23. 환희 graudium 가슴이 소리치는 환호

Emotions 24. 영광 gloria 명예의 전당과 영광의 멍에


 불꽃처럼

Emotions 25. 감사 gratia 흔해도, 흘러 넘쳐도 좋은

Emotions 26. 겸손 humilitas 존엄성을 짓는 중용의 겸손

Emotions 27. 분노 indigmatio GOAT 말고 G.O.A.T

Emotipns 28. 질투 invidia 사랑 심은 곳에 질투난다

Emotions 29. 적의 ira 정의 아닌 적의 없는 용서

Emotions 30. 조롱 irrisio 정정당당하게 롱런

Emotions 31. 욕정 libido 사랑과 감사의 배당금으로

Emotions 32. 탐식 luxuria 마음의 입맛을 돋우다

Emotions 33. 두려움 metus 쉼표와 음표가 공명하는 설렘

Emotions 34. 동정 misericordia 티파니에서 동병상련



✅ 지난 포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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