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서평을 쓸까? 가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곤 한다. 읽는 데에 그치지 않고 서평을 쓴다는 건 분명 머리를 쥐어짜는 고통을 수반한다. 때때로 읽기 싫고 쓰기 싫어 책 언저리를 서성거리거나 다른 곳에 한 눈을 팔기도 한다. 하지만 무언의 힘이 내 마음을 다시 원위치시킨다. 내 생에서 경험해보지 못하고 끝날 수 있는, 책 안의 수많은 세계가 너무나 흥미롭고 궁금해서이다. 이왕 읽는 책, 음식처럼 잘근잘근 씹어 내 몸과 마음에 흡수시키고 음미하고 싶어 진다. 그러기 위해서는 '잘 써야 한다'는 부담감을 내려놓아야 한다.
작년 6월, 브런치 작가가 되고 <서평 에세이>라는 콘텐츠로 글을 발행하기 시작했다. 주 1권 이상의 책을 읽고 서평을 쓰는 것이 나만의 원칙이었다. 그렇게 시작되어, 작년 연말 <서평 에세이> 2021 책 25 도서목록을 정리하며 뿌듯해하던 기억이 난다. 올해에도 <서평 에세이>라는 매거진으로 쭈욱 글을 써오다가 이달 초 <옥돌의 서평집>으로 이름을 바꿨다. 독후감과 서평 사이에서 개인적인 소감을 일정 부분 기록하고 싶었던 마음이 해소되고 나니, 본격적으로 서평의 형식을 갖춰 쓰고 싶었다. 나름의 변화와 성장의 과정을 거치며 올 한 해도 <옥돌의 서평집> 2022 책 47 도서목록을 정리하는 마음이 기쁘다.
도서목록의 책 한 권 한 권에 서평 링크를 달며, 책모임에서 뜨겁게 토론하던 시간들도 새록새록 떠오른다.혼자만의 의지로 루틴을 유지하는 일이 쉽지 않아 지속적으로 다양한 책모임에 참여했다. 물론 책을 읽은 후에 서평을 꾸준히 쓰는 일은 온전히 내 의지가 필요했다. 다행히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고, 책에 대한 애정이더욱 깊어졌다. 내년 한 해는 또 어떤 책을 만나게 될까? 새해에도 도서 선정에 대한 고민은 없다. 올해보다 배가 된 책모임에서 매달 5~6권 정도의 도서목록이기다리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