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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회 습작 Sep 26. 2023

명령 에너지 그리고 복잡한 일의 대처법

HBR 구독에서 일상 활용으로

HBR 9-10월호가 출간했고, 늘 그렇듯이 읽고 배운 내용에 대해 '자기화한 지식 기록'을 남깁니다. 이 글은 <불안한 마이크로매니저>를 읽고 쓰는 지식 기록입니다.


셀프 스타터 부족에 대한 관리자의 반응

기사의 시작은 꽤 흥미로운 문장입니다.

여러 기업과 일하면서 나는 관리자가 팀에 '셀프 스타터(자발적으로 행동하는 사람)'가 없어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저 역시 '셀프 스타터'는 정말 희귀하다고 느꼈고, 그에 대해 한동안 지인들과 대화를 나누며 생각을 키운 일이 있습니다. 그 결과로 (제가 만든 조직이 아닌) 불특정 다수가 모인 조직에서 '셀프 스타터'를 기대하기보다는 발견하면 잘 살려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자는 신경심리학자 출신의 창업자답게 연구 결과를 공유합니다.

팀 내 상호작용을 분석해 보면 그런 불평을 하는 관리자는 너무 많은 질문을 하거나 너무 자주 확인하거나 너무 많은 조언을 주는 등 직원을 마이크로매니징하는 경우가 많다.

인지하지 못하던 현상을 말하고 있어 굉장히 흥미롭습니다.


명령 에너지: 명령과 규율을 기대하는 감정 에너지

저자는 처음 보는 '명령 에너지'란 개념을 소개합니다.[1]

내가 '명령 에너지'라고 부르는 스타일은 여전히 만연해 있다. 상사가 대놓고 "이걸 당장 하세요!"라고 명령하지는 않지만 내가 책임자이고 당신은 내 방식대로 하게 될 거라는 신호를 분명하게 보내는 감정 에너지를 전달하는 식이다.(나는 육아와 남녀관계에서도 이런 경향이 있다고 본다.)

저 역시 분명하게 가정과 직장에서 '명령 에너지'의 존재와 작용을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다만, 그걸 부를 이름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을 뿐이죠. 다시 기사를 보겠습니다.

명령 에너지는 이론적으로 훌륭해 보인다. 내가 당신을 다르게 만들 수만 있다면 나는 내가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있다. 얼마나 효율적인가!

제가 개성이 중요한 가치란 사실을 깨닫는 데에는 꽤 긴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그전에는 스스로를 효율주의자였다고 말할 수 있을 듯합니다.

그리고, 제가 개성을 발견하는 데에는 지속 가능하지 않은 스스로의 통제 방식을 극복하려는 시도가 있었기에 다음 문장은 너무나도 쉽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신경학적으로 그런 통제가 지속될 수 없다는 점이다. 인간의 두뇌는 독립성을 지향한다. <중략> 복외측 전두엽 피질, 뇌섬엽 같은 뇌의 영역은 사람들이 타고난 자아감을 자극해 자기만의 취향을 갖고 스스로 선택하고 자신의 욕구를 표현하게 만든다. 인간 본성을 거스르는 싸움은 실패하게 마련이다.


위임의 필요성과 일의 복잡성

소프트웨어 개발 경험 때문에 위 내용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소프트웨어 구성에 대한 한 가지 기법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바로 복잡도와의 전쟁을 선포했던 스프링 프레임워크로 인해 유명해진 IoC(Inversion of Control) 혹은 Dependency Injection 기법입니다.


마이크로매니저는 프로그램으로 비유하면 Main에서 모든 통제 코드를 확인하는 방식입니다. 일이 작을 때는 잘 통합니다. 예를 들어 건물 하나로 구성된 식당이라면 부지런하고 동기 부여된 오너 사장님 통제가 높은 서비스 품질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식당이 여러 지역에 나뉘어 존재한다면 가능할까요? 방법을 바꾸어야 합니다.


IoC는 일종의 위임을 통해 복잡도를 제어하기 위한 개념이자 소프트웨어 설계 패턴이라 할 수 있습니다.

프로그램의 복잡도는 사람의 일이 가진 복잡도를 표현하면서 생겨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굳이 코드가 아니라 사람이 하는 일도 마찬가지의 양상이 펼쳐진다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기사의 내용과 소프트웨어에서 복잡도를 풀어가는 방식이 연결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신경심리학자가 경영지에 쓴 글을 소프트웨어 개발자 출신 경영자가 읽으니 초점이 다소 벗어난 듯도 합니다. 글이 길어질 듯하여 나머지 내용은 뒤로 미룹니다.


주석

[1] 글을 쓰는 현재시점에서 구글링 해도 아무런 결과가 없습니다.


지난 HBR 활용기사

1. 사분면 혹은 매트릭스 활용하기

2. 피터 드러커의 <경영과 세계 경제>를 읽고

3. 스포츠 경기장에서 비즈니스로

4. 하이브리드 근무 시대 조직문화 구축 노하우

5. 가치와 믿음 그리고 가치정렬 프로세스

6. 기업의 열망을 구성원들에게 배양하기

7. 단절의 시대, 끊임없이 진화하라

8. 미래에서 현재로 역행하며 비전 세우기

9. 포뮬러원 감독에게 배우는 5가지 리더십 교훈

10. 좋은 후원자가 되는 법 활용

11. 옳고 그름보다는 상충관계로 보기

12. 전략과 원칙의 의미와 활용

13. 목적은 믿음의 차이를 극복하는 개념

14. 현명한 업무 설계를 돕기

15. 비허가형 기업 만들어가기

16. 작명에 대한 기록에서 보물을 발견하다

17. 위대한 리더는 무엇이 다른가

18. 가격 책정 패러다임을 확장하라

19. 세계 최대 규모의 완전 원격근무 기업 CEO에게 배우기

20. 분노의 시대에 경영하기

21. 자동화는 생산성보다 유연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22. 진격을 위한 비허가형 기업

23. 좋은 직업이란 무엇인가?

24. 인간의 얼굴을 한 AI

25. 프랭크 게리가 기한과 예산을 맞추는 법

26. 항상 이기도록 도와주는 4가지 옵션

27. 협상의 자리에서 '하지만'을 들어내라

28. 직장에서의 뉴로테크

29. 근로시간이 곧 업무성과라는 착각에서 탈출하기

30. 저임금 노동자를 무시할 때 치르는 값비싼 대가

31. 좋은 일자리 만들기의 장애물

32. 직원들이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33. 혁신이 파괴적일 필요는 없다

34. 덜 명령하면서 더 힘을 실어주는 리더가 되기

35. 다양한 상황에 적응하기 위한 '급진적 선택성'

36. 우리가 모르는 미세 스트레스의 해악

37. 불확실성 속에서 성장에 투자하기

38. 성장 지향적이고 비용 효율적인 조직 만들기

39. 중간관리자 혹은 시니어 개발자를 격려하라

40. 따를 만한 리더가 되는 법

41. AI 통합, 앞서가는 회사는 무엇을 알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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