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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HBR 기사 <급진적 선택성>을 읽고 배운 점을 기록합니다. 기사에서 강조된 문구가 대략의 배경을 설명합니다.
한 가지 미래 시나리오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구체적 옵션을 개발하는 것만으로는 더 이상 충분하지 않다. 어떤 새로운 현실 상황에서든 빠르게 적응하고 성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내용 요약 부분을 먼저 살펴보면, 급진적 선택성이라는 생소한 개념의 등장 배경은 이렇습니다.
디지털 혁신으로 비즈니스 모델이 재구성되면서 시간이 단축되고 변화의 속도는 계속해서 빨라지고 있다. 기후 변화, 지정학적 분쟁 및 사회적 양극화로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른 문제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비즈니스 리더는 몇 안 되는 그럴싸한 미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옵션 중에 골라야 합니다. <중략> 지금의 비즈니스 모델을 수행하면서도 다른 많은 옵션을 탐색해야 한다는 뜻이다.
저자들이 제시하는 해결책이 바로 '급진적 선택성'입니다.
저자들은 현대의 기업 환경은 급진적 선택성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합니다.
기업은 급진적 선택성을 받아들여 불확실성을 방해적인 위험이 아니라 잠재적인 이점의 원천으로 전환하며 어떤 미래 상황에서도 번영할 수 있다.
HBR이 주로 MBA에 배경을 두지만 다른 맥락으로 제가 다루었던 내용들과도 일맥상통합니다. 최근에 쓴 <로드맵 전환 과정에서 모호함 다루기>와는 놀랍게도 닮은꼴로 보입니다. 다만, <로드맵 전환 과정에서 모호함 다루기>는 프로덕트 매니저 관점이란 차이가 있죠. 하지만, 프로덕트가 무언가를 따져 물으면 유사성은 분명해집니다. 프로덕트란 기업이 경쟁력을 구가하기 위해 자산의 한 가지 형태이고, 자산에 대한 통제력이 확보될수록 기업의 경쟁력을 커질 수 있습니다. 다만, 구조적으로 그렇다는 말일뿐 기업에서 '프로덕트'라는 인식이 없다면 해당 기업의 현실에서 둘을 연결하는 일은 무리라고 봅니다.
한편, 다양한 선택지를 준비한다는 점에서 <전략적 로드맵>과도 연결 지을 수 있습니다.
다시 기사로 돌아가 저자들이 급진적 선택성이 강요되는 환경 변수로 다음과 같은 현상을 언급합니다.
인공지능과 같은 디지털 혁신이 비즈니스 모델 재구성에 필요한 시간을 단축시켜 변화 속도가 빨라진다
기후 변화, 지정학적 갈등 및 사회적 양극화 등으로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이 심해지고 있다
사전적 설명이 어렵고 사후적으로만 인식할 수 있는 일이 늘고 있다
투자자들은 점점 더 단기 수직을 요구하고, 차별화된 성장 여부에 따라 장기적 수익이 결정되는 모순적 목표
저자들이 제시한 다섯 가지 항목은 앞서 도식으로 인용한 <전략적 로드맵>의 실천 방안이라고 불러도 좋을 듯합니다.
첫 번째는 '생각한 다음 행동하는 것에서 행동하면서 생각하는 것으로'입니다. 저에게는 자동으로 'Planning over Plan'을 떠올리게 하는 문장입니다. 10년 이상 익혀온 습관이죠.[1]
이점에 대해서는 저자들과 제 생각은 완전히 일치하는 듯합니다.
빠르게 변화하고 불확실한 환경에서는 생각과 행동의 벽을 허물어야 한다. 행동은 분산돼 실체화된 생각의 한 방식으로 인식돼야 한다. <중략> 일방적인 제안을 대화로 전환하고, 사업 활동에 비해 '오프 사이드'인 저비용 실험을 구상하고 실행하는 것이다.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 CEO 사임 여부 투표 등 직감적인 아이디어를 트위터에 쏟아낸 행동이 많은 비판을 받기는 했지만 이런 비판과 부정적 결과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힌트를 찾을 수 있다. <중략> 기존에 루틴으로 굳어져 있던 행동(기업 커뮤니케이션)을 탐사와 발견 활동(생각하자마자 시도해 보기)으로 변환해 격동의 시기를 헤쳐 나갈 수도 있다.
한편, <진격을 위한 비허가형 기업>을 보면 이를 구체적으로 실현한 사례를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적합성 추구에서 선택성 창조로'입니다. 제가 '창발성' 그리고 '천천히 생각하고 빠르게 행동한다'는 표현으로 규정하는 행동 양식과 일맥상통합니다.
적합성을 추구해서 효율성을 얻는다면 여기에는 유연성을 포기하는 대가가 따른다. 불확실성과 변화의 시대에는 선택성이 매우 중요해진다.
모호함을 포함시켜 로드맵을 세운다는 점에서는 다시 <로드맵 전환 과정에서 모호함 다루기>편이 떠오르죠. 관련 사례로 알리바바를 예로 듭니다. 중국에 살았던(2016년 ~ 2019년) 터라 꽤 공감이 갑니다.
어떤 모델이 승자가 될지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했다. 그래서 비즈니스를 이 3 자기 옵션으로 나눈 뒤 어떤 모델이 우세한 지 명확해지면 빠르게 재가동할 수 있도록 모든 옵션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예전에 지인들과 친환경 차량에 대해 전기차는 물론 수소차까지 모두 투자하는 현기차의 독특함을 논한 적이 있는데, 현기차도 선택성을 강조한 결과란 생각이 듭니다.
선택성을 강화하기 위해 기업은 처음에는 실패한 것처럼 보이는 아이디어를 폐기하지 않고 유지해야 한다. 환경이 바뀌거나 다른 혁신과 연계할 경우 유용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탐색 '대' 활용에서 활용 '중' 탐색으로'입니다.
기업은 기존의 우위를 극대화하고 새로운 이점을 탐색하기 위해 투자해야 한다. <중략> 급진적 선택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 균형을 최적화하는 것이 아니라 깨뜨려야 한다. 기존의 우위를 활용하는 동시에 새로운 우위를 탐색해야 한다. 기업은 '다손잡이polydextrous'라고 부를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현재 시장에서의 기존 우위를 활용하면서 다양한 미지의 미래 가능성을 추구할 수 있는 능력이다. 상충하는 활동을 균형 있게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통합해 혁신의 경제성을 높이는 시너지를 창출하고 기존의 탐색과 활용을 분리해 발해했던 비용, 지연 및 실패를 줄이는 것으로 목표가 바뀌어야 한다.
캐시카우와 연구 개발 혹은 성장 동력을 구분하는 식이 아니라 이를 통합해서 혁신을 창조하라는 의미로 이해했습니다. 제가 '디지털 코어'라고 부르는 개념이 이를 실천하기 위해 프로덕트의 개념적 원형이고, <Cloud Native 승자는 집적이 가능한 개발 조직>에 쓴 내용이 다손잡이 역량을 만들기 위한 기초적인 아이디어란 생각을 해 봅니다.
네 번째는 '시장 세분화에서 매스 커스터마이제이션Mass Customization으로'입니다.
아마존 등의 플랫폼 기업은 단순히 평균에 의존해 고객의 취향을 예측할 필요 없이 각 고객과 사례에 개별적이고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중략> 이동할 조건부 확률 등의 행동 데이터를 살펴보면 개인에 대해 보다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기업은 더 이상 이론적인 시장 영역이 아니라 목표로 삼은 개별 소비자 또는 조직의 관심과 지출 가능한 현금을 두고 경쟁한다.
<우리가 시도하는 추적성은 무엇인가?>편에서 사용자를 추적하는 요소 기술에 대해 쓴 일이 있습니다. 당연히 매우 공감하는 맥락입니다. 이를 다른 기업에 적용한다고 생각할 때 가장 큰 장벽은 먼저 타당성을 분석하려는 사람들이 자꾸만 사고 실험으로 실행을 막는다는 점입니다. 기술을 제대로 활용해야 한다는 제약이 있지만, 과거 경험으로 적합성을 따지기보다는 실행을 하며 익혀야 합니다.
매스 커스터마이제이션은 고객의 잠재적 필요에 맞춰 선제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HB와 브라더Brother사 모두 프린터에서 '잉크 부족' 신호가 발생하면 자동으로 교체용 토너를 고객에게 배송하는 것이 그 예다.
다음 내용은 시장 세분화라는 가상의 개념을 견고하게 머릿속에 구축한 회사와 달리 급진적 선택성으로 무장한 회사가 가진 이점을 설명하는 듯합니다.
넷플릭스를 보며 보내는 밤과 해산물 레스토랑에서 보내는 밤이 경쟁하는 것이다. 두 업체 모두 특정한 시간대와 가치에 부합하는 여가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다섯 번째는 '기업에서 생태계로'입니다. 추가 설명이 필요 없는 표현이 아닐까 싶습니다.
역동적이고 불확실한 경쟁 시대에는 독점적 자산을 소유하는 것이 오히려 불리한 상황으로 쉽게 바뀔 수 있다. 진부해질 위험이 높아지고 유연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우리 회사도 북경에서 돌아온 직후 OSS 활동으로 시작부터 생태계를 고려하여 경영하고 있습니다.
저자들은 몇몇 기업의 사례에서 방향성을 찾을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첫 번째는 '외재적 복잡성을 수용하라'는 조언입니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해 옵션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비싸고 불편하게 여겼던 다양성을 유용한 정보의 원천으로 전환해야 한다. 기업은 일상화된 업무와 고객 상호작용을 학습 기회로 삼아야 한다. 업무나 상품을 표준화하면 새로운 아이디어를 촉진하는 다양성을 억제하는 역효과가 난다. 대신 기업은 디지털 존재감과 학습 알고리즘을 활용해 고객과의 상호 작용에서 얻은 교훈을 수집하고 처리해야 한다.
고객 상호작용을 업무 활동에 긴밀하게 연결할 수 있는 개념인 '디지털 코어'를 떠올리게 합니다. 회사의 생존을 위해서 부품 자산화와 견고한 API 등을 고민했던 부분이 개념적으로는 '왜재적 복잡성'을 통해 옵션을 늘리는 일이었다니 신기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두 번째는 '콜센터 운영을 예로 살펴보라'입니다.
단순한 오퍼레이션 업무에 불과한가? 아니다. 통화 한 건을 녹취, 분석, 분리하고 패턴을 식별하는 알고리즘을 활용해 부호화하면 가치 있는 데이터를 생산할 수 있고, 보다 나은 고객 지원 경험, 콜센터 직원 교육 및 개선된 상품을 설계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머릿속에 다양한 아이디어가 떠다닙니다. (우리 회사 말고 소비자 대응하는 기업에서) 당장에 효과를 낼 수 있는 일로 콜센터 업무를 외주로만 두지 말고, 해당 기록을 두레이와 같은 협업 도구와 연결해 프로세스 개선을 일상화할 수 있다면 막강한 힘을 갖게 될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저자들은 이미 저와 똑같은 생각을 구현한 사레를 전합니다.
소비자들이 흔히 사용하는 다른 소프트웨어 및 협업 도구와 최고 수준의 통합을 제공해서 소비자가 어떤 문서나 파일을 저장하고 어떤 활동을 하는지 유형을 파악하고 사용자의 작업 흐름을 원활하게 한 덕분이다.
세 번째는 '탐색과 실행을 한꺼번에 하라'입니다.
선택성의 경제적 효과를 높이려면 단순히 탐색과 실행을 긴밀하게 통합하는 것을 넘어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 이들 사이의 공간적, 시간적 경계를 허물어야 한다는 의미다. 연속적이고 역동적인 단일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직원 개개인이 언제든 탐색과 실행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 목표다.
예전에 일론 머스크의 주총 영상을 보며 전기차와 OTA를 완벽하게 통합한 업적에 존경을 표했던 일이 떠오릅니다. 기사 내용에 공감하지만 실천이 얼마나 어려운 지를 느끼면서 읽은 것이죠.
저자들은 또한 이렇게 주장합니다.
단순히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변화에서 정보를 채굴하는 것을 넘어서 직원들이 새로운 가능성을 시험해 볼 수 있도록 기존 프로세스에 여유 공간을 만들어 인공적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HBR 기사 <진격을 위한 비허가형 기업>과 우리 회사의 유사 사례를 글로 썼던 <비허가형 기업 만들어가기>편이 떠오르는 내용입니다.
한편, 기사는 넷플릭스 추천 엔진 사례에 대한 설명과 함께 다음과 같이 예시를 들고 있습니다.
고객의 탐색 과정을 지원하고 형성해 수익을 창출하라. <중략> 하지만 고객의 고유 탐색 과정에서 직접적으로 교류하는 기업은 거의 없다. 고객의 탐색 요구를 충족시켜 다양한 가치 창출 방안을 도출해 낼 수 있다. 고객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찾는 과정을 도우면서 고객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알 수 있고, 기업 자체적인 탐색 과정에서 중요한 인풋으로 사용할 수 있다. <중략> 고객의 탐색 과정에 직접 개입하며 과정을 변화시킬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자포스Zappos 등의 패션 전자상거래 웹사이트는 '같이 입기wear ti with' 또는 '룩 완성complete the look' 추천 기능을 통해 고객이 고른 옷에 맞춰 다른 상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한다. 이런 방식으로 고객이 만족할 확률을 높여 우리 회사가 추구하는 모든 옵션의 잠재적 수익을 높일 수 있다.
저자들은 급진적 선택성을 추구하는 기업이 갖출 요소를 3가지로 정리합니다.
조직의 유동성
인간과 기술의 파트너십
미래지향적 성과 지표
먼저, 조직의 유동성을 만들기 위해서는 생물학적 필수 복잡성 법칙law of requisite complexity에 부합하도록 기업의 조직 구성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정적인 조직 구조가 아니라 빠르게 재구성할 수 있는 다중 네트워크 형태의 조직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이런 방식을 통해 다양한 옵션을 열어 둘 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그룹의 학습 경험을 활용해 새로운 옵션을 창조할 가능성을 높인다. <중략> 변화하는 상황에 맞는 역할, 구조, 프로세스가 보텀업 방식으로 생성될 수 있는 지속적 변화 모델이 돼야 한다.
다음으로 인간과 기술의 파트너십은 경험이 부족해 완전히 와닿지는 않지만 방향성은 동의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패턴 인식이나 최적화 등에 기반을 두고 업무 루틴을 담당하며 보다 창의적인 업무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계의 도움이 필요해질 것이다. 예를 들어 생성형 AI툴을 사용해 그래픽 디자이너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으며 <중략> 직원들은 완전히 새로운 가능성을 상상하거나 윤리적 사고나 공감 능력이 필요한 업무 등 인간의 인지능력이 필요한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마존은 '운전대에서 손 떼기Hands Off the Wheel'라는 철학 아래 재고 관리 및 가격 측정 관련 결정을 자동화했다.
더불어 이전에 썼던 <AIoT의 등장과 Linguistic Self의 활용>편에서 인용한 '새로운 관계 맺기'가 그대로 연상됩니다.
기계와 인간 간 시너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인지능력이 필요한 업무를 적절하게 분배하고, 알고리즘 프로세스에 대한 효과적인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인간과 기계 사 전혀 다른 계산 용량과 이해 기능에 부합하는 인간과 기계 사이 인터페이스를 창조할 수 있도록 조직 구조를 근본적으로 재고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미래지향적 성과 지표에 대해 저자들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여러 옵션은 특정한 상황적 조건에서만 가치가 생기며 대개 가치가 생길 때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따라서 단기적 시각은 언제나 선택성의 가치를 과소평가할 것이다. 시장 점유율, 수익성 등 전통적인 집중 활용 지표를 넘어 새로운 지표가 필요하다. <중략> 예를 들어 3M은 '신제품 활성도 지수new product vitality index' 덕에 성공적인 혁신을 이룰 수 있었는데, 이는 5년 전만 해도 존재하지 않았던 제품이 전체 매출의 얼마만큼을 차지하는지를 추적하는 지표다.
[1] 계획에 안주(?)하려는 습성을 타파하기 위해 '천천히 생각하고 빠르게 행동한다'는 실천 지침을 만들어 왔습니다.
10. 좋은 후원자가 되는 법 활용
12. 전략과 원칙의 의미와 활용
14. 현명한 업무 설계를 돕기
15. 비허가형 기업 만들어가기
17. 위대한 리더는 무엇이 다른가
18. 가격 책정 패러다임을 확장하라
19. 세계 최대 규모의 완전 원격근무 기업 CEO에게 배우기
20. 분노의 시대에 경영하기
21. 자동화는 생산성보다 유연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22. 진격을 위한 비허가형 기업
23. 좋은 직업이란 무엇인가?
24. 인간의 얼굴을 한 AI
28. 직장에서의 뉴로테크
31. 좋은 일자리 만들기의 장애물
33. 혁신이 파괴적일 필요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