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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아리다 Nov 18. 2023

Catch me if  you can

Emotions 43. 오만 superbia



오만(superbia)이란
자신에 대한 사랑 때문에 
자신을 정당한 것 이상으로 느끼는 것이다. 

<에티카> 스피노자



<오만> 사랑을 좀먹는 파괴적인 암세포

'사랑한다'는 말의 동의어는 '알려고 한다'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제 모든 것을 알았다는 오만에 빠지는 순간, 그래서 더 이상 알 것이 없다는 오만이 생기는 순간, 우리는 더 이상 그것을 사랑하지 않는 것이다.

<강신주의 감정수업> p458



 영화

Catch Me If You Can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도서

<오만과 편견> 제인 오스틴

<위험한 관계> 피에르 쇼데를로 드 라클로



 음악 & 뮤직비디오

Baddie_IVE

Dancing With Your Ghost_SaSha Sloan

오만과 편견_지코 (feat. 수란)




오만은 '태도나 행동이 건방지거나 거만함 또는 그 태도나 행동'을 뜻한다. superbia 역시 '교만, 자만, 오만'등을 의미하고, '탁월함, 뛰어남' 등의 긍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하다. 영어로도 '지나친 자신감'을 표현하는 말이다. 탁월하지만, 그 탁월함이 에고에 의해 좀 넘치는 정도라고나 할까. 



오만이 때론 상대적인 감정일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누군가에게 그 탁월함이 오만으로 비칠 수 있고, 또 어떤 사람에게는 배울 점이 되기도 하니까 말이다. 타인을 그저 무시하는 '안하무인'격의 사람은 '열등감' 때문이지만, 오만 속에는 '우월감'이 자리잡고 있다. 어느 것도 과잉은 인간 관계 속에서는 별로 좋지 않다. 


오만이라는 감정은 자신이 어떤 것에 대해 항상 전지전능하다는 자신감에서 싹트는 법이다. 그래서 오만은 항상 비극으로 끝나기 마련이다. 누구보다 잘 안다고 생각하는 바로 그것이 자신의 전지전능을 비웃기라도 하는 것처럼 오만한 사람을 파멸로 이끌기 때문이다.

<강신주의 감정수업> p458


이런 유머가 있다. 어느 농장에 엄청나게 빠르게 뛰어다니는 닭이 있었다. 지나가는 남자가 입맛을 쩝쩝 다시며, 저걸 먹으면 힘이 좋아지겠다는 생각이 들어 주인에게 저 닭을 자신에게 팔라고 제안했다. 그러자 주인이 하는 말. "잡혀야 팔지요" 


그 닭이야 말로 얼마나 오만한지, 말그대로 'Catch me if you can'이다.

오만이 정당한 것 이상으로 자신을 생각하는 것이라면 남들보다 뛰어나라고, 꿈을 크게 가지라는 말과 다를 바 없고, 자신의 뇌를 속이라는 수많은 동기부여 이론과 무엇이 다른가. 그러면서도 우리는 오만에게만 유독 모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캐치 미 이프유 캔(Catch Me If You Can)을 보면 오만방자한 프랭크의 잘못된 행동이 오만하게 보이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골탕을 먹이는 행동을 통해 카타르시스와 해방감을 느낀다. 우리 안에도 우월감과 오만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 영화가 실화라는 사실을 알고 나면, 쯧쯧 혀를 차거나 혀를 내두를 수 있다. 



Baddie_IVE

Imma baddie baddie baddie

Pretty little risky baddie

뭐든 될 대로 되라지 Catch me if you can

Baddie baddie baddie

나는 없어 거기 이미

어차피 못 찾을 테니 Catch me if you can

Nothing like the regulars

내 DNA엔 blue blood runs

더 솔직하게 말해줘 착한 척은 지겨워

우리 앞에선 룰이

의미 없었어 굳이

유행이 돌고 돌아도 난 그 틀에 없어 이미

I wanna break I wanna kick

뛰어 놀래 시끄럽게

다채로운 매력 수많은 변칙 위에 더 빛을 발하지

답답한 건 벗어 던져

고개 숙일 필요 없어

Imma baddie baddie baddie

Pretty little risky baddie

뭐든 될 대로 되라지 Catch me if you can

Baddie baddie baddie

나는 없어 거기 이미

어차피 못 찾을 테니 Catch me if you can

And the fit pop like bubblegum

내 판단을 믿어 난

할말도 많아 참

모자이크 없이 Spit it out

난 즐겨 이 troublesome

그 누구도 Can’t bite me

원한다면 Come try me

언제든 You’re invited

난 thriller 속 villain

생각할 시간에 저지르는 게 my motto

Imma baddie baddie baddie

Pretty little risky baddie

뭐든 될 대로 되라지 Catch me if you can

Baddie baddie baddie

앞 다퉈 내 길을 막지

가뿐히 날아 오를 테니 Catch me if you can

Imma baddie baddie baddie

어딜 그리 바삐 가니

뭐든 될 대로 되라지 Catch me if you can

Baddie baddie baddie

나는 없어 거기 이미

어차피 못 찾을 테니 Catch me if you can

Imma baddie baddie baddie

어딜 그리 바삐 가니

뭐든 될 대로 되라지 Catch me if you can

Baddie baddie baddie

나는 없어 거기 이미

어차피 못 찾을 테니 Catch me if you can



예술이라는 영역에서는 오만이 필요하다. 자신의 생각과 상상을 극단으로 몰아가야 뭔가 색다른 작품이 나오기 때문이다. 내가 그 사람에 대해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 오만이라면, 내가 어떤 분야에 대해 안다고 생각하는 것 역시 오만이다. 헌데 '내가 모른다는 사실을 안다'는 초월의 경지에 이르기 위해서는 '내가 아는 것이 많다'는 과정을 반드시 거쳐갈 수밖에 없다. 자신의 세계를 넓혀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끊임없이 알아가면서 비로소 모르는 것 역시 많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테니까. 이렇듯 우리는 오만에 대해 편견을 갖고 있다. 우리가 조심해야 할 것은 오만보다 허영이다. 




내가 지금까지 읽은 바로 미루어 볼때, 오만이란 실제로 아주 일반적이라는 것, 인간 본성은 오만에 기울어지기 쉽다는 것, 실재건 상상이건 자신이 지닌 이런저런 자질에 대해 자만심을 품고 있지 않은 사람은 우리들 가운데 거의 없다는 것이 확실해. 허영과 오만은 종종 동의어로 쓰이긴 하지만 뜻이 달라. 허영심이 강하지 않더라도 오만할 수 있지. 오만은 우리 스스로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와 더 관련이 있고, 허영은 다른 사람들이 우리를 어떻게 생각해 주었으면 하는 것과 더 관계되거든.

<오만과 편견> 제인 오스틴



Dancing With Your Ghost_SaSha Sloan



사랑에 빠지는 것은 결코 굴욕이 아니다. 그렇지만 사랑을 굴욕으로 생각해썬 어떤 남자의 오만은 이처럼 비극적인 파장을 낳게 되었다. 그렇다.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려면 우리가 마지막으로 버려야만 하는 것이 바로 오만이다. 그것이 어떤 식의 오만이든지 간에 말이다. 어쩌면 <위험한 관계>가 보여주고자 했던 것은 바로 이것이 아니었을까.

<강신주의 감정수업> p456



<강신주의 감정수업>에서는 오만에 관한 예시로 피에르 쇼데를로 드 라클로의 <위험한 관계>를 가져왔다.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제작된 영화 <스캔들 : 조선남녀상열지사>가 이 소설을 변주한 작품이다. 스토리가 막장스러움도 있지만, 인간의 본능은 이런 막다른 골목에 들어섰을 때 처절하게 드러나는 법이기도 하다.



지코의 '오만과 편견'을 처음엔 제인 오스틴의 작품에서 떠올리려 했다. 그런데 가만히 가사를 보니, <위험한 관계>의 발몽 자작이 연상되는 부분도 있다. 오만과 <위험한 관계>가 무슨 관계가 있나 생각했는데 이 곡을 들으면서 납득이 조금 되었다.




오만과 편견_지코 (feat. 수란)

난 매사에 철저하고

냉소적이니까

여자에게 정 주는 건

소모적인 짓이야

도둑처럼 연애하는 저들 처지를 봐

다치지 않기 위해

서로가 거짓 돼야 해

그런 악조건 속에서 과감해지기란

쉽지 않아 낭만이란

덫에 뒷걸음치다

너와 부딪힌 찰나에 끝이 났지

그림이나 글로는

묘사 못하는 당시

용건 없는 전화를 걸고

시답지 않은 농담으로

유난을 떨고

남 얘기처럼 너와 내 사연을 놓고

친구 놈 반응 살피다

괜히 화색이 돌고

쪽 팔리는 것도 있지만

자기자신도

납득이 안 가는 게 사랑인가 봐

삶이란 게 참 그래

간절히 원하는 게

있어도 쉽게 가져다 주지 않아

Pride and prejudice

Tell me what is more important

내가 잘못 생각했었지

ain't nothing but love

사람은 변해 살면서

이랬던 적 없지

괴롭긴 해도

stay in your lane

인상피고 다정한 말투 연습

의도가 있던 여러 가지 우연들

첫눈에 반하면 현실적인 사람도

무모하게 바뀌어 내걸 얻으려고

색을 지우다 되려

번져버린 캔버스

덮었다가 펴도

같은 페이지 같은 대목

넌 존재만으로

내 삶에 자국을 냈고

난 그 자취를 쫓는 탐정이 됐어

내 사랑 노래는 꾸며 만든 판타지

근데 며칠 앓더니

책이나 영화 없이

그저 내 얘기를 담고 있네

겁이 난 건지

내가 못난 건지

결국 우린 가장 가까이

살면서 먼 사이로 지내

여지가 남은 나의 끝인사에

담담히 마침표를 찍은 너

널 과묵하게 사랑하면 안 됐어

슬픔은 머금을수록 넘치는 것

Pride and prejudice

Tell me what is more important

내가 잘못 생각했었지

ain't nothing but love

사람은 변해 살면서

이랬던 적 없지

괴롭긴 해도

stay in your lane

바쁘단 말로 무마했던

뜻 없는 만남들

충동적인 하룻밤 사랑도

사실 다 나의 오만함인 것 같아

Pride and prejudice

Tell me what is more important

내가 잘못 생각했었지

ain't nothing but love

사람은 변해 살면서

이랬던 적 없지

괴롭긴 해도

stay in your lane



오만은 '우리 스스로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의 감정이라는 제인 오스틴의 말에 공감한다. 우월감과 자존감이 얽혀 있다. 타인이 나의 우월감을 오만하게 볼 수도, 자부심으로 볼 수도 있다. 그건 전적으로 타인의 선택이다. 우리가 조심해야 할 것은 빈 깡통이 요란한 '허영'이다. 남이 나를 우월하게 봐주길 바라는 '열등감'이기 때문이다. 



내가 타인에게서 오만함을 느꼈을 때는 나의 그릇을 살펴봐야 한다. 타인의 우월감을 포용하지 못하는 편협함과 편견에 사로잡혀 있을지도 모르니. 결국 공자님의 말씀은 옳다. 


자왈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음을 걱정하지 말고,자기가 남을 알지 못하는 것을 걱정하라
子曰: "不患人之不己知, 患不知人也
자왈: "불환인지불기지, 환부지인야."

<논어> 학이편 16






스피노자의 48가지 감정 카테고리
(감정의 포스팅 순서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 땅의 속삭임
1. 비루함(낙담)  2.자긍심  3. 경탄  4. 경쟁심  5. 야심 6. 사랑 
 7. 대담함  8. 탐욕  9. 반감  10. 박애 11. 연민  12. 회한

� 물의 노래 
 13. 당황 14. 경멸 15. 잔혹함 16. 욕망  17. 동경  18. 멸시 
19. 절망  20. 음주욕 21. 과대평가  22. 호의  23. 환희  24. 영광

� 불꽃처럼
25. 감사 26. 겸손 27. 분노 28. 질투 29. 적의 30. 조롱
31. 욕정  32. 탐식 33. 두려움 34. 동정  35. 공손 36. 미움 

� 바람의 흔적
37. 후회  38. 끌림  39. 치욕  40. 겁 41. 확신  42. 희망 
 43. 오만  44. 소심함 45. 쾌감 46. 슬픔 47. 수치심 48. 복수심

48가지 감정은 스피노자의 에티카를 바탕으로 한 <강신주의 감정수업>의 목차를 따랐으며,
감정에 관한 포스팅은 도서 내용과 별개로 헤아리다가 선정한 음악과 이야기로 진행됩니다.




✅ 이전 포스팅


48가지 감정 위로 음악은 흐르고

48 Emotions <Prologue>


� 땅의 속삭임

Emotions 01.비루함, 낙담(adjectio) 자존감을 회복할 때

Emotions 02. 자긍심 acquiescentia in se ipso '당당히 할 수 있다'는 단단한 믿음

Emotions 03. 경탄 admiratio 익숙하면서도 낯설게

Emotions 04. 경쟁심 aemulatio '권투 말고 건투를 빌며' 

Emotions 05. 야심 ambitio 야생의 생명력으로 야심차게

Emotions 06. 사랑 amor  마주 잡은 은유의 기쁨

Emotions 07. 대담함 audacia 무모한 질문에 대한 무한한 대답 

Emotions 08. 탐욕 avaritia 갈망할수록 갈증나는

Emotions 09. 반감 aversio 'Make it better'

Emotions 10. 박애 benevolentia 'We are so beautiful'

Emotions 11. 연민 commiseratio 사랑이라 믿었던 연민

Emotions 12. 회한 conscientioe 오지 않은 슬픈 나날의 두려움


� 물의 노래

Emotions 13. 당황 consternatio 연습은 실전처럼 실전은 연습처럼

Emotions 14. 경멸 contemptus 꽃 향기만 남기고

Emotions 15. 잔혹함 crudelitas 진심으로 빌게

Emotions 16. 욕망 cupiditas 욕망한다 고로 존재한다

Emotions 17. 동경 desiderium 희망의 세기를 향해

Emotions 18. 멸시 despectus 본질 속 카프카적 진주처럼

Emotions 19. 절망 desperatio You Raise Me Up

Emotions 20. 음주욕 ebrietas 디오니소스와 예술 한 잔

Emotions 21. 과대평가 existimtio 이미 내 안에 모든 것이

Emotions 22. 호의 favor 호의는 권리인가 호감인가

Emotions 23. 환희 graudium 가슴이 소리치는 환호

Emotions 24. 영광 gloria 명예의 전당과 영광의 멍에


� 불꽃처럼

Emotions 25. 감사 gratia 흔해도, 흘러 넘쳐도 좋은

Emotions 26. 겸손 humilitas 존엄성을 짓는 중용의 겸손

Emotions 27. 분노 indigmatio GOAT 말고 G.O.A.T

Emotipns 28. 질투 invidia 사랑 심은 곳에 질투난다

Emotions 29. 적의 ira 정의 아닌 적의 없는 용서

Emotions 30. 조롱 irrisio 정정당당하게 롱런

Emotions 31. 욕정 libido 사랑과 감사의 배당금으로

Emotions 32. 탐식 luxuria 마음의 입맛을 돋우다

Emotions 33. 두려움 metus 쉼표와 음표가 공명하는 설렘

Emotions 34. 동정 misericordia 티파니에서 동병상련

Emotions 35. 공손 humanitas 타인은 공손이다 feat.구용구사

Emotions 36. 미움 odium 해리가 미움을 만났을 때


�️ 바람의 흔적

Emotions 37. 후회 foenitentia 신이라면 어땠을까

Emotions 38. 끌림 propensio 끌림, 그 끌어당김에 대하여

Emotions 39. 치욕 pudor 넌 내게 신뢰감을 줬어

Emotions 40. 겁 pusillanimitas 강약중강약의 셈여림으로

Emotions 41. 확신 securitas 스몰빅의 자세, '아님 말Go!'

Emotions 42. 희망 spes 매일 매일 better and better



✅ 지난 포스팅

https://brunch.co.kr/@serendipityscon/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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