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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아리다 Nov 23. 2023

기쁨과 슬픔이여 안녕

Emotions 46. 슬픔 tristitia

슬픔 (tristitia)은
인간이 더 큰 완전성에서
더 작은 완전성으로 이행하는 것이다.

<에티카> 스피노자



<슬픔> 비극을 예감하는 둔탁한 무거움

기쁨과 슬픔은 상대적이다. 그러니까 순수한 기쁨이나 순수한 슬픔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왜냐고? 현재의 슬픔은 과거를 기쁨으로 치장하고, 반대로 현재의 기쁨은 과거를 슬픔으로 기억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강신주의 감정수업> p480


� 영화

인사이드 아웃


 도서

<애도 일기> 롤랑 바르트

<슬픔이여 안녕> 프랑수아즈 사강

<일의 기쁨과 슬픔> 장류진



 음악 & 뮤직비디오

슬픔이여 안녕_잔나비

JOY_Andy Grammer

Belief_정승환 (유미의 세포들 OST)





슬픔은 '슬픈 마음이나 느낌', '정신적 고통이 지속되는 일'이다. tristitia 역시 '슬픔, 비통, 근심' 등의 의미를 갖고 있다. 슬프면 눈물이 흐르고, 너무 슬프면 오히려 울 힘조차 없어져 멍해진다. 정신적인 고통을 느끼지 못하도록 몸이 작용하는 것이다. 



자기만의 고유한 슬픔을 지시할 수 있는 기호는 없다. 이 슬픔은 절대적 내면성이 완결된 것이다. 그러나 모든 현명한 사회들은 슬픔이 어떻게 밖으로 드러나야 하는지를 미리 정해서 코드화했다. 우리의 사회가 안고 있는 패악은 그 사회가 슬픔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애도 일기> 롤랑 바르트



프랑수아즈 사강의 데뷔작 <슬픔이여 안녕>은  'Bonjour Tristesse'다.  '안녕'이 'Bonjour'인 것은 슬픔을 떠나보내는 것이 아니라 반갑게 맞이한다는 의미다. 슬픔을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잔나비의 '슬픔이여 안녕'에서는 슬픔을 의인화 했다. '슬픔은 손 흔들며 오는 건지 가는 건지 저 어디쯤에 서 있을텐데'라는 가사가 나온다. 



슬픔이여 안녕_잔나비

이젠 다 잊어 버린 걸

아니 다 잃어 버렸나

답을 쫓아 왔는데

질문을 두고 온거야

돌아서던 길목이었어

집에 돌아가 누우면

나는 어떤 표정 지을까

슬픔은 손 흔들며

오는 건지 가는 건지

저 어디쯤에 서 있을 텐데

“이봐 젊은 친구야

잃어버린 것들은 잃어버린 그 자리에

가끔 뒤 돌아 보면은

슬픔 아는 빛으로 피어-“

나는 나를 미워하고

그런 내가 또 좋아지고

자꾸만 아른대는

행복이란 단어들에

몸서리 친 적도 있어요

“이봐 젊은 친구야

잃어버린 것들은 잃어버린 그 자리에

가끔 뒤 돌아 보면은

슬픔 아는 빛으로 피어“

“저 봐 손을 흔들잖아

슬픔이여 안녕- 우우-“

바람 불었고 눈 비 날렸고

한 계절 꽃도 피웠고 안녕 안녕

구름 하얗고 하늘 파랗고

한 시절 나는 자랐고 안녕 안녕




타자와의 마주침이 없다면 감정도 존재할 수 없다. 타자를 만나서 삶이 충만해진다고 느낄 때의 감정이 기쁨이라면, 슬픔은 그와 반대로 타자를 만나서 삶의 충만함이 훼손된다고 느낄 때의 감정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절대적인 기쁨이나 절대적인 슬픔 따위는 존재할 수 없다. 불행히도 우리는 영원을 구가하는 신이 아니라 언젠가는 사라질 수밖에 없는 유한한 인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에게 모든 것은 상대적이거나 조건적일 수밖에 없는 법이다. 달리 표현하자면 우리의 감정도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강신주의 감정수업> p488


Crying helps me slow down 
and obsess over the weight of life's problems.
울음은 나를 진정시켜주고,
삶 속 고민의 무게에 집중하게 도와줘

<인사이드 아웃> 대사



기쁨 (Joy), 슬픔(Sadness), 버럭(Anger), 소심(Fear), 까칠(Disgust). 의인화된 감정들의 이야기다. 우리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감정의 매커니즘을 꺼내어서 보여준다. 그래서 Inside Out이다. 특히 슬픔의 역할을 이해할 수 있게 하는 애니메이션이기도 하다. 슬픔이 없다면 기쁨도 느낄 수 없음을, 다양한 감정이 저마다 존재 이유가 있음을.



JOY_Andy Grammer



모든 사람들 머릿속에 존재 하는 감정 컨트롤 본부.[6] 그리고 그곳에서 열심히 일하는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 다섯 감정들. 이사 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는 11살 소녀 ‘라일리’를 위해 그녀의 감정들은 그 어느 때 보다 바쁘게 감정의 신호를 보내지만, 우연한 실수로 ‘기쁨’과 ‘슬픔’이 본부를 이탈하게 되고 '라일리’의 마음 속에 큰 변화가 찾아온다. '라일리'가 예전의 모습을 되찾기 위해서는 ‘기쁨’과 ‘슬픔’이 본부로 돌아가야만 한다! 그러나 엄청난 기억들이 저장되어 있는 머릿속 세계에서 본부까지 가는 길은 험난하기만 하다. 과연, ‘라일리’는 다시 행복해질 수 있을까?
지금 당신의 머릿속에서 벌어지는 놀라운 일! 하루에도 몇번씩 변하는 감정의 비밀이 밝혀진다!

인사이드 아웃 소개



그래도 결국 인간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조금 기울어져 있는 게 좋다. 지나친 도파민은 건강에 해롭지만, 조도를 살짝 높인 조명처럼, 조금은 밝은 에너지로 자기 주위를 밝혀 두자.




Think Positive
긍정적으로 생각해!
<인사이드 아웃>



울고 웃게 되는 많은 상황들이, 어쩌면, 사랑, 건강, 목표, 경제적 이유 등이 아닐까 한다. 장류진의 <일의 기쁨과 슬픔>은 그 중 하나에 덕담을 보낸다. 이 문장으로 마무리 해본다. 




사는 동안 적게 일하시고 많이 버세요

<일의 기쁨과 슬픔> 장류진



Belief_정승환 (유미의 세포들 OST)

여기에 내가 있어

난 변한 게 없는걸

마음이 원하는 말을 잘 알아

대답할게

고요한 밤이 좋아

늘 도망을 가듯이

새벽을 걸으며 발끝이 닿는 곳

그 어디쯤에 멈춰

꿈 파도와 모래

매일 같이 부서져 흩날리고 있는 나

초라한 낭만 나만의 festival

Oh love

작은 주먹에 가득 찬 이 사랑이

널 기쁘게 하기를

외로운 것도 익숙해지니까

괜찮아 난

하필 라디오 속에서

흘러나오는 노래가

가장 아름답게 빛나던 시절에

나를 데려오면

웃다가도 숨고 싶고 돌리고 싶어

잠자리에 누워 얼굴까지 당겨

긴 하루를 덮으면

love 파도와 모래

매일 같이 부서져 흩날리고 있는 내게

아닌척해도 숨길 수 없는 걸

Oh love

작은 주먹에 가득 찬 이 사랑이

너를 기쁘게 할 수 있다면

다시 한번만 기회가 있을까 내게




스피노자의 48가지 감정 카테고리
(감정의 포스팅 순서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 땅의 속삭임
1. 비루함(낙담)  2.자긍심  3. 경탄  4. 경쟁심  5. 야심 6. 사랑 
 7. 대담함  8. 탐욕  9. 반감  10. 박애 11. 연민  12. 회한

� 물의 노래 
 13. 당황 14. 경멸 15. 잔혹함 16. 욕망  17. 동경  18. 멸시 
19. 절망  20. 음주욕 21. 과대평가  22. 호의  23. 환희  24. 영광

� 불꽃처럼
25. 감사 26. 겸손 27. 분노 28. 질투 29. 적의 30. 조롱
31. 욕정  32. 탐식 33. 두려움 34. 동정  35. 공손 36. 미움 

� 바람의 흔적
37. 후회  38. 끌림  39. 치욕  40. 겁 41. 확신  42. 희망 
 43. 오만  44. 소심함 45. 쾌감 46. 슬픔 47. 수치심 48. 복수심

48가지 감정은 스피노자의 에티카를 바탕으로 한 <강신주의 감정수업>의 목차를 따랐으며,
감정에 관한 포스팅은 도서 내용과 별개로 헤아리다가 선정한 음악과 이야기로 진행됩니다.




✅ 이전 포스팅


48가지 감정 위로 음악은 흐르고

48 Emotions <Prologue>


� 땅의 속삭임

Emotions 01.비루함, 낙담(adjectio) 자존감을 회복할 때

Emotions 02. 자긍심 acquiescentia in se ipso '당당히 할 수 있다'는 단단한 믿음

Emotions 03. 경탄 admiratio 익숙하면서도 낯설게

Emotions 04. 경쟁심 aemulatio '권투 말고 건투를 빌며' 

Emotions 05. 야심 ambitio 야생의 생명력으로 야심차게

Emotions 06. 사랑 amor  마주 잡은 은유의 기쁨

Emotions 07. 대담함 audacia 무모한 질문에 대한 무한한 대답 

Emotions 08. 탐욕 avaritia 갈망할수록 갈증나는

Emotions 09. 반감 aversio 'Make it better'

Emotions 10. 박애 benevolentia 'We are so beautiful'

Emotions 11. 연민 commiseratio 사랑이라 믿었던 연민

Emotions 12. 회한 conscientioe 오지 않은 슬픈 나날의 두려움


� 물의 노래

Emotions 13. 당황 consternatio 연습은 실전처럼 실전은 연습처럼

Emotions 14. 경멸 contemptus 꽃 향기만 남기고

Emotions 15. 잔혹함 crudelitas 진심으로 빌게

Emotions 16. 욕망 cupiditas 욕망한다 고로 존재한다

Emotions 17. 동경 desiderium 희망의 세기를 향해

Emotions 18. 멸시 despectus 본질 속 카프카적 진주처럼

Emotions 19. 절망 desperatio You Raise Me Up

Emotions 20. 음주욕 ebrietas 디오니소스와 예술 한 잔

Emotions 21. 과대평가 existimtio 이미 내 안에 모든 것이

Emotions 22. 호의 favor 호의는 권리인가 호감인가

Emotions 23. 환희 graudium 가슴이 소리치는 환호

Emotions 24. 영광 gloria 명예의 전당과 영광의 멍에


� 불꽃처럼

Emotions 25. 감사 gratia 흔해도, 흘러 넘쳐도 좋은

Emotions 26. 겸손 humilitas 존엄성을 짓는 중용의 겸손

Emotions 27. 분노 indigmatio GOAT 말고 G.O.A.T

Emotipns 28. 질투 invidia 사랑 심은 곳에 질투난다

Emotions 29. 적의 ira 정의 아닌 적의 없는 용서

Emotions 30. 조롱 irrisio 정정당당하게 롱런

Emotions 31. 욕정 libido 사랑과 감사의 배당금으로

Emotions 32. 탐식 luxuria 마음의 입맛을 돋우다

Emotions 33. 두려움 metus 쉼표와 음표가 공명하는 설렘

Emotions 34. 동정 misericordia 티파니에서 동병상련

Emotions 35. 공손 humanitas 타인은 공손이다 feat.구용구사

Emotions 36. 미움 odium 해리가 미움을 만났을 때


�️ 바람의 흔적

Emotions 37. 후회 foenitentia 신이라면 어땠을까

Emotions 38. 끌림 propensio 끌림, 그 끌어당김에 대하여

Emotions 39. 치욕 pudor 넌 내게 신뢰감을 줬어

Emotions 40. 겁 pusillanimitas 강약중강약의 셈여림으로

Emotions 41. 확신 securitas 스몰빅의 자세, '아님 말Go!'

Emotions 42. 희망 spes 매일 매일 better and better

Emotions 43. 오만 superbia Catch me if you can

Emotions 44. 소심함 timor 신이 주신 최고의 민감성

Emotions 45. 쾌감 tiltillatia 네 안에 잠든 쾌감을 깨워라



✅ 지난 포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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