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영회 습작 Dec 21. 2023

목적 지향적 조직의 시대 그리고 3가지 유형의 팀

경영자를 위한 HBR Curation

지난 글에 이어서 피터 드러커의 <새로운 조직들의 사회>를 읽고 쓴 지식 기록입니다. 제목은 이미 목적 지향적 조직의 시대에 들어섰다는 생각에 '목적 지향적 조직의 시대'라고 먼저 정한 후에 팀의 3가지 유형 구분을 처음 봤기에 이를 덧붙였습니다.


공동체와의 필연적 갈등

조직은 공동체에 함몰되거나 공동체의 목표에 종속돼서는 안 된다. 조직의 문화는 공동체를 초월해야 한다. 과업이 수행되는 지역사회가 아니라 과업 자체의 성질이 조직문화를 결정한다. <중략> 뿐만 아니라 각 조직의 가치관은 과업에 의해 결정된다.

인용한 단락에서 두 가지 요점이 와닿습니다. 하나는 공동체와의 갈등인데요. 평소 관심을 덜 둔 분야지만, 가까운 경험에서 떠올려 보면 몇 가지 생각이 언뜻 떠오릅니다. 먼저, ElectrochemK S 채널에서 자주 듣던 내용으로 전기차에 유리한 IRA 법안 유예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음 대선 공약으로 벌써 내세우고 있다는 소식은 공동체와 혁신 조직 사이의 갈등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조직의 가치관이 과업에 의해 결정된다는 내용입니다. OKR을 적용하면서 과업과 가치관이 어떻게 연결되어야 하는지 분명히 배웠다는 사실도 깨닫습니다.


가중된 사회적 책임

최소한의 자본수익에 해당하는 이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은 무책임하다. 사회의 자원을 낭비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올 한 해 반성하는 마음으로 마감하게 하는 문구입니다.

책임 없는 권력은 언제나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태로 타락한다. 조직은 늘 성과를 내야만 한다.

이 문장 역시 드러커답다는 생각이 드는 문구입니다.

조직이 중요한 과업이나 사명을 수행할 역량을 훼손할지도 모르는 책임을 추구하거나 받아들이는 것은 무책임하다. 경쟁력이 없는 분야에서 활동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조직이란 무엇인가

'조직Organization'은 이제 일상용어가 됐다.

이미 일상용어로 받아들이고 살아온 터라 오히려 조직이라는 말의 연혁이 오래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의외입니다.

옥스퍼드 간편 사전에는 1950년에야 조직이 오늘날과 같은 의미의 용어로 등장했다. 조직을 사회의 다른 기관과 다른 별개의 기관으로 보게 된 것은 내가 '경영 혁명'이라고도 부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경영의 대두 덕분이었다. 지역공동체나 사회, 가족과 달리 조직은 목적에 의해 설계되고 항상 전문성을 띤다. <중략> 현대의 조직이 각자의 좁은 영역에서 전문성을 지닌 전문가들로 구성된 탓에 조직의 사명은 명백하고 명확하다. 조직은 한 가지 일에 집중해야 한다.

다시 한번 OKR을 적용하면서 배운 경험들이 떠오릅니다.

하나의 집중된 사명만이 조직을 하나로 뭉치고 생산적이게 만든다. 그런 사명이 없는 조직은 신뢰를 잃고 성과를 내는 데 필요한 사람들을 유치할 수 있는 능력도 잃게 될 것이다.


노동자와 조직의 관계 변화

사람이 가장 훌륭한 자산이라고 다들 말하지만, 드러커는 이를 실천하는 경우가 드물다고 주장합니다. 공감합니다.

사람들을 유치하고 유지하며, 인정하고 보상하고 동기부여하며, 지원하고 만족시켜야 한다.

뒤이어 과거에는 없던 지식 노동자의 등장이 조직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합니다.

전체 노동자 중 3분의 1에서 5분의 2 정도를 차지하는 지식노동자와 조직 사이의 관계는 조직과 자원봉사자 사이의 관계가 그렇듯 완전히 달라졌다. 조직이 있기 때문에 일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들 역시 조직에 의존적이다. <중략> 지식이라는 생산수단을 갖고 있다. 이로 인해 독립적이고 언제든 이동할 수 있다. <중략> 이런 자본 투자가 생산적이기 위해서는 지식노동자가 소유하고 있고 빼앗을 수도 없는 지식을 쏟아부어야만 한다. 공장에서 기계를 작동하는 기사는 지시받은 대로 일한다. <중략> 종업원이 가진 지식 없이 기계만으로는 생산이 이뤄지지 않는다.

그리고, 지식 노동자 관리에 실패하는 안티 패턴의 원인을 조명하는 문장을 만납니다.

기계를 조작하는 기사는 무슨 일을 어떻게 얼마나 빨리할지 지시를 받는다. 반면 지식노동자는 효과적으로 관리감독하기가 어렵다. 조직 내 다른 사람들에 비해 전문지식을 더 많이 알지 않는 한 지식노동자는 기본적으로 쓸모가 없다.

한편, 다음 문단은 실제 체험에 의해 사무치게 공감하는 내용입니다.

이 새로운 관계의 결과이자 현대사회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긴장은 충성심이 더 이상 급여만으로 확보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조직은 지식노동자에게 그들의 지식을 일에 접목할 수 있는 탁월한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그래야 충성심을 얻을 수 있다.


3가지 유형의 팀

지식 그 자체의 우월성이나 열등성보다는 공동의 과제에 얼마나 기여하는가로 판단돼야 한다. 따라서 현대의 조직은 상사와 부하가 아니라 팀으로 조직돼야 한다

상사란 표현을 혐오하던 CTO님이 떠오릅니다. 저는 (호칭을) 뭐라고 부르던 함께 일하는 사람(만)을 항상 팀으로 여겼던 듯합니다. 그리고 드러커는 팀을 3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설명합니다.

테니스 복식팀 유형: 작아야 하고 각 구성원은 다른 구성원의 성격, 스킬, 강점, 약점에 적응해야 한다

유럽식 축구팀 유형: 각 선수에게 고정된 포지션이 있기는 하지만 골키퍼를 제외하고는 상대적인 위치를 유지하면서 팀이 전체적으로 함께 움직인다.

미국식 야구팀 혹은 오케스트라 유형: 모든 구성원이 고정된 포지션을 갖는다.

처음 보지만 꽤 흥미로운 구분입니다.

조직은 한 시점에 한 가지 유형으로만 일할 수 있다. <중략> 어떤 유형을 활용해 어떤 게임을 할지 결정하는 것은 조직생활에서 가장 위험이 큰 결정 중 하나다. 조직 내에서 어떤 팀을 다른 유형으로 바꾸는 것만큼 어려운 일도 없다.

그리고 이렇게 말합니다.

팀을 변화시키는 것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어려운 학습을 요구한다. 바로 잊어버리는 것unlearning이다. 어렵게 얻는 스킬과 평생 가져온 습관, 장인정신과 프로정신이라는 뿌리 깊이 박힌 가치관 등을 포기해야 한다.

그리고 조직에서 팀이 가속화되는 경향을 설명합니다.

더 많은 조직이 정보에 기반을 두면서 조직은 점점 더 축구나 테니스팀 형태로 바뀌어가고 있다. 다시 말해 구성원이 책임 있는 의사결정자로 역할을 하는 책임 기반 조직이 됐다. 모든 구성원이 자신을 경영자로 여겨야 하는 것이다.


조직의 의무

공동체는 연송성과 안정성을 원하고 조직은 안정을 깨고 혁신하려 하기 때문에 둘 사이에는 긴장이 존재한다. 지식인literati와 관리자manager 사이의 분열도 있는데 둘 다 필요하다. 전자는 지식을 생산하고 후자는 지식을 적용해 생산성을 만들어낸다. 전자는 용어와 아이디어에 집중하고 후자는 사람, 일, 성과에 집중한다.

기사는 또한 조직의 발전 양상에 대해 설명합니다. 그중에 눈에 띈 내용은 다음 문장입니다.

국가의 승리가 확실해 보이던 그때 새로운 조직이 생겨났다. 바로 대기업이다.

또다시 뜨끔한 문장이 등장합니다.

경영자는 그 조직의 사명과 과업이 모든 것의 근간이자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믿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조직은 스스로에 대한 신뢰, 자신감, 자부심, 성과를 낼 능력을 잃어버릴 것이다.

마지막에는 묵직한 시사점을 던지는 문단을 쏟아 놓습니다.

중세의 봉건제는 이런 질문에 대답할 수 없었기 때문에 중앙집권국가로 대체됐다. 중앙집권국가는 다시 새로운 다원주의, 정치권력이 아닌 기능의 다원주의로 대체되고 있다. 사회의 니즈를 충족시키지 못할 뿐 아니라 공동체가 필요로 하는 과업들을 수행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그것이 사회주의의 실패, 모든 것을 포용하는 전능한 국가에 대한 신념의 실패로부터 배워야 할 가장 근본적인 교훈이다.


지난 경영자를 위한 HBR Curation 연재

1. 사분면 혹은 매트릭스 활용하기

2. 피터 드러커의 <경영과 세계 경제>를 읽고

3. 스포츠 경기장에서 비즈니스로

4. 하이브리드 근무 시대 조직문화 구축 노하우

5. 가치와 믿음 그리고 가치정렬 프로세스

6. 기업의 열망을 구성원들에게 배양하기

7. 단절의 시대, 끊임없이 진화하라

8. 미래에서 현재로 역행하며 비전 세우기

9. 포뮬러원 감독에게 배우는 5가지 리더십 교훈

10. 좋은 후원자가 되는 법 활용

11. 옳고 그름보다는 상충관계로 보기

12. 전략과 원칙의 의미와 활용

13. 목적은 믿음의 차이를 극복하는 개념

14. 현명한 업무 설계를 돕기

15. 비허가형 기업 만들어가기

16. 작명에 대한 기록에서 보물을 발견하다

17. 위대한 리더는 무엇이 다른가

18. 가격 책정 패러다임을 확장하라

19. 세계 최대 규모의 완전 원격근무 기업 CEO에게 배우기

20. 분노의 시대에 경영하기

21. 자동화는 생산성보다 유연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22. 진격을 위한 비허가형 기업

23. 좋은 직업이란 무엇인가?

24. 인간의 얼굴을 한 AI

25. 프랭크 게리가 기한과 예산을 맞추는 법

26. 항상 이기도록 도와주는 4가지 옵션

27. 협상의 자리에서 '하지만'을 들어내라

28. 직장에서의 뉴로테크

29. 근로시간이 곧 업무성과라는 착각에서 탈출하기

30. 저임금 노동자를 무시할 때 치르는 값비싼 대가

31. 좋은 일자리 만들기의 장애물

32. 직원들이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33. 혁신이 파괴적일 필요는 없다

34. 덜 명령하면서 더 힘을 실어주는 리더가 되기

35. 다양한 상황에 적응하기 위한 '급진적 선택성'

36. 우리가 모르는 미세 스트레스의 해악

37. 불확실성 속에서 성장에 투자하기

38. 성장 지향적이고 비용 효율적인 조직 만들기

39. 중간관리자 혹은 시니어 개발자를 격려하라

40. 따를 만한 리더가 되는 법

41. AI 통합, 앞서가는 회사는 무엇을 알고 있나

42. 명령 에너지 그리고 복잡한 일의 대처법

43. 에너지 줄다리기를 멈추기 위해 줄을 놓기

44. 인지행동치료(CBT)란 무엇인가?

45. 인지적 재구성과 행동 활성화를 통한 정신건강 회복

46. 타인의 의견에 대한 팀의 두려움을 다루기

47. 다양성이 클수록 세심한 피드백이 필요하다

48. 대뇌 피질이 편도체를 이길 수 있도록 말을 잘 전달하기

49. 이제 우리는 모두 프로그래머다

50. AI가 고객과 직원의 자기 인식에 미치는 영향

51. 의식 있는 비소비자의 지갑을 여는 법

52. AI 시대에 적응하는 몇 가지 지혜

53. 지식 근로자의 생산성을 어떻게 끌어올릴 것인가(上)

54. 지식 근로자의 생산성을 어떻게 끌어올릴 것인가(中)

55. 지식 근로자의 생산성을 어떻게 끌어올릴 것인가(下)

56. 담대한 변화 만드는 스토리텔링의 힘(上)

57. 담대한 변화 만드는 스토리텔링의 힘(中)

58. 담대한 변화를 만드는 스토리텔링의 힘(下)

59. 지식사회가 조직들의 사회가 된 이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