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주 봉사행사 잘 다녀왔습니다.
여름 시즌은 늘 직장일이 바쁘기에 봉사행사 동참이 매년 빠듯했는데요. 그때마다 늘 도와주시는 손길을 느껴요. 이번에도 봉사행사 전후로 직장 프로젝트가 술술 풀리더니 잭팟이 터져 행복한 미소가 나왔답니다.
게다가 그 전주엔 봉사행사 내내 비가 오는 일기예보였는데요, 당일이 되니 몇 시간 소나기 외엔 행사 며칠 동안 비도 안 내리고, 햇볕도 강하지 않은 최고의 날씨였어요. 행사 내내 기적 같은 보호하심을 느꼈답니다.
그제, 어제는 넷째 언니와 조카 진국이에게 각각 좋은 소식도 전해졌답니다.
부족한 중에도, 삶을 보살펴 주시고 세심하게 채워주심을 절감하는 기쁜 7월입니다 :)
오늘 서두글은 2023년 11월 28일 청년 클레어의 <내가 가장 평안할 때(6) 적의사회 2> 글에서 일부 발췌했습니다. 나태주 시인의 작품 <사는 일>과 연결고리가 있는 듯해서 선택해 보았습니다. 우리 인생 가운데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다 의미가 있고, 나를 성장시키는 발판이 되기에, 내가 선으로 받으면 버릴 것이 없음을 생각케 하는 글입니다.
착한 사람들이 품고 있는 적의는
역설적이게도 '나는 착하다'는
자기 착각에서 벗어날 때
점점 치유되고 진정한 성숙으로 나아간다.
지난주 평일 강남의 출근길 전철.
그날따라 30분 늦게 나왔더니 러시아워 시간대가 되었다. 사람들이 붐비며 앉을 자리가 없는 그때 전철에 들어서자 내 앞에 분홍빛 임산부석만 비어 있었다. 그날 나는 롱스커트에 부츠, 롱코트를 입었고 나이는 40대이지만 충분히 30대 임산부로 비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팔에는 회사 근처 오래된 옷수선 장인(참고글:깡통 주식과 옷수선)에게 맡기려고 제법 커다란 비지백을 들고 있었다. 순간 2초간 동공이 흔들렸지만, 만원 전철에서 결혼도 안 한 처녀가 임산부인척 연기하며 뻔뻔하게 앉는 건 아니다 싶어 그냥 서서 가자 생각했다.
그런데 그 찰나에 20대 중반으로 보일듯한 남자가 핸드폰 게임을 하는 듯, 폰만 쳐다보며 거이 나를 밀치듯 그 임산부석 자리에 앉았다. 그 순간 주위는 5초간 정적이 흘렀다. 승객들의 눈빛 레이저가 그 남자에게 몰렸고, 내 옆에 아주머니는 대놓고 계속 째려 보았고, 그 남자 바로 옆의 아주머니도 쳐다보다 민망해 하더니 보던 책으로 체념하듯 눈길을 피했다. 즉 나 말고도 모두가 합법적으로 그에게 적의를 느낀다는 것 곧 나의 적의가 멍석을 부여받은 것이다. 그 남자 바로 앞에 서있는 나야말로 무심히 있는 게 호구 같은 상황이었다. 나도 대놓고 째려볼까 했으나 교양과 소심으로 눈길을 어정쩡하게 숨겼다. 대신 나의 소심한 적의는 사진 한 장의 증거물만을 몰래 남겼다.
나와 그는 앉은 자와 짐 들고 서서 가는 자로 그렇게 대여섯 정거장을 가고 있었나 보다.
나는 원래 사람 외모에 무디고 외모로 사람을 평가하는 것을 질색한다. 잘 생겼든 부족하든 말이다. 그런데 내 밑바닥의 속사람 즉 내 통제가 쉽지 않은 무의식 표층에서 적의가 올라왔다. 대놓고 적의를 발산하지 못한 나는, 보는 이 없는, 저 의식의 심연에서 그를 짓밟고 있었다.
'와, 사람들도 많은 만원 전철에서 멀쩡한 사람이 무슨 실례람. 키도 땅○○한 데다 족○비 같이 생긴 이 남자. 정말 진○이다. 휴... 이럴 줄 알았으면 앉을 걸 그랬나'
사실 나와 우리 가족들은 키가 모두 아담하다. 특히 어머니는 키가 아주 작기에 키나 외모로 사람을 평가하는 발언은 무식하다 여길 정도다. 그런데 내 안에 잠시나마 적의가 들어오니 내가 그간 고수했던 아름다운 철학과 신념은 한순간에 금이 갔다. 이 생면부지의 남자에 대한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 그를 탓하고 잠깐이지만 불쾌한 이유를 들이 붓기 위해서 할 수 있는 것. 그것은 보이는 외모였던 것이고 나는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을, 내 의식 저편에서 함부로 그를 폄하하는 발언들을 허용했던 것이다.
적의라는 말에는 악의라는 어감이 따라다닌다. 그래서 적의는 왠지 마음보가 타고나게 못 뗀 사람들이 장착하고 다니는 필수템 같아 보인다.
허나, 세상을 잘 들여다 보면 적의는 모든 사람들에게 공평하게 분배되어 있다. 적의를 남 신경 쓸 것 없이 쌍권총처럼 대놓고 들고 다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엄마 몰래 쉴 새 없이 달음질하게 하는 오락실의 게임 스위치처럼 께름칙 하고 부끄럽지만 놓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오늘은 그중 후자 곧 적의를 드러나지 않게 품고 사는 소심한 사람들에 대해서 얘기해 보고 싶다. 이 사람들은 대개 내성적이고 착한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드러내지 않는다는 대목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착한 사람이 적의를 품고 산다고? 좀 의외지 않는가? 착함이란 온 세상을 다 품어 줄 것 같은 포용력의 대명사인데 말이다.
겉사람과 속사람이라는 표현이 있다. 겉사람은 포용력이 있고 그 자신도 포용력을 삶의 지표로 지향함에도 불구하고 속사람은 스며 나오는 적의로 혼란과 자아불일치, 고통에 휘둘릴 수 있다. 이른바 착한 사람이라 일컬어지고 아니 엄밀하게는 그렇게 일컬어지기 원하는 사람들이 그렇다. 태반의 순해 보이는 사람들이 여기에 속한다.
그리고 순해 보이는 그들이 적의를 품게 되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나의 ‘착함’에 흠집을 냈다는 사실 때문이다. 내 착함은 겨울동산의 완벽한 유리성벽처럼 견고해야 하는데, 어느 날 흠집 많고 꾸정물 많은 녀석이 내 인생에 등판해서 나의 옷을 꾸정물로 더럽히는 것이다. 내 안에서부터, 자꾸 내가 완벽하게 착하지 않다고 한다. 명예로움과 인정, 착함이 주는 여러 베네핏에 위협을 받는다. 아니 착하다는 자기 위안을 흔든다.
우리는 모두 동화 <성냥팔이 소녀> 이야기를 안다. 너무 가난해서 성냥을 팔았던 소녀. 그러나 성냥을 사주는 이가 없어 자기가 팔던 성냥을 하나씩 켜다, 마지막 성냥개비가 그치고 숨이 멎는 아이. 우리들 대부분은 자신의 인생을 이 동화의 주인공인 성냥팔이 소녀에 감정이입하며 자주 자기 연민에 허우적거린다.
'나 같이 착한 사람이 이런 사람들, 이런 곳에서 사무치게 홀대를 받고 살아왔어. 억울하고 원통하고 슬프다'
그러나 냉철하게 볼 때, 우리는 내 주변의 많은 성냥팔이 소녀들을 무심하게 지나치는 냉정한 행인일 때도 많다. 누군가 임산부석에 면피하고 앉았을 때, 그 남자의 고단한 인생 또 고단한 하루를 5초만 시간 내어 들여다 보려 했다면, 그 하루의 적의는 이내 연민과 관심으로 바뀔 것이다.
사랑과 관심, 도움이 필요한 내 주변의 성냥팔이 소녀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 그런 사람들에게 절대자가 철퇴를 가하는 것이 우리 내면의 엉클어짐이 아닐까? 내 무관심으로 꺼트린 타인에 성냥의 불꽃이 얼마나 많으며, 내 적의가 그 꺼진 성냥개비 주인을 얼마나 소외시켰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착하다는 명패는 그저 나의 인정욕이라는 또 다른 탐욕의 산물일 뿐, 나 자체의 지고지순한 성품이 아닐 수 있다. 그렇듯 인간은 다면적이고 입체적이며 자기도 자신을 헤아리기 어려운, 그야말로 죄성의 뿌리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존재이다. 이를 알 때 타인들이 나를 착하다고 하는 말이 마냥 반가울 것만은 아니다. 심지어 자기 스스로 착하다 자칭하는 것은 착각의 중병일 수 있다. 적어도 나는 나 자신에 대해서 때마다 그렇게 조언한다.
나는 누구보다 착하다는 말을 많이 듣고 살아왔다. 요즘도 내 가장 가까운 이(짝꿍)는 자주 '진짜 착하다'를 연발하곤 한다. 그러나 나는 본래 착한 사람이 아니다. 내가 착한 사람일 수 있다면, 그건 나를 둘러싼 사람들이 착하거나 인격적이라는데 공을 돌려야 한다. 내 덕이나 내가 명성을 얻어 마땅하지 않다는 말이다.
착한 사람들의 적의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자신의 내면에 왜곡되이 침잠된다. 우울증, 불면증, 피해의식, 원망, 남 탓, 환경 탓, 무기력증, 분노 등. 더 심각해지면 스스로를 헤치듯 자기 비하, 모멸감, 자살충동 등으로도 심화된다.
그러나 내 인생에 악당의 등판은 진짜 나의 민낯을 드러내주는 절대자의 선물이다. 착한 사람이 미처 발견하기 힘든 속교만과 자기의가 대표적이다. 교만이란 하나님 없이 살고자 하는 삶 모두를 일컫는다. 그 안에는 삶을 채우는 행함뿐 아니라 생각과 의지, 감정 모두를 아우른다. 절대자 앞에서 모두가 죄인이다. 그러나 의외로 착하다 자칭하는 이들은 착하다는 '자기의' 때문에 절대자(하나님)를 만나기가 어렵다. 어떤 면에서 진짜 교만의 고수일 수 있다는 말이다. '착하다'는 칭찬이나 명성이 우상이 된 사람들은 초기 로마기독교로 치면 그 우상 때문에 절대자에 배교할 수도 있다. 사람의 인정과 칭찬이 얼마나 독이 많은 사과인지 이 대목에서 절감하게 된다.
나는 천재 만나기 전 모태솔로였고 내내 혼전순결주의자였다. 그러나 나는 혼전 순결을 결과적으로 지키지 못한 사람들을 정죄하거나 달리 보진 않았다. 또 성경은 마음에 음심만 품어도 간음이라고 했다. 그런데 무엇이 착한가. 나도 오가다 야한 영상을 우연히 보면 음심이 일어나고 생각과 상상으로 무슨 야한 시나오리인들 안 썼겠는가.
'나는 본래 착한 사람이 아니다'
이것이 자칭 착하다 생각하는 사람들이 자기 내면의 적의를 뽑을 수 있는 단초이다. 사람 앞에서는 착할 수 있으나 절대자 앞에서 조차 착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자기 착각이다. 착각을 벗어내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철저히 인정하는 데는 세월이 더 많이 소요된다. 그래서 성경에서는 자주 탕자와 형을 비교한다. 이 부분은 나중에 다른 편에서 제대로 기술하겠다.
인간이 보기에 상당히 착한 사람도, 집에 알코올중독 가정폭력 아버지나 오랜 질병, 장애 가족 심지어 뉴스에 나오는 엽기적인 가족이나 타자들과 부대껴 살다 보면 없던 적의도 생겨난다. 나의 말쑥하고 티 없는 인생에 오물을 뒤집어 쓰게 만들고 나의 완벽한 하루를 망친 그들. 그러나 적의는 거슬러 올라가면 인정하기 어렵지만 나의 죄성이 뿌리다.
그렇기에 주변 사람들 때문에 내 내면에 적의가 꽂힐 때, 나의 화를 돋우는 그 사람들의 고통을 들여다 보면 치유가 일어난다. 그들의 좌절, 소외, 절망, 결핍, 상처, 가난, 어그러진 그간의 인생역정 등. 그러면 내가 피해자라 여기는 고통보다 때론 그렇게 벼랑 끝에서 불가피하게 가해자가 되어버린 사람들의 고통이 더 커 보인다. 그들은 가해자라 탓할 사람도 없는 스스로 무너지는 불쌍한 가해자 일 수 있기 때문이다. 성경에 나오는 나병(예전엔 문둥병이라 지칭하던 병) 환자가 그 예이다. 본인은 의도하지 않았는데, 가족에게 피해를 끼치고 세상과 사람들에게 가해자로 지목되어 소외와 배척을 당해야 했던 사람 말이다.
착하다는 명성을 유지하고 싶은데, 나를 화나게 해서 평범한 짜증쟁이로 만드는 가족, 남편, 아내, 시어머니, 며느리, 직장 상사나 동료, 선생님, 제자, 친척, 이웃들 나아가 나를 둘러싼 모든 타자들. 그러나 이젠 크고 작은 적의가 들어올 때, 그들이 왜 그런 삶을 살게 되었는지 단 몇 분만 시간을 내서 생각해 보자. 내 적의가 금세 녹아내림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어떤 신학자는 '생각하지 않는 게으름'이 교만의 씨앗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타인의 고통을 들여다 봐준 부지런함에 대한 절대자의 하늘 선물은 바로 마음의 치유, 자유일 것이다.
일상적인 소재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시인
나태주는 1945년 충남 서천에서 출생하여 공주대학 사범대를 졸업하고 오랫동안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했다.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대숲 아래서>가 당선되면서 본격적인 문단 활동을 시작하였다. 나태주는 박목월의 제자로 두 사람의 인연이 깊다. 길에서 만난 중매쟁이의 소개로 현재의 부인을 만나 결혼을 하게 되었는데, 이때 박목월이 주례를 섰으며, 첫 시집의 서문도 박목월이 써 주었다. 교직에서 평생을 아이들과 보내서인지 그의 시는 어린아이의 마음을 담고 있다. 일상 속에서 사람들이 좀처럼 눈여겨보지 않는 주변의 사물에 세심한 눈길을 주고 소중한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는 데는 초등학교 교사로서의 경험이 큰 몫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많은 사람에게 위로가 되어 주는 대표작으로, 무엇이든 관심을 두고 깊이 들여다보면 소중한 존재가 되고, 그 진면목을 알 수 있음을 노래한 <풀꽃>은 그의 시업의 결정(結晶)이다. 그는 자신의 시를 가져와서 평가해 달라는 중년의 남자에게 이렇게 답해 주었다고 한다. “시는 왜 쓰세요? 시는 그냥 가만히 있다고 해서 나오지 않아요. 자기 마음을 들여다보고 만물을 하나하나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때 좋은 시가 나올 수 있어요.”
나를 태워 주세요
광화문에 가면 서점에서 게시하는 글판을 볼 수 있다. 25주년을 맞이하여 서점에서 “내 마음을 울리는 광화문 글판은?”이라는 주제로 온라인 투표를 진행한 결과, <풀꽃>이 선정되었다. 이처럼 나태주의 시는 시민들에게 가까이 다가가 힘이 되어 주고 많은 이들에게 위로가 되고 있다. 그런데 그에게도 고비가 있었다. 퇴직을 불과 한 학기 앞두고 복막염과 췌장염으로 5개월간 입원해 있으면서 아예 물 한 모금, 밥 한 숟갈 먹지 못한 채 주사에 의해 살았으며, 장례위원회까지 발족했었다고 한다. 당시 의사들은 치료 불가, 수술 불가 판정을 내렸지만, 그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으며 병상에서 《꽃을 던지다》라는 책과 시집을 내기도 했다. 죽음의 문턱까지 다녀온 그의 시는 한층 맑아지고, 담백해졌다. 나태주는 퇴직 이후 충남 공주에 있는 풀꽃 문학관에 머무르며 가까운 거리는 늘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고 한다. 그는 자신의 이름 ‘나태주’를 ‘나를 태워 주세요.’라고 풀이하는데, 이는 차가 없어 늘 다른 사람의 신세를 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태주는 아직 자가용도 없이 사는 것이 자연과 더욱 친하게 지낼 수 있는 많은 계기를 제공해 준다고 믿고 있다.
다작(多作) 시인
나태주에게는 ‘다작 시인’이라는 호칭이 붙는다. 그는 1971년 첫 시집 《대숲 아래서》 이후 47년간 38권의 창작 시집을 출간하였다. 그는 자신의 별명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다작이라서 꼭 나쁜 것이 아니고 과작이라서 꼭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문제는 자기 인생의 사이클과 문학(시)의 사이클이 맞아야 합니다. 그럴 때 좋은 시, 감동적인 작품이 나오게 되지요.” 그에게는 시가 물이고, 공기이며, 밥 같은 것으로 시는 생존 수단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나태주는 시인으로서 뿐만 아니라 다방면에 재주가 있었는데, 소설가의 꿈도 있어서 《외톨이》라는 장편 동화집을 출간하기도 하였으며 그림 솜씨가 수준급이라 글에 그림을 더하여 산문집을 출간하기도 하였다.
ㅡ <교과서가 사랑한 작가 110> 중 ㅡ
나태주(羅泰株)
대한민국의 시인이다. 공주교육대학교를 졸업한 후 초등학교 교사를 지냈으며, 2009년 7월 1일부터 2017년 6월 30일까지 공주문화원 원장을 역임하였다. 현재 공주풀꽃문학관 소속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생애
1945년 3월 17일 충청남도 서천군 시초면 초현1리 홍현마을 111번지의 외가에서 소작농이었던 아버지 나승복(羅承福)의 6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이후 서천군 기산면 막동리 24번지에 있던 본가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다. 아버지 나승복은 국민학교 졸업 후 경기도 경성부에 있던 체신양성소에서 수학한 뒤 서천우체국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
시초국민학교와 서천중학교, 공주사범학교(現 공주교육대학교),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초등교육과를 졸업하고 1987년 충남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교육심리 및 교육방법 전공으로 교육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공주사범학교 졸업 후 1964년 경기도 연천군에 있던 군남국민학교 교사에 발령받은 이후 여러 초등학교 교사를 거쳐 충청남도 청양군 문성국민학교 교감, 충청남도교육청교육연수원 장학사, 충청남도 논산시 호암국민학교 교감, 공주시 왕흥초등학교 교장, 공주시 상서초등학교 교장 등을 지냈고, 2007년 공주시 장기초등학교 교장을 끝으로 43년간의 교직 생활을 마치고 정년퇴임했다. 교사 재직 중이던 1971년에 서울신문 신춘문예에서 '대숲 아래서'로 등단하였고, 1년간 베트남 전쟁에 파병되기도 했다.
교사직에서 퇴임한 후 공주시에 위치한 나태주풀꽃문학관에서 문학 활동을 하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풀꽃'이 있다.
공주문화원 이사, 계간 「불교문예」 편집주간, 격월간 시잡지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 공동주간, 지역문학인회 공동좌장, 한국시인협회 심의위원장 등으로 활동 중이다.
이외에도 2010년부터 2017년까지 공주문화원장을, 2020년 4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제43대 한국시인협회장을 역임하였다.
2021년 9월부터 충청남도의회 홍보대사로 위촉되었다.
학력
시초국민학교
서천중학교
공주사범학교 졸업
한국방송통신대학교 학사
충남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육학 석사
경력
~ 2007.08 공주 장기초등학교 교장
1993 ~1994 충남시인협회 회장
1993 ~1994 한국시인협회 심의위원회 위원장
2010.07 ~ 2017.06 공주문화원 원장
2020.04~ 제43대 한국시인협회 회장
방송
2021년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 102회
2022년 KBS 옥탑방의 문제아들 161회
저서(시집)
나태주 시인의 대표작으로는 풀꽃, 행복, 사랑에 답함이 있다
대숲 아래서 (1973/예문관)
누님의 가을 (1977/학사)
모음 (1979/청학사)
막동리 소묘 (1980/일지사)
사랑이여 조그만 사랑이여 (1981/일지사)
변방 (1983/신문학사)
구름이여 꿈꾸는 구름이여 (1983/일지사)
외할머니 (1984/신문학사)
굴뚝 각시 (1985/오상사)
사랑하는 마음 내게 있어도 (1985/일지사)
아버지를 찾습니다 (1987/정음사)
그대 지키는 나의 등불 (1987/고려원)
목숨의 비늘 하나 (1987/영신문화사)
우리 젊은 날의 사랑 (1987/청하)
빈 손의 노래 (1988/문학사상사)
추억이 손짓하거든 (1989/일지사)
딸을 위하여 (1989/대교출판사)
훔쳐 보는 얼굴이 더 아름답다 (1991/일지사)
눈물난다 (1991/전원)
지는 해가 눈에 부시다 (1994/현음사)
풀잎 속 작은 길 (1996/고려원)
사랑하는 마음 내게 있어도 (1999/혜화당)
하늘의 서쪽 (2000/토우)
풀꽃 (2013.03.31/종려나무)
꽃을 보듯 너를 본다 (2015. 06. 20/지혜)
죽기 전에 시 한 편 쓰고 싶다 (2016.3.29/리오북스)
내인생에 힘이 되어준 시 (2016.04.18/문화유람)
틀렸다 (2017.02.20/지혜)
기죽지 말고 살아 봐 (2017.02.24/푸른길)
이제 너 없이도 너를 좋아할 수 있다 (2017.04.05/푸른길)
그 길에 네가 먼저 있었다 (2018.02.05/밥북)
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 (2020.06.30/열림원)
사랑만이 남는다 (2021.01.07/마음서재)
네가 웃으니 세상도 웃고 지구도 웃겠다 (2021.08.16/시공사)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2022.06.07/열림원)
저서(산문집)
꽃을 던지다 (2008.06.17/고요아침)
살아주셔서 고맙습니다 (2019.10.29/아침책상)
꿈꾸는 시인 (2020.8.24/열림원)
수상 내역
1979년 제3회 흙의문학상 《막동리소묘》
2009년 제41회 한국시인협회상 《눈부신 속살》
2014년 제26회 정지용문학상 《풀꽃2》
2016년 제24회 공추문학상 《돌멩이》
2017년 제15회 유심작품상 시부문 《어린아이》 / 제13회 김삿갓문학상 《틀렸다》
2019년 제30회 소월시문학상 대상 《제비꽃 연정》
2020년 제31회 김달진문학상 시부문 《어리신 어머니》
여담
공주시에서 나태주의 시 '풀꽃'의 탄생을 기념하기 위해서 2014년부터 풀꽃문학상을 제정하고, 시상하고 있다.
나태주의 시 '들길을 걸으며' 중 '많고 많은 사람 중에 그대 한 사람'이라는 구절이 2021학년도 수능 필적확인란 문구로 활용되었다. 그리고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고사에서도 나태주의 시 '별3' 중 '별이 더욱 반짝일 때'라는 구절이 필적확인란 문구로 활용되었다.
시인 박목월의 제자이다. 박목월이 직접 주례도 봐주었다.
사는 일
ㅡ 나태주 ㅡ
오늘도 하루 잘 살았다
굽은 길은 굽게 가고
곧은 길은 곧게 가고
막판에는 나를 싣고
가기로 되어 있는 차가
제시간보다 일찍 떠나는 바람에
걷지 않아도 좋을 길을 두어 시간
땀 흘리며 걷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도 나쁘지 아니했다
걷지 않아도 좋을 길을 걸었으므로
만나지 못할 뻔했던 싱그러운
바람도 만나고 수풀 사이
빨갛게 익은 멍석딸기도 만나도
해 저문 개울가 고기비늘 찍으러 온 물총새
물총새, 쪽빛 날개짓도 보았으므로
이제 날 저무려한다
길바닥을 떠돌던 바람은 잠잠해지고
새들도 머리를 숲으로 돌렸다
오늘도 하루 나는 이렇게
잘 살았다
<사는 일>은 나태주 시인이 2009년 발표한 시집 『너도 그렇다』(종려나무)에 실린 현대시이다. 전통적인 서정시의 세계를 추구하는 시인의 세계관이 투영되어 쉽고 평이한 언어로 삶의 성찰적 지점을 탐색하고 있다. 전체 4연의 구성으로 삶을 길을 걷는 여정에 비유하고 있으며, 1연과 4연이 수미상관식 구성으로 되어있어 삶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강조하고 있다.
인생의 행로를 걷다가 뜻밖의 일들을 겪기도 하나, 그것도 무사히 넘기고 다시 잘 마무리하게 되었다는 내용의 시이다. 1연은 ‘굽은 길’과 ‘곧은 길’을 가리지 않고 그 흐름에 몸을 맡기어 순리대로 살아온 삶을 만족스럽게 평가한다. 2연에서는 ‘막판’에 예상치 못한 어려움에 봉착하여 생각대로 풀리지 않아 고난을 겪었을 때도 있었음이 제시되면서 시적 긴장을 유발한다. 3연에서는 그러한 어려움마저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시인의 낙관적 태도가 드러난다. 4연에서는 다시 하루의 끝에 자신을 되돌아보면서 잘 살아냈음을 자평하고 마무리된다.
이 시의 주제는 순리를 따르는 삶을 살아갈 때 느끼는 평안함과 자족감이다. ‘살았다’, ‘걷기도 했다’ 등 ‘다’로 끝나는 과거형의 종결과 ‘~도 만나고’가 반복되면서 자연스러운 율격을 형성한다. 전체적으로 독백하는 듯한 어조로 스스로를 성찰해보고 ‘오늘도 하루 잘 살았다’라는 표현을 반복하면서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 때로 ‘걷지 않아도 좋을 길’, 즉 고난의 시기가 있었지만 도리어 ‘바람’, ‘수풀’, ‘멍석 딸기’, ‘물총새’ 등 자연물과의 교감으로 더욱 깊은 인생의 진실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4연의 ‘이제 날 저물려 한다’는 단순히 하루의 끝만이 아니라 인간의 노년에 해당하는 시간적 흐름을 보여 준다. 바람이 잔잔해지거나 새들이 머리를 돌리는 것은 어떠한 동요에도 흔들리지 않고 인생의 마지막을 준비하겠다는 다짐이기도 한 것이다. 시인의 이러한 삶의 통찰을 과장되지 않고 담담하게 그러나 겸허한 확신에 찬 어조로 말하고 있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사는 일 (한국현대문학대사전, 2004. 2. 25., 권영민)
'사는 일' 해석
오늘도 하루 잘 살았다
삶에 대한 긍정적 인식
『굽은 길은 굽게 가고
어렵고 힘든 길
곧은 길은 곧게 가고』
쉽고 평탄한 길
『』주어진 삶에 순응. 대구법
▶ 1연: 현실에 순응하는 긍정적인 삶
막판에는 나를 싣고
하루의 끝 화자
가기로 되어 있는 차가
제시간보다 일찍 떠나는 바람에
예상치 못한 일
걷지 않아도 좋을 길을 두어 시간
차가 제시간에 왔으면 땀 흘리며 걷지 않았을 길이었지만, 화자는 그 속에서 아름다운 자연을 발견하고 긍정적인 소중한 가치를 깨달았음을 의미함.
땀 흘리며 걷기도 했다
예상 밖의 어려움
▶ 2연: 예상치 못하게 겪은 고난과 시련
그러나 그것도 나쁘지 아니했다
시상의 전환 긍정적 인식
'오늘 하루'를 '잘 살았다'와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나쁘지 아니했다'라고 긍정함
화자의 낙관적, 낙천적인 인생관이 드러남.
걷지 않아도 좋을 길을 걸었으므로
만나지 못할 뻔했던 싱그러운
바람도 만나고 수풀 사이
빨갛게 익은 멍석딸기도 만나도
해 저문 개울가 고기비늘 찍으러 온 물총새
물총새, 쪽빛 날개짓도 보았으므로
화자가 만난 자연물
시련과 고난을 통해 알게 된 세상의 아름답고 소중한 가치
▶ 3연: 힘겨운 현실도 가치 있게 여기며 긍정적으로 살아감.
『이제 날 저무려한다
하루의 마무리, 인생의 마무리
길바닥을 떠돌던 바람은 잠잠해지고
새들도 머리를 숲으로 돌렸다』
일상의 마무리 - 시간의 경과
『』고요하고 평온하게 하루를 마무리함.
오늘도 하루 나는 이렇게
잘 살았다
1연 1행과 수미 상관
삶에 대한 만족감과 긍정적 인식 강조
▶ 4연: 삶에 대한 만족감을 느끼며 하루를 마무리함.
<핵심정리>
갈래: 자유시, 서정시
성격: 독백적, 긍정적, 성찰적
제재: 일상, 삶의 여정
주제:삶의 모든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여유롭고 겸허한 자세
특징
①수미 상관의 구성을 통해 시적 안정감을 높이고 주제 의식을 강조함.
②길을 걷는 여정에 빗대어 삶의 모습과 성찰의 내용을 형상화함
③유사한 구절의 반복과 '-다', '-고'의 각운을 통한 운율 형성
출전: 너도 그렇다(2009)
‘너와 함께라면 멀어도 가깝고, 아름답지 않아도 아름다운 길’…‘풀꽃 시인’ 나태주의 ‘위로와 응원’
(2023.09.12 17:09)
▲ ‘풀꽃시인’나태주 시인이 지난 8일 충북 제천시 포레스트 리솜에서 열린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그동안의 근황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고독하고, 외롭고, 불안한 사람들에게 내 시가 조그만 위로와 축복, 기도와 응원, 동행이 된 것 같습니다.”
‘풀꽃시인’이라는 애칭으로 국민들에게 많은 사랑받는 나태주(78) 시인은 지난 8일 충북 제천시 포레스트 리솜에서 ‘나태주 시인과 함께 하는 시/詩/적인 순간’을 주제로 열린 문학 콘서트에 앞서 진행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나태주 시인은 포레스트 리솜 투숙객과 지역주민 등 50여명이 참가한 문학콘서트에서 일상에 스며든 시적인 순간을 함께 공유했다.
참가자들에게는 나태주 시인의 친필 사인과 친필 시가 들어간 시집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와 ‘꽃을 보듯 너를 본다’를 현장에서 나눠주고 함께 사진 촬영도 진행했다.
1945년 충남 서천에서 태어난 나태주 시인은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대숲 아래서’가 당선되면서 본격적인 문단 활동을 시작했다. 나태주 시인은 1973년 첫 시집 ‘대숲 아래서’를 시작으로 ‘막동리 소묘’, ‘사랑하는 마음 내게 있어도’, ‘눈물난다’, ‘산촌엽서’, ‘꽃이 되어 새가 되어’, ‘눈부신 속살’ 등 시집과 ‘대숲에 어리는 별빛’ 등 산문집 등 150여권을 출간했다.
이날 인터뷰는 서울신문사 문화부 기자로 30년 넘게 문화계 인사들을 인터뷰한 서동철 서울신문 논설위원이 진행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나태주 시인이 지난 8일 충북 제천시 포레스트 리솜에서 서울신문 서동철 논설위원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오랜만에 뵙습니다. 건강은 어떠세요.
-지난 7~8월에 젊은 친구들이 말하는 ‘번아웃’(burnout·과도한 활동으로 심신이 지친 상태)이 와서 목소리가 안 나오는 거예요. 목소리가 쉬고, 다리가 풀리고, 자신감이 떨어지고, 독자들이 두렵고 그래서 두 달 정도 쉬었어요.
그동안에는 강연 요청이 들어오면 거리와 주제, 대상, 강연료도 안 묻고 시간만 나면 어디든 갔어요. 1년에 200번 정도 강연을 하다 보니 너무 힘이 들었어요.
➜ 10여년 전에도 많이 아프셨는데요.
- 16~17년 전인데 벌써 그렇게 됐어요. 당시에 아프고 난 뒤에 제 삶이 완전히 달라졌어요. 옛날에 들은 얘기인데 ‘젊어서 살아난다는 보장만 있다면 죽을 병에 걸려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말을 들었는데 그 말이 실감납니다.
➜ 요즘 시집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 아프기 전에는 제가 시집이 안 팔리는 사람이었어요. 아픈 뒤로 시집이 많이 팔리 것 같아요. 하늘이 나를 안 죽고 살게 한 ‘천명’(天命)이 있었어요. 운이 좀 따른 거예요.
운이라는 것이 ‘세상의 부름’, ‘세상의 필요성’이예요. 본래는 졸렬하고, 그냥 시골 시고, 쉽고, 간결하고. 뭐 그냥 별로 특징이 없는 그런 시인데 이제 이 시대 사람들이 공감하는 필요한 시가 됐어요. 운때가 맞았죠.
▲ 나태주 시인이 지난 8일 충북 제천시 포레스트 리솜에서 ‘나태주 시인과 함께 하는 시/詩/적인 순간’을 주제로 열린 문학 콘서트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 아프시고 난 뒤에 시에는 어떤 변화가 있으셨나요.
- 시의 근본은 바뀌지 않았지만 아프고 난 뒤에 조금 변화가 있었죠. 아프기 전에는 ‘내 얘기’를 주로 썼고요. 그리고 내 입장에서 썼습니다. 아프고 난 뒤에는 ‘내 얘기’가 ‘네 얘기’ 되도록 썼고, 그리고 ‘네 입장’에서 썼어요.
제가 글 쓰는 사람들한테 얘기를 해요. 자기 푸념만 하지 마라. 다른 사람 얘기도 들어줘라. 지금 이 세상 우리 삶이 지금 각박하고 힘들고 온갖 문제가 생기는 것은 나만 생각하고 내 입장에서만 모든 걸 그냥 결단하니까 이렇지 않나. 그러지 말고 네 입장도 내가 생각을 하면 훨씬 좋지 않을까요.
공자님 말씀하신 것 중에 ‘기소불욕 물시어인’(己所不欲勿施於人)이 있어요. 내가 하기 싫은 일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너가 하기 싫은 일 시키지 말고 너도 하기 좋은 일을 하라 그말입니다. 그러니까 ‘나’하고 그 다음에 ‘너’거든요. 그래서 나와 너의 관계인데 아프고 나서 ‘너’를 더 많이 참작하고 생각하는 그런 시를 썼더니 여지 없이 독자들이 선택해 주셨어요. 바로 그겁니다.
➜ 몇 년 전에 공주 풀꽃문학관에서 인사드렸는데. 운영은 어떻게 하시나요.
-그게 공주시 재산인데 우리가 빌려 쓰는 겁니다. 3~4년마다 한 번씩 계약을 해서 응모를 해서 빌렸어요. 운영위원회에서 그걸 빌려 쓰는 거예요. 그렇게 해야 지속 가능합니다.
모든 문화, 경제, 사회 현상 이런 것들이 지속 가능해야 됩니다. 그러려면 너무 많이 키우지 말고, 너무 빨리 가지 말고, 혼자 가지 말고 그래서 속도를 맞추고 범위 규모를 맞추고 그리고 파트너를 잘 해서 서로 ‘이인삼각’(二人三脚·두 사람이 발목을 묶고 함께 뛰는 경기)처럼 발을 맞추면서 가야 됩니다. 그래서 그렇게 하려고 노력을 합니다.
➜ 풀꽃문학관에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것을 보고 보기 좋았어요.
- 지금은 사람들의 삶이 달라진 것 같아요. 옛날에는 돈 많고, 잘 살고, 그리고 배부르고 그리고 춥지않고 그렇게 사는 것이 삶의 목표였는데 그런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이 된 뒤에는 질을 따져서 ‘웰빙’(well-being), 그러다가 ‘케어’(care)를 이야기하다 ‘힐링’(healing)이라는 말이 나와서 오랫동안 지속이 되는 것 같아요.
오늘 강연 때문에 포레스트 리솜도 처음왔는데 와서 보고 많이 놀랐습니다. 리조트가 자체가 사람들에게 안식과 휴양, 어떤 에너지를 주잖아요. 이게 이 시대에 맞는 거예요.
마찬가지로 제 시도 보잘것없고, 풀꽃문학관도 작고 구석진 곳에 있지만 거기에서 사람들이 얻는 것이 있다면 옵니다.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시대, 그리고 빨리 가는 시대에 천천히 가는 시대. 어떤 그런 발걸음, 그래서 10분이든 5분이든 머물다 가더라도 옛스러운 것, 오래된 것, 천천히 가는 것 등 아날로그 이런 걸 좀 맛보고 가라 그런 것이 우리 문학관의 콘셉트입니다.
➜ 서울에 일이 많으신데 혹시 서울에 거주하실 생각은 있으신가요.
- 없어요. 하늘을 바꿀 수 없잖아요. 땅도 안 바꾸고, 늙은 아내도 안 바꾸고, 자식도 안 바꾸고, 시 쓰는 것도 안 바꾸고, 사는 공주도 안 바꾸고, 그래서 나이가 들어서 바꾸면 안 됩니다. 나이가 들으면 중요한 것은 ‘유지’예요. 유지한다. 허물어 트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 공주에서 몇 년 동안 교사 생활을 하셨는데 제자들이 많으시겠네요.
- 교사 생활은 얼마 안 했어요. 43년 중에서 20여년, 그리고 남은 20여년을 교장과 교감을 오래 했습니다.
(제자가 많은 것은) 큰 의미 없어요. 그런데 제가 아는 사람은 많죠. 요즘은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와서 인사를 하는데 공주 사람들은 아니고 외지에서 온 사람이에요. 공주 사람들은 맨날 보는 사람들인데요.
➜ 풀꽃문학관 인근 제민천 일대에 문화의 거리가 조성됐는데요.
- 문화의 거리가 됐어요. 원래는 제민천이 냄새나고 쓰레기만 있던 건천이었거든요. 그런데 폐수를 막고, 청계천처럼 물을 흐르게 했어요. 물이 흘러가니까 물고기가 오고, 주변에 사람들이 몰렸습니다. 빨리 좋아지고 많이 변했습니다. 감사하게 생각하지요.
▲ 나태주 시인이 지난 8일 충북 제천시 포레스트 리솜에서 ‘나태주 시인과 함께 하는 시/詩/적인 순간’을 주제로 열린 문학 콘서트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되실 때 쓴 시가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 본래가 신춘문예에서는 (당시 당선작들의 분위기를 봤을 때) 제가 쓴 ‘대숲 아래서’와 같은 시는 뽑지 않았을 겁니다. 그런데 박목월(1916~1978) 선생님이 당시 시인협회 회장이셨어요. 제 시를 같이 뽑으신 박남수(1918~1994) 선생님이 부회장이셨어요.
그런데 두 분이 이번에는 좀 약간 별종의 시를 뽑자고 생각하셨나봐요. 그냥 전통적으로 쓴 시고, 그냥 낡은 시지만 뭔가 반성적인 계기가 될 수 있는 맑고 깨끗하고 간결한 시를 뽑자. 그래서 제 시가 뽑힌 걸로 기억합니다.
박목월 선생님이 저한테는 은인이죠. 제가 그때 뽑히지 않았으면 시인이 안 됐고, 그러면 저는 죽었을지도 몰라요. 근데 제가 사람이 된 거는 신춘문예에서 제 시가 뽑힌 거예요. 그 시 중에 지금도 이제 글 제목으로 해서 하나 쓰고 싶은 게 뭐냐면 ‘쓰러져 울었다’는 문장입니다.
‘어제는 보고 싶다 편지 쓰고/ 어젯밤 꿈엔 너를 만나 쓰러져 울었다./ 자고 나니 눈두덩엔 메마른 눈물자죽,/ 문을 여니 산골엔 실비단 안개’ 이게 ‘대숲 아래서’(대숲 아래서 3번째 연)
➜ ‘대숲 아래서’가 당선될 것이라고 생각하셨어요.
- 아니요. 그냥 했어요. 마음속으로는 만약에 신춘문예에 당선된다면 내가 살아있는 사람이 될 것 같다. 그때 죽을 뻔했거든요. 그때도 죽을 고비가 두세 번 있었는데 여자한테 버림을 받아 완전히 폐인이 됐었거든요.
아까도 얘기했지만은 ‘어젯밤 꿈엔 너를 만나 쓰러져 울었다’라는 대목은 지금까지도 좀 조금 부끄러운 게 뭐냐 하면 ‘쓰러져 울었다가’ 도대체 내가 감당이 안 되는 것이예요. 실제로 그런 일이 있었는데 내가 그 대목을 고치고 싶었어요. 근데 1971년 이래 지금까지도 못 고치고 있어요.
➜ ‘어젯밤 꿈속에 너를 만나 쓰러져 울었다’ 의미는 무엇인지요.
- 그 문장의 의미를 80세 가까운 이제서야 알았어요. 박목월 선생이 그 시를 뽑은 이유는 ‘쓰러져 울었다’ 때문인 듯 합니다. 내 짐작이에요. 왜냐하면 제게는 도대체가 창피해서 말을 못 할 만한 구절이에요.
‘어젯밤 꿈에 너를 만나’ 거기까지는 좋은데 뭐 ‘쓰러져 울었다.’ 맨 정신에서 쓰러져 우는 것이 아니라 꿈속에서도 쓰러져 울었으니까요. (신춘문예용 시구절은 아닌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여기는 고쳐야지 고쳐야지 마음먹었는데 끝까지 못 고쳤고 지금까지도 못 고치고 있습니다.
박목월 선생님께서는 이 대목에 대해 이렇게 말하셨어요. “지가 어쩔 수 없는 문장이다.” 자기가 이 글을 쓴 이 화자가 어쩔 수 없는 문장이다. 그러니까 지배할 수 없는 그렇게 어떻게 움직일 수 없는 문장이다. 그래서 박목월 선생님이 보시고 ‘손가락’이 갔던 것 같아요. 그 이유를 깨달은 것을 보니 제가 나이 먹기를 잘했다 싶어요.
▲ 나태주 시인이 지난 8일 충북 제천시 포레스트 리솜에서 ‘나태주 시인과 함께 하는 시/詩/적인 순간’을 주제로 열린 문학 콘서트에 참석자들과 질의 응답을 하고 있다.
➜ ‘어젯밤 꿈에 너를 만나고’에 등장하는 그 분은 누구신가요.
- 이게 비밀인데 ‘너’는 나를 버려준 여자도 아니에요. 처음 이야기하는데 그동안은 ‘나를 버려준 여자’라고 얘기했는데 나를 버려준 여자를 만나서 울을 턱이 없어요.
‘너’는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같은 학교에 있던 다른 여선생님이 있었어요. 그 여선생님이 (여자에게 버림받은) 나를 좀 안쓰럽게 봐서 버림받은 남자지만 내가 좀 품어주겠다고 했어요. 그런데 내가 자신이 없어서, 그리고 이미 그때는 나를 버린 여자가 마음속에 가득해서 그 여자한테 어떻게 응답할 수가 없었어요. 그래도 그 선생님이 감사해요.
그 꿈에 만난 그 여자는 나를 버린 그 결정적인 그 여자가 아니고 나를 그 안쓰럽게 봐줬던 전혀 인연이 없었던 여선생님입니다. 그냥 알았던 그 여자가 아닐까요. 나를 버린 여자는 홍씨인데 여선생님은 이씨예요. 근데 미안하지만 이씨가 죽었어요. 내가 그걸 받아들여서 같이 살았으면 안 죽었을지 모르겠는데 죽었어요. 이렇게 세월이 오래 갔습니다. 이걸 내가 글을 하나 쓸려고 그래요. ‘쓰러져 울었다’ 제목이.
➜그 대목은 ‘숨이 턱 막히는 느낌’이 있습니다.
- 저처럼 박목월 선생님도 아마 공감을 하셨나봐요. 저도 그걸 이제 늙어서 알았어요. 지금도 그 부분을 외우면서 많이 부끄럽습니다. 부끄러운 부분을 내놨는데, 박목월 선생님이 그 부분을 주목하지 않았을까요.
➜ 선생님을 처음 만났던 20년 전만해도 민주화 운동 이후 참여 문학이 주도하면서 상대적으로 서정시를 쓰시는 분들은 우선 순위에서 밀렸던 것 같아요.
- 그럼요. 나는 뭐 변방의 시인이었죠. 변두리의 시인이었고 그런데 이제 제가 처음부터 지금까지 끝까지 내가 지킨 것은 ‘사람 마음을 표현한다’는 것이었요. 그래서 사람들이 저한테 ‘당신이 하고 싶은 것이 뭐냐’고 물어봐요. 그러면 ‘내 마음을 꼭 내 언어로 표현하고 싶다’고 말해요.
그러니까 내 마음을 ‘깡통 쭈그러 뜨린 것처럼’ 다른 걸로 바꾸거나 변형하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완전하게 표현하고 싶어요. 이게 제 마음, 제 생각인데 그걸 위해서 이제 제가 50년 이상 시를 썼어요. 그것을 독자들이 알아주시는 것 같습니다.
1971년부터 줄기차게 비슷한 얘기를 썼는데 물론 후기에는 ‘나보다도 너에 대한 배려’를 가지고 시를 쓰고 그랬지만은 하여튼 그 근본적인 것은 줄기차게 똑같습니다. 1970년대 독자들은 어떤 이념, 부, 대결 등 이런 것 때문에 ‘마음’에 대해 눈여겨 볼 수 있는 그런 독자들이 아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2000년대 전후로 많은 게 무너졌어요. 특히 이념적인 거대 담론이 무너졌거든요. 거대담론이 ‘생활 담론’으로 내려왔어요. 그래서 우리 주변의 문제, 나의 문제, 오늘 하루의 행복과 오늘 하루의 안녕, 오늘 하루의 사랑 이렇게 담론이 바뀌었거든요. 그럴때 거기에 다만 나태주의 시가 있었던 거예요. 그래서 독자들이 거기에 주목하고 책도 구입하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됩니다.
▲ 나태주 시인이 지난 8일 충북 제천시 포레스트 리솜에서 ‘나태주 시인과 함께 하는 시/詩/적인 순간’을 주제로 열린 문학 콘서트를 뒤 참석자들에게 전달할 시집에 시를 적고 있다
➜ 다시 문학에서 정서가 필요한 시대가 됐다고 보시나요.
- 그런 변화가 이제 어떻게 보면 문학의 정서 이런 거라고 봐야 되겠죠. 제 생각에는 그때(민주화 운동시기)는 그런 시가 정상이었죠. 지금은 시대를 아우르는 ‘면’이 깨져서 ‘점’이 된 상황입니다. 제가 볼 때는 사회학적으로 철학이나 사회학 이것들이 하나의 어떤 덩어리를 형성했는데 이게 다 깨졌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외롭고, 흔들리고, 불안하고, 우울하고 뭐 이러지 않나 싶습니다. 고독하고, 외롭고, 불안하고, 우울하고, 피곤하고 한 독자들이나 우리 대중들에게 뭐가 필요한 가. 위로와 축복. 기도와 응원, 동행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럴때는 ‘먼 길’이라는 시처럼 ‘점’으로 깨진 사람들한테 다가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함께가자/ 먼 길/ 너와 함께라면/ 멀어도 가깝고/ 아름답지 않아도/ 아름다운 길/ 나도 그 길 위에서/ 나무가 되고/ 너를 위해 착한/ 바람이 되고 싶다’
지금은 정치인, 예술가, 의사 등 힘 있는 사람이 나서서 나만의 문제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문제에 나서야 한다. 다른 사람들이 좋아져서 내가 더 좋아질 것을 꿈꿔야 되는 때라고 생각합니다.
▲ ‘풀꽃시인’이라는 애칭으로 국민들에게 많은 사랑받는 나태주 시인이 지난 8일 충북 제천시 포레스트 리솜에서 ‘나태주 시인과 함께 하는 시/詩/적인 순간’을 주제로 열린 문학 콘서트를 마친 뒤 참석자들에게 그의 친필 사인이 담긴 시집을 전달했다. 사진은 참석자들에게 나눠준 시집에 적힌 그의 대표시‘풀꽃’.
➜시는 언제 쓰시나요.
- 아무 때나 쓰죠. 그런데 저는 주로 움직일 때 시가 많이 옵니다. 그래서 요즘 제 시를 ‘노마드’ 시라고 그래요.
그러니까 여기저기 KTX를 타고 갈 때나 이런 리조트 공간에서 만나는 아이들을 보면서 제가 보는 대상하고 상호작용하면서 시를 써요. 그래서 저는 요즘의 시를 ‘노마드 시’라고 그렇게 얘기를 합니다.
➜ 앞으로의 계획은 어떠신지요.
- 저는 뭐 할 만큼 다 했어요. 지금까지 내가 어떻게 하겠다고 해서 된 적이 없습니다. (인생이라는 게.) 그래서 나는 이 세상을 잘 모르고 왔고, 여기도 잘 모르고 왔고, 그렇지만은 좋았고, 여기서도 좋았고 그래서 가장 최선한 답을 그때마다 내려고 노력하면서 그냥 천천히 가다가 끝나면 제 인생이 끝나는 겁니다.
➜ 내년이 서울신문 창간 120주년입니다.
- 제가 서울신문 출신입니다. 당연히 기념시 하나 써야지요. 예전에도 서울신문에 이왈종(1945~)화백의 그림과 함께 기념시를 썼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번에도 이왈종 화백의 그림과 함께 시를 썼으면 좋겠습니다.
➜ 마지막으로 독자분들에게 한마디해 주신다면.
- 여러분들도 오늘 좋은 곳에 가 계신가요. 그렇게 생각하십시오. 좋은 곳에 가 있다. 그리고 나는 좋은 사람이고, 좋게 살고 있다. 그렇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좋은 날, 좋은 곳에서 반갑게 다시 뵙겠습니다.
나태주 시인·나민애 교수, '나만 아는 풀꽃 향기' 화제
신간_『나만 아는 풀꽃 향기』 | 나태주·나민애 지음 | &(앤드)
(김재호 2023.04.27 13:50)
너를 안으면 풀꽃 냄새가 난다
나태주 시인과 나민애 문학평론가
아버지와 딸이 주고받은 소박하지만 찬란한 순간들
살아가다가 정말로 힘든 날이 있거든, 숨이 막힐 것 같은 날이 있거든 잠시 하늘을 올려다보아 다오. 어두운 밤하늘 빛나는 별빛 속에 너를 위해 손을 모으는 아빠의 마음과 기도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 다오. (본문 중에서)
아버지, 가난이 반갑지는 않았지만 원망스럽지도 않았어요. 그건 ‘우리’의 것이었으니까요. 아버지가 나 대신 가난을 다 막아 줬으니까요. (본문 중에서)
소박하고 수수한 언어로 많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풀꽃 시인, 나태주. 우리에게 익숙한 ‘시인 나태주’가 아닌 ‘아버지 나태주’로서 딸에게 전하는 담백하면서도 정갈한 문장과 딸 나민애 문학평론가(서울대 기초교육원 교수)의 애정 어린 답신을 한 권의 에세이로 묶었다.
『나만 아는 풀꽃 향기』는 아버지 나태주 시인과 딸 나민애 문학평론가가 함께 써 내려간 서신 에세이다. 아버지가 딸에게, 딸이 아버지에게 보내는 편지를 서로 엮어 묶은 이 책은 오늘도 열심히 하루하루 살아가는 이들에게 건네는 따뜻한 한 권의 위로가 될 것이다.
◆ 책 속으로
종이, 책, 장갑, 필기도구, 사진 그리고 편지. 그런 것들이 나한테 남은 궁기란다. 그래서 그런 걸 거야. 지금까지 내가 한 장도 버리지 못하고 보관하고 있는 것이 바로 사진이고 다른 사람으로부터 받은 육필 편지란다.
- 7p
이제 와 생각해 보면 감나무 안집에서 사는 동안 우리 가족 네 사람은 지극히 가난하고 힘겹게 살았지만 그런대로 가장 의미 있는 삶의 한때를 살았지 싶다. 가장 중요한 일은 그 집에서 너희 두 아이가 자랐다는 점이야.
- 116p
가족 여행을 못 가서 미안하다고 말하는 아버지에게 이렇게 알려 주고 싶다. 1979년 6월 26일 내 생일날, 아버지와 내가 만나 지금껏 같이 하고 있는 게 바로 여행이라고. 그러니까 나는 지금 이 여행으로 충분하다고. 나는, 아버지와 함께한 이번 여행이 너무나 좋았다고.
- 191p
네가 결혼식을 올리던 날 아빠는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고 많이 울었지 뭐냐. 그냥 눈물만 훔친 게 아니라 아주 많이 다른 사람들 보기에도 표 나게 울었던 것 같아. 아빠가 그래. 좀 모자란 구석이 있는 사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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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민애야, 지금껏 그랬던 것처럼 너 자신을 위해서 살고 너의 아이들과 남편을 위해서 살고 또 네가 가르치는 학생들을 위해서 살아라. 그렇게 하루하루 살다 보면 더 좋은 인생, 더욱 너그럽고 편안하고 따스하고 아름답고 환한 인생의 들판이 너에게 허락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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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누구에게나 힘들고 고달픈 것. 고난의 날들이 번갈아 오기도 하는 것. 그러기에 서로의 위로가 필요하다. 도움이 필요하다. 아무리 힘든 날이라도 나보다 더 힘든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거나 내 곁에 누군가가 함께 가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면 조금은 그 힘겨움과 고달픔은 가벼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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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보람 있고 또 아름다운 하루하루를 살기 바란다. 학교 공부도 벅찬데 아빠에게 따로 편지 쓸 필요는 없다. 아무래도 이렇게 편지라도 쓰지 않으면 아빠의 마음을 전할 수 없을 것 같아서 이 편지 썼을 뿐이야. 아무래도 아빠는 나약하고 심약한 서정시인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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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소중한 아버지께. 언젠가 울고 있던 제게, 아버지는 말씀하셨죠. 비는 언젠가 그친다고. 어떤 일이든 견디면 지나간다고. 그 말을 생각하며 하루하루 감사하는 요즘입니다. 아버지야말로 그 많은 것들을 견디고 살아오셨잖아요. 그래서 제게는 견디라는 말에 대한 믿음이 더 커졌는지도 모릅니다.
나태주 시인의 따님 나민애 교수님의 책 <책 읽고 글쓰기>를 브런치의 사이몬 작가님께서 너무도 잘 정리해 주셨어요. 시간 되실 때 꼭! 한번 필독하시길 강추드립니다.
사이몬 (사이먼굿즈 크리에이터) 2023년 처음으로 포토샵을 배워서 이것저것 그려 보고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낮은 수준의 포토샵 기능을 글쓰기에 활용하며 온라인 스토어도 만들어 운영합니다. 챗봇'이루다 2'를만나려면 , 글쓰기와 작가가된다는 것 , <북리뷰 17> 잠든 감성 깨우기
“‘책! 책! 책 책을 읽습니다’ 좋아”‘유퀴즈’ 유재석, 나태주 시인의 딸 나민애 교수의 아이~아 쇼츠 언급에 ‘빵’ (1)
(배수정 기자, 2024.07.24 21:10)
24일 방송하는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 (유퀴즈)-254회’에서는 유재석, 조세호 진행으로 글쓰기 강의로 서울대 학생 강의평가 1위에 오른 나태주 시인의 딸 나민애 교수와 바람의 아들 이종범 코치, 배우 지창욱이 출연했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 방송캡처
나민애 자기님은 풀꽃 시인 나태주 자기님의 딸이자 12년 차 글쓰기 교수이다. 큰 자기 유재석 지난 방송에서 출연한 나태주 시인과 “비슷한 부분이 많다. 정말 비슷하셔”라고 했고 나민애 자기님은 “그럼요, 송아지가 소를 닮아야죠”라고 답했다.
나민애 교수는 “단어의 다양성이 축소되고 있다며 학생들의 어휘력에 놀랄 때가 있다”라고 전했다. 나민애 자기님은 “내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다. 하지만 중요하다. 고등학생까지는 암기와 문제 풀이를 많이 하는데 직장에 의사소통하는 데 중요하다”라고 전했다.
나민애 자기님은 “국어를 잘해야 하는 이유는 모국어는 공부다. 수학, 과학, 경제 등 모든 과목이 모국어로 되어 있다. 모든 지식을 이해할 때 대장은 국어이다. 서울대 신입생 책 읽기 실태 조사를 하면 80% 정도가 초등학교 때 많이 읽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책 한 권을 읽기가 쉽지 않다. 책을 쓰는 모든 작가는 책을 쓰는데 2~3년은 걸렸는데 그것을 하루아침에 이해하기는 힘들다. 책 읽기는 요리 같은 거다. 쇼츠 보면 ‘아이~아’라는 걸 보면 잠깐 지나가지만,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조세호는 “쇼츠를 많이 보시는 것 같다”라고 물었고 나민애 자기님은 “아니다. 저는 쇼츠를 보지 말라고 하는 사람이다. 비교하기 위해 봤을 뿐이다”라고 답했다. 나민애 자기님은 문해력 높이는 팁과 함께 과거 큰 자기가 진행했던 프로그램인 '책! 책! 책 책을 읽읍시다'가 너무 좋았다고 언급했다.
또 나민애 자기님은 스승이자 선배인 아버지를 따라서 풀꽃 같은 문학소녀로 자라 글쓰기 교수가 된 사연부터 아버지 나태주와 딸이 주고받은 애틋하고 애정 넘치는 마음들까지, 우리를 울고 웃게 만드는 문장들의 힘에 대해 여운을 남기면서 시청자들에게 감탄사를 자아내게 했다.
@축하합니다@
Bono(이형욱 시인) 작가님께서 제 19회 최치원신인문학을 받았습니다. 공모전에 투고하시느라 수고하신 Bono작가님께 축하의 말씀 아래 링크로 전해주세요 :)
@잠깐! 보석 같은 작가님들 소개합니다@
브런치에 새로 오셨거나 좀 더 많은 작가님들과 소통을 원하시는 작가님들은, 본글 댓글에 직간접적으로 메모를 남겨주시면, 다음 연재글에 본 코너에서 소개해 드릴게요. 여러 번, 반복 소개도 가능합니다. 쑥스러워하지 마시고요. <브런치 보석 작가님들 소개>는 1주일~10일 간격으로 1회씩 발행됩니다. (작가님들 소개 정보는 발행글 3회 마다 업데이트 예정)
송주 (프리랜서) 두 아들 엄마이자 프리랜서 영어강사입니다. 책읽기를 좋아하며 읽고 쓰며 즐거움을 찾고자 합니다. 평범한 사람의 평범한 글이 독자 들에게도 작은 즐거움 이었으면 합니다. 아침에 눈 뜨면 얘 있다 매거진 , 끼적여 봅니다 매거진 , [브런치북] 차라리 집구석에서 나오자
희야 (상담사) 잘 살아준 나에게 글쓰기로 선물을 주고 있습니다. 어느 누구의 삶도 쉬운 길은 없습니다. 때로는 지치고 힘든 분들께 위로가 되고 용기가 되는 글이 되고 싶습니다. 너와 내가 있고 우리가 있는 곳 매거진 , 내 마음의 단상 매거진 , 대단한 글쓰기 2 매거진
조선여인 (에세이스트) 은퇴 2년 차로 주변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에피소드를 글로 표현하고자 함. 인간미 담긴 글을 좋아해서 매일 두리번거리지만 제 나이는 잘 모르는 조선여인임. 조선여인의 브런치스토리
호랑 (시인) 시를 쓰며 에세이와 그림일기를 통해 나를 만나고 있습니다. . . 그림에세이 '지금이야, 무엇이든 괜찮아' , '누구나의 계절' 출간. 신간 <모든 다정한 저녁> 출간 호랑의 그림일기 매거진 , 호랑의 북 포레스트 매거진 , [브런치북] 들녘에 사는 이별
꿈그리다 (에세이스트) 자연속에서 계절을 담아내는 초록예찬가, 사계절을 관찰하는 것을 좋아해요. 아름다운 사계절의 소중한 순간을 글로 씁니다. 전지적 계절 관찰자시점 -자연관찰자 [브런치북] 꿈꾸는 봄과 여름
최담 (에세이스트) 글쓰는 농부입니다. 인생에서 두 번째로 잘한 선택이 귀농입니다. 농촌에 살면서 지극히 주관적인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거기서 보이는 생각들 매거진 (brunch.co.kr)
아래는 최근 6개 글에서 말씀 나눠주신 작가님들이세요.
판도 (자영업자) 갈짓자 걸음 타박타박. 흔들리며 걷지만 뒷걸음질을 치지는 않지. 나는야 영원한 자유주의자 식당의 탄생 (brunch.co.kr) , 식당의 탄생
꿈그리다 (에세이스트) 자연속에서 계절을 담아내는 초록예찬가, 사계절을 관찰하는 것을 좋아해요. 아름다운 사계절의 소중한 순간을 글로 씁니다. 전지적 계절 관찰자시점 -자연관찰자 [브런치북] 꿈꾸는 봄과 여름
은섬 생활 작가 : = ) 2022.08 독립출판사 <오전 열시> 설립. 2022.10 16회 동서문학상 소설부분 맥심상 수상. 2022. 11 단편소설집 <너의 다정이 나를 살리고> 출간 및 <인디펍> 입고. 2022. 05 <너의 다정이 나를 살리고> e북 출간 및 <밀리의 서재> 외 입고. [연재 브런치북] 오늘만 먹었을 뿐입니다 (brunch.co.kr) , 아줌마 버추얼 아이돌 입문기 매거진 , [브런치북] 내 활자들의 모험
○시즌1_교과서에 실린 작가 110명○
*아래는 '가나다순'이고 선호도가 높은 작가님들을 우선순위로 소개해 드릴께요
강은교
고정희
공선옥
곽재구
기형도
길재
김광규
김광섭
김기택
김만중
김소월
김소진
김수영
김승옥
김시습
김영랑
김용택
7. 김유정
김종삼
김춘수
11. 나태주
나희덕
류시화
문정희
문태준
3. 박경리
박두진
박목월
2. 박완서
박인로
박재삼
박지원
박태원
백무산
백석
생텍쥐페리
서유미
서정주
성삼문
성석제
송순
신경림
신동엽
신석정
신영복
심훈
안도현
9. 양귀자
염상섭
오정희
유치진
유치환
1. 윤동주
윤선도
윤오영
윤흥길
이강백
이규보
이근삼
이문구
이상
이상화
이성부
이순원
이양하
이용악
이육사
이청준
이태준
이호철
이황
이효석
임철우
장석남
장영희
전광용
정몽주
5. 정약용
정지상
정지용
정철
정현종
정호승
4. 조세희
조지훈
주요섭
차범석
채만식
충담사
천양희
10. 최인훈
최일남
최치원
프란츠 카프카
피천득
하근찬
한강
한용운
함민복
허균
헤르만 헤세
현덕
6. 현진건
홍석중
황동규
8. 황석영
황순원
황인숙
황진이
황현
○시즌2_추천 작가&외국 작가○
*하단은 브런치 작가들님께서 신청해 주신 작가님들입니다
조정래
공지영
이해인
김훈
남상순
*사진, 그림 출처 : 핀터레스트(pinterest)